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공군 법무실장, 가해자 구속 방해 정황 또 나와 - 故 이예람 중사 유가족,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 공수처에 직권남용 고발

작성일: 2022-03-15조회: 2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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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문 ]

공군 법무실장, 가해자 구속 방해 정황 또 나와

- 故 이예람 중사 유가족,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 공수처에 직권남용 고발 -

2022. 3. 15. 故 이예람 중사의 유가족은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을 ‘가해자 장 중사를 봐주기 위해 구속 수사를 방해하는 등 직권남용을 하였다는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고발할 예정이다.

지난 11월 군인권센터는 공군본부 법무관들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며 故 이예람 중사 성추행 사건 수사 무마를 전익수 실장이 직접 지휘한 정황과 이 중사 사망 이후 공군본부 법무실 압수수색 계획을 미리 빼돌려 증거 인멸까지 한 정황을 폭로한 바 있다.

폭로 이후 관련한 추가 제보가 이어졌다. 제보에 따르면 이 중사 사건을 맡았던 20비 군검사가 2021. 5. 22. 이 중사 사망 이후 가해자를 구속 수사하고자 했으나 공군본부 법무실 등 상부의 지시로 구속하지 못하였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는 구속영장 청구를 전익수 실장 등 공군본부 법무실에서 막았다는 녹취록 내용과도 상통한다. 실제 가해자 장 중사는 피해자가 사망한 뒤에도 열흘 넘게 불구속 상태로 있다가 5.31. 언론에 사건이 폭로되고 여론의 뭇매를 맞아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사건이 이첩된 뒤인 6.2.에야 구속되었다.

이러한 제보는 20비 군검사, 피해자 국선변호인을 맡은 군법무관이 유가족과 전화통화를 하던 중 ‘가해자를 구속하려 했으나 불구속으로 처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제보를 부인하지 않고 도리어 유가족에게 사과를 하는 등의 정황을 통해 더욱 구체화되기도 하였다. 특히 제보에 따르면 공군본부 법무실 수뇌부는 국방부 검찰단이 수사를 개시하였을 때 20비 군검사에게 ‘모든 것을 네가 안고 가라’며 회유, 협박하였으나 20비 군검사가 국방부 검찰단에 사실관계를 모두 진술하자 수사가 끝난 뒤 보복성 징계를 하였다고 한다. 실제 20비 군검사는 이 중사 사건에 대한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가 마무리 된 이후 먼지털이식 징계 조사를 받아 이 사건과는 무관한 근무 태만으로 중징계인 정직 3개월을 처분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군법무관은 재직 중에 징계 처분을 받으면 전역 후에 1년 이상 2년 이하로 변호사 자격 등록이 금지될 수 있다.

계속되는 제보는 국방부 검찰단의 사건 수사가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부실하게 이루어졌는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제기된 의혹들을 규명할 증거가 계속 나타나고 있는데, 국방부 검찰단이 대충 수사한 뒤 사건을 덮은 탓에 수사 결과에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제보에 따르면 20비 군검사가 국방부 검찰단에서 수사를 받을 때 구속 수사 무마와 관련한 진술을 한 정황도 나타난다. 국방부 검찰단의 부실수사는 진행 중인 사건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초 이 중사 사망 이후 입건된 피의자는 총 25명이었다. 이들 중 강제추행 사건 부실수사 관계자들은 전부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15명만 기소되었다. 15명 중 현재까지 실형 선고를 받은 사람은 강제추행 가해자 장 중사 단 한 사람뿐이다. 그마저도 강제추행만 인정되고 회유 과정에서의 보복 협박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중사가 15비로 전입 온 뒤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소문내고 괴롭히는 등의 2차 가해로 기소된 3명은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모두 1심 무죄를 선고받았고, 피해자의 국선변호인으로 피해자 지원을 태만하게 하였던 군법무관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중사 사망 직후 국방부조사본부에 사망자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허위로 보고한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 및 중앙수사대장이 그나마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외 기소된 이들의 재판 역시 진행되고 있으나 전망이 불투명하다. 군검찰이 엉망으로 작성한 허술한 공소장과 불충분한 증거 탓이다. 심지어 군판사도 매번 선고 때마다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무죄 선고임을 재차 반복하여 강조하고 있는 지경이다.

사건 발생 직후 국민적 비난에 직면했을 때는 국방부장관이 고개를 숙이고, 요란스럽게 수사를 하더니 시간이 지나자 용두사미로 사건을 처리하고 최대한 처벌 받는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군에서 발생한 대형 사건을 대하는 국방부의 고질적 병폐다. 수사할 능력이 없는 것인지, 수사해놓고도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중사의 원통한 죽음 앞에 국방부와 군 수사기관이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해온 정황은 날이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다.

더이상 이 사건 수사와 재판을 국방부에 맡길 수 없다. 이에 유가족은 공수처에 전익수 실장을 고발하여 부실수사의 책임 소재를 명명백백히 가려줄 것을 촉구한다. 이 사건은 공수처가 군 장성을 수사하는 사건으로, 민간에서 군의 문제를 수사하는 중요한 전례가 되는 만큼 철저하게 성역 없는 수사로 반드시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회의 원내정당 모두가 이 중사 사건 특검 설치에 동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국민의당, 기본소득당이 한뜻으로 특검 설치 법안을 제출해놓은 상태다. 조속히 논의를 마무리 짓고 특검 설치에 착수하여 이 중사 사건 전반에 대한 재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대선이 끝났다. 또 다른 참극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 유가족의 눈물을 닦기 위해서, 지금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바란다.

[별첨] 故 이예람 중사 아버지 발언문

2022. 3. 15.

군인권센터 / 천주교인권위원회

관련 보도자료

<故 이예람 중사 아버지 발언문>

공군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하고, 상급자와 동료들의 사건 무마, 회유, 협박을 받았으며, 2차 가해 속에 군사경찰, 군검찰 등 군 사법 카르텔의 부실수사로 고통받다 세상을 떠난 故이예람 중사의 아버지입니다. 오늘도 아직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있는 예람이 곁에 있다 왔습니다.

오늘은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을 공수처에 직권남용으로 고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전익수 실장이 직권을 남용해서 가해자에 대한 구속수사를 막았다는 중요한 정황을 파악했기 때문입니다.

저희 유가족들은 2021년 5월 22일, 예람이가 자결한 이후에도 가해자 장 중사에 대한 구속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의아하게 여겼었습니다. 강제 추행만으로도 구속이 되었어야 할 일인데, 내내 자유롭게 내버려두던 것을 예람이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구속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5월 24일 16시 24분에 예람이의 국선변호인인 군법무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가해자의 신병처리에 대해 물었습니다. 국선변호인은 처음에는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이유만으로 구속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기가 막혀서 “가해자가 자살을 암시한 적이 있고, 피해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중대 사건이 된 것이다.”라고 반발했습니다. 그제서야 국선변호인이 20비 군검사에게 가해자 구속을 요청하겠다고 했습니다.

30분 정도가 지나 17시가 되니 국선변호인이 제게 문자메시지를 이렇게 보냈습니다. “군검사에게 구속에 대한 의견을 강력하게 표명하였고 군검사는 현재 공군본부 보통검찰부와 구속영장청구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이것만 봐도 20비 군검사가 공군본부 법무실과 가해자 구속에 대해 검토한 것이 명백한 사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공군본부 보통검찰부는 법무실 산하에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5월 25일에 가해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5월 25일 17시 44분에 예람이가 소속되어있던 20비 정보통신대대의 대대장과 통화를 하면서 알았습니다. 대대장은 현재까지 군검찰이 구속할 이유를 못 찾았고, 청구해봤자 발부가 안될 가능성이 높으며, 5월 31일에 가해자 수사가 예정되어있음으로 이때 수사해보고 구속 여부를 다시 판단해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럴 수도 있습니까?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가해자 핸드폰 등을 대상으로 군사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는데, 20비 군검사는 인력이 모자라 섣불리 영장을 집행하면 가해자가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는 해괴한 이유로 이를 집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볼 때 중대한 성범죄 피해자가 사망했음에도 알 수 없는 모종의 이유로 구속, 압수수색과 같은 강제수사가 원천 차단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판단은 20비 군검사가 단독으로 내린 것이 아니라 공군본부 법무실 등과의 교감을 통해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공군본부 법무실이 정말 구속영장 청구를 못하게 지시한 것인지, 20비 군검사가 구속영장 청구를 안하기로 마음 먹은 것인지, 대체 이 황당한 결정을 누가 한 것인지 알 수가 없어 지금까지 제대로 된 문제제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군인권센터에서 공군본부 법무실 소속 법무관들의 대화내용이 담긴 기가 막힌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구속을 못하게 했다고 하더군요. 그 뒤로 군인권센터에 또 다른 제보가 접수되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20비 군검사가 구속영장을 신청하려 했지만, 전익수 실장이 막았었다는 제보였습니다. 놀랐습니다. 그래서 20비 군검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20비 군검사는 한껏 풀이 죽어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수사가 끝난 뒤 근무태만으로 정직 3개월을 받았다더군요. 제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구속까지 하려 그랬는데, 그렇게 불구속으로 처리하라고 그래서 그렇다는 얘기를 들었어 내가.” 그러자 군검는 “아버님, 진짜 정말 제가 말씀드릴 면목이 없습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진실을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답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화의 맥락상 그는 제게 이야기 해야 할, 또 할 수 있는 진실이 있었습니다. 군검사 본인도 부실수사 혐의로 군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은 받았지만 징계 절차가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군검사가 복무 중에 징계 받으면 변호사 1~2년 정도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묻는 말이 사실과 다르면 그건 아니라고 얘기할 텐데, 함부로 고민할 시간을 달라는 둥 여지를 남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법률대리인이 국선변호인을 맡았던 군법무관에게도 전화해봤습니다. 그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더군요. 다들 전익수 실장에게 맞서 진실을 이야기 할 용기가 부족해보였습니다.

군인권센터가 받은 제보에 따르면 20비 군검사는 공군본부 법무실이 구속수사를 막았다는 진술을 국방부 검찰단에도 가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냥 묻어 버린 것 같아요. 그 소식을 들은 전익수 실장이 잘못한 걸 샅샅이 뒤져선 근무태만으로 정직 중징계를 내렸다고 합니다. 잘못을 했으면 징계를 받을 순 있지요. 하지만 시점과 과도한 징계가 너무도 의심스럽습니다.

이러한 정황들은 전익수 실장이 개입해 구속영장 발부가 되지 않았다 써있는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녹취록과도 일맥상통합니다. 피해자가 사망한 중차대한 상황 속에서도 알 수 없는 이유로 가해자를 구속조차 하지 않았던 점에 대한 실마리가 풀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가족은 오늘 공수처에 전익수 실장을 고발하여 직권을 남용하여 불구속 수사 등에 개입한 사실에 대해 진상규명을 요구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지난 11월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공군본부 법무관 녹취록에 따르면 성추행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 조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하자마자 불구속 수사가 결정된 사실, 2차 가해 및 피해자 회유·협박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불구속 수사를 이어간 사실, 군사경찰이 가해자의 주장을 군검찰 송치의견서에 적극 인용한 사실 등 명백한 가해자 봐주기 수사에도 전익수 실장이 깊숙이 개입하였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전익수 실장은 관련 혐의에 대해 국방부 검찰단 수사 당시 사건 초기 20비 군검사가 제출한 수사 보고서를 확인하였으나 사건 내용을 기억하지는 못한다는 황당한 변명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유가족은 이에 대한 진상 규명 역시 공수처에서 진행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민간에서 수사해야 진실을 알 수 있습니다. 공수처가 한 치의 성역도 두지 않고 명명백백히 전익수 실장 등 공군본부 법무실이 저지른 악행들을 수사해주시기 바랍니다.

국회에도 다시 간절히 피끓는 심정으로 호소합니다. 대선을 지나며 모든 당이 이 중사 특검법을 발의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통과시켜 유가족의 이 원통한 마음을 풀어주십시오. 우리 예람이가 편안한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제발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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