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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故이예람 중사 특검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유가족 및 지원단체 입장문

작성일: 2022-09-13조회: 567

故이예람 중사 특검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유가족 및 지원단체 입장문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관련 군내 성폭력 및 2차 피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이하 ‘특검’)가 100일간의 수사를 종결하고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 주요 피의자들을 기소하였다.

 피의자 및 주요 참고인이 사건 당시 휴대전화를 폐기하거나 기록을 이미 삭제한 상태였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술을 회피하는 등의 현실적 한계로 인해 특검의 수사결과에 아쉬움이 없지는 않으나, 군사법원, 군검찰, 군사경찰로 꾸려진 군사법체계 내에 존재하는 공고한 카르텔과 이들 사이에서 횡행하는 위법행위가 확인된 점, 그로 인해 전익수 실장이 기소되고 이 중사가 겪었던 2차 피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진 점은 주요한 성과다.

 수사결과에 따르면 전 실장은 예전부터 국방부 고등군사법원 내부자(군무원)를 사주하여 수사,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한 공무상 비밀을 빼냈던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서도 수사 정보를 빼낸 것으로 밝혀졌다. 전 실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본인과 해당 군무원이 관련 혐의로 2021년 7월 국방부검찰단의 수사를 받을 때 담당 군검사에게 외압을 넣어 수사를 무마시켰다고도 한다. 이러한 불법행위의 결과로 국방부검찰단은 전 실장과 해당 군무원을 불기소 처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공군의 법무병과장이자 장군인 전 실장이 위세를 이용해 자신을 수사하고 있는 후배 군검사를 추궁, 불기소처분을 받아낸 행태는 군사법체계가 얼마나 상상 초월의 무법천지로 굴러가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전 실장을 반드시 엄벌해 일벌백계하고, 징계권자인 국방부장관은 즉시 징계 절차에 착수해 전 실장을 중징계 해야한다.

 또, 특검은 공군이 공보 라인을 통해 이 중사가 성추행과 2차 피해가 아닌 남편과의 불화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다는 기가 막힌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고 했던 사실도 확인했다. 실제 일부 기자들은 기소된 공군 공보장교로부터 허위사실을 전달받아 기사 작성을 시도하는가 하면, 심지어 유가족에게 연락해 설득과 회유까지 시도한 바 있다. 만약 사건이 제때 공론화되지 않았다면 공군은 이 중사 사망 사건을 있지도 않았던 가정불화로 인한 사망 사건으로 둔갑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충격적 사건 은폐 시도로 기소된 사람이 공보장교 한 사람뿐이라는 점은 아쉬운 바다. 전익수 실장과 그의 변호인은 수시로 언론과 SNS 등에 이 중사는 성추행과 2차 피해가 아닌 다른 이유로 사망한 것이라는 주장을 흘리며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해왔다. 법무실장의 위치에서 사건의 진실을 모를 리 없었던 전 실장이 공보 라인이 조작한 허위사실을 변호인과 함께 적극적으로 퍼뜨리고 다닌 동기를 밝혀내 책임을 묻지 않은 점은 특검 수사의 중대한 한계로 기억될 것이다.

 무엇보다 특검은 이 중사 사망 전후로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가 계속된 이유를 끝내 규명하지 못했다. 관련자들이 진술을 거부하고, 휴대전화를 폐기하거나 기록을 삭제하고, 주요 피의자들이 증거를 인멸하다 적발된 정황까지 확인되는데 이러한 이유로 특검은 부실수사의 실체적 진실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국방부검찰단이 기소하지 않았던 20비 군검사를 기소, 이 중사 죽음에 군검찰, 군사경찰 등의 부실수사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규명하기는 하였으나 윗선을 법정에 세우지 못한 점은 유가족의 한으로 남을 것이다.

 그럼에도 특검은 군을 수사한 최초의 특검으로써 우리 군이 폐쇄적 병영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참담한 과정의 전반을 규명한 성과를 이뤘다. 대대장이 상부에 허위보고까지 하며 보름 가까이 피-가해자를 분리하지 않은 일, 그러한 가운데 가해자가 피해자를 음해하고 다닌 일은 가해자 감싸기가 만연한 우리 군의 세태를 명백히 드러냈다.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군 수사기관이 제 역할은 하지 않고 피해자를 가십거리 삼으며 방치한 일은 군사법원, 군검찰, 군사경찰을 조속히 폐지하고 민간으로 관할을 이전해야 할 필요성을 재차 확인시켜줬다. 공군본부가 피해자 사망 직후에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있지도 않은 가정불화설을 꾸며낸 일은 진실과 정의보다는 거짓과 조작에 익숙한 우리 군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다. 국방부와 공군은 故이예람 중사와 유가족, 그리고 국민 앞에 통렬히 사죄하고 곱씹어 반성해야 할 것이다. 한계는 한계대로, 그러나 성과는 성과대로 기억하며 유가족과 지원단체는 성폭력, 2차 피해, 부실수사, 사건 조작 시도 등을 벌인 파렴치한 범죄자들이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는 모든 과정을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아직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냉동고에 안치되어있는 故이예람 중사가 하루 빨리 안식을 찾을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2. 9. 13.

故이예람 중사 유가족 / 군인권센터 / 천주교인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