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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군인권보호관, 윤승주 일병 유가족에게 ‘보복성' 사건 각하

작성일: 2023-10-18조회: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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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군인권보호관, 윤승주 일병 유가족에게 ‘보복성 사건 각하’  

- 유가족이 보호관 비판한 뒤 갑자기 각하 결정, 김용원 방치하는 인권위도 문제 - 

 지난 10월 10일,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이 2014년 육군 제28사단 윤승주 일병 사망 사건(윤 일병 사건) 당시 육군의 사인 은폐·조작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 진정사건을 각하했다.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이 발생한 날부터 1년 이상 지나서 진정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이 각하 사유다. 유가족에게 각하 사실이 통보된 것은 10월 16일이다.

담당 조사관이 유가족에게 유선으로 안내한 바에 따르면, 각하 결정은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 상임위원회, 군인권보호위원회 등의 의결절차를 거치지 않고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이 단독 결정한 것이다.

유가족이 진정을 제기한 날은 2023년 4월 6일이다. 다음 날 인권위는 조사관을 배정했다는 안내 문자메시지를 유가족에게 발송, 조사 개시를 통보하였다. 심의·의결은 군인권보호위원회(위원장: 군인권보호관)에서, 조사는 군인권조사기획팀에서 맡았다.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은 5월 18일에 윤 일병 유가족을 포함한 군 사망 사건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윤 일병 유가족으로부터 진정 취지를 듣고 관련한 자료를 제출받았다. 김 보호관은 현장에서 자료를 검토하며 유가족의 설명을 들었으며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약속을 남겼다.

5월 24일, 김 보호관은 유가족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국가배상소송 판결문을 송부 해 줄 것을 요구했다. 5월 26일에도 유가족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관련 형사사건 수사기록을 요청하였으며, 6월에 만나자는 이야기도 남겼다. 5월 31일에는 담당 조사관이 유가족을 대상으로 진정인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은 윤 일병 사건이 2014년에 발생하여 진정의 원인이 된 날로부터 1년 이상 지나서 진정한 경우로 각하 사유에 해당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4호의 단서조항, 제50조의7 제1항 단서조항에 따라 각하하지 않고 조사를 개시한 것이다.

진정을 각하하지 않고 조사하겠다는 의지는 김 보호관의 언론 인터뷰 내용 등에서도 반복 확인된다. 6월 29일 자 세계일보 인터뷰에서는 사건을 신속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8월 1일 자 신동아 인터뷰에서는 재조사의 필요성을 밝혔다.

그랬던 김 보호관은 돌연 조사를 중단하고 진정을 각하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위원회에 안건을 올려 인권침해가 아니라는 기각 결정을 한 것도 아니고, 아예 조사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각하했다. 진정 제기 이후 잘 진행되고 있던 사건을 조사 개시 6개월이 지난 시점에 갑자기 발생 1년 이상이 지난 사건이라며 각하하는 결정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한편, 각하에 앞서 9월 5일과 11일, 윤 일병 유가족을 포함한 군 사망사건 유가족은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해서 김 보호관이 박정훈 대령 긴급구제 안건을 기각시킨 일을 비판하고 사퇴를 촉구했다.

일련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김 보호관은 윤 일병 유가족이 자신을 비판하자 유가족이 제기한 별개의 진정사건을 각하하는 결정으로 보복한 것으로 의심된다. 김 보호관의 행동은 매우 심각한 공직 기강 문란 행위다. 공직자가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여 사적인 앙갚음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법원이나 수사기관이 고소·고발인이 심기를 건드렸다고 사건을 엉망으로 처리하거나 종결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사법·수사 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김 보호관의 행동은 인권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군인권보호관에 대한 군인의 신뢰를 송두리째 흔드는 일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문제다. 김 보호관은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차관급인데, 최근 몇 달 사이 계속 업무와 관련한 물의를 빚고 있다. 박정훈 대령 긴급구제를 기각하는가 하면, 자신을 비판하는 인권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인권위 관계 법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인권위 사무 진행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다. 그런데 장관급 기관장인 송두환 위원장은 김 보호관의 폭주를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김 보호관의 만행을 방치한 결과는 고스란히 인권침해 피해자들의 2차, 3차 피해로 번지고 있다.

군인권보호관은 윤 일병의 죽음을 계기로 입법 논의가 시작된 제도다. 윤 일병의 비극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유가족이 국회를 직접 뛰어다니며 제도 설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렇게 만든 군인권보호관이 ‘윤 일병 사건’을 무기 삼아 다른 사람도 아닌 윤 일병 유가족에게 사적 원한을 앙갚음했다.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졌는데 국가인권위원회는 아무 입장도, 대책도,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군인권보호관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인권위가 무너지고 있다. 밖에서 들어와 조직을 흔드는 이들이 주범이고, 방관하고 묵인하는 내부자들이 공범이다. 송두환 위원장을 위시한 인권위의 각성이 필요하다. 인권위 구성원은 공무원이기도 하지만 인권옹호자이기도 하다. 양심을 걸고 인권옹호자의 책무를 다할 것인가, 아무도 찾지 않는 무의미한 기구의 공무원으로 전락할 것인가? 갈림길에 놓인 인권위가 갈 길을 찾아야 할 때다. 그리고 그 길은 윤 일병 사건 각하 결정을 바로 잡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2023. 10. 18.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의 ‘윤 일병 사건’ 진정 각하에 대한 유가족 입장문

지난 10월 10일,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이 윤 일병 사건 사인 조작 규명을 위한 진정사건을 각하시켰습니다. 사건 발생으로부터 1년이 지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014년 4월 7일, 우리 아들 윤승주 일병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군은 선임들의 가혹한 구타로 세상을 떠난 우리 아들의 죽음을 만두 먹다 질식사한 것으로 둔갑시켰습니다. 오래 지나지 않아 군인권센터 등의 도움으로 진실을 알게 되었지만, 아들의 죽음을 조작, 은폐하려 했던 자들은 단 한 사람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습니다. 누가, 왜 아들의 죽음을 조작하려 한 것인지 그 진실을 한 조각 찾아내기 위해 10년을 싸웠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 29일, 국가배상소송에서 대법원 최종 패소했습니다. 사인을 조작한 일이 고의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습니다. 올해 2월에도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육군이 가해자들에게 속아서 사인을 잘못 발표한 거란 이상한 결론을 내놨습니다. 기가 막혔지만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과 확보한 증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가인권위를 찾았습니다.

원래 우리 가족은 인권위에 대한 불신이 컸습니다. 사실 승주가 사망하자마자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었습니다. 인권위는 이틀간 현장조사를 하더니 갑자기 진정을 각하시켰습니다. 유가족이 진정을 취하했다는 핑계였습니다. 물론 우리 가족은 진정을 취하한 적이 없습니다. 거짓말입니다. 지금도 그때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속 시원한 대답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던 인권위는 4개월이 지나 사인 조작 사실이 시민단체에 의해 밝혀지자 직권조사를 한답시고 뒤늦게 나타났고 별 알맹이 없는 결과로 뒷북만 쳤습니다.

그리고 2022년 7월에 군인권보호관이 출범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군인권보호관은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입법 논의가 시작된 제도입니다. 못미더웠지만 그래도 우리 승주로 인해 신설된 제도인 만큼 군인권보호관이 사명감을 갖고 사인 조작의 진실을 밝힐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진정을 제기한 것이 올해 4월 6일입니다. 그런데 인권위에 진정을 제출하러 가니 접수처 직원이 진정서를 보자마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 윤 일병 사건이네요. 1년 이상 (지난 사건은) 제한 규정이 있는데요.”

저희가 그걸 몰랐겠습니까? 인권위법에는 1년이 지난 사건도 위원회가 조사를 개시하기로 결정한 경우에는 각하하지 않고 조사, 의결할 수 있다는 법도 있습니다. 진정서도 들여다보지 않고, 내용도 살피지 않고 대뜸 각하 될 수 있다는 안내부터 하는 것이 괘씸했습니다. 10년 전 인권위가 승주의 사망 사건을 각하시켰던 일도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문제제기를 했더니 며칠 뒤 군인권보호국장이 저희 부부를 찾아와서 사과했습니다. 사무총장도, 송두환 위원장도 불미스러운 일을 겪게 해 죄송하다는 뜻을 거듭 전해왔습니다.

5월 18일에는 김용원 군인권보호관과 군 사망 피해 유가족들의 면담도 잡혔습니다. 그 자리에서 김용원 보호관을 처음 만났습니다. 이 사건을 10년 동안 따라다녔던 우리 사위가 김용원 보호관에게 진정 취지를 설명하고 각종 증거 자료를 제출했습니다. 무엇 하나 거저 얻은 자료가 없습니다. 국가가, 군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자료가 아닙니다. 우리 가족들이 정보공개청구, 행정소송을 수도 없이 겪으며 하나하나 모아 온 것들입니다. 김용원 보호관은 그걸 보고 끄덕끄덕 하더니 잘 살펴보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5월 24일에는 김용원 보호관이 진정인인 저희 사위에게 민사사건 판결문을 보내달라했습니다. 5월 26일에는 전화를 걸어 이것저것 질문도 하고, 수사기록 등을 보고 싶다고도 했고, 6월에 만나자는 이야기도 남겼습니다. 5월 31일에는 담당 조사관이 진정인 조사도 진행했습니다. 6월 29일에는 김용원 보호관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일병 사건 재조사를 두고 “사실관계는 거의 정리된 사건이지만 남은 쟁점은 군 지휘부가 처음부터 개입해 살인으로 공소제기하려던 걸 상해치사로 바꾼 것 아니냐는 의심”이라며 “오래 끌지 않고 신속하게 처리할 방침”이라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8월 1일에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윤 일병 사건을 재조사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런 대답도 합니다.

“윤 일병 사건은 유족이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마무리 짓는 게 바람직하다. 아직 유족 측에서 제기하는 문제가 있다. 유족이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호소했다가 기대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인권위로 왔는데, 제가 면담해 사정을 청취했다. 구체적으로 진정한 내용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 말하기 어렵지만, 유족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진정 제기로부터 6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사건 발생으로부터 1년이 지났다’며 진정을 각하한 것입니다. 멀쩡히 조사를 진행하고, 유가족을 부르고, 자료까지 달라 해놓고는 옛날 일이란 이유로 사건을 위원회에 회부조차 하지 않고 종결해버렸습니다. 이게 당신이 말한 유족이 만족하는 방향의 마무리입니까? 지금 유가족을 가지고 노는 것입니까?

김용원 씨는 지금 군인권보호관의 공적 권한을 휘둘러 유가족들에게 앙갚음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유가족은 지난 9월 5일, 다른 군 사망 사건 유가족들과 함께 故채수근 상병 사망 관련 박정훈 대령 긴급구제 건을 김용원 보호관이 기각시킨 일을 비판하고자 인권위에 항의방문을 했습니다. 9월 11일에도 갔습니다. 보호관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비판한 것입니다. 그랬더니 정상적으로 조사 중이던 저희 사건을 느닷없이 각하시켰습니다. 명백한 보복입니다.

김용원 당신의 손에 쥐어진 군인권보호관의 권한은 내 아들 윤승주의 피로 만든 권한입니다. 그 권한을 휘둘러 자식 잃은 유가족에게 자식의 죽음을 볼모 삼아 분풀이를 하는 당신은 사람이 맞습니까? 당신도 두 자식을 군대에 보내봤던 것으로 압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송두환 인권위원장도 들으십시오. 왜 가만히 있습니까? 군인권보호국 실무자에게 김용원 보호관이 우리 사건을 이렇게 어이없이 각하시켰다는 보고를 받은 거로 압니다. 윤 일병의 이름이 필요할 땐 찾아와서 ‘어머니, 어머니’ 하면서 고개 숙이고, 행사 있으면 축사 부탁하고, 기관지 인터뷰 해달라 하고, 홍보 영상에도 출연해달라고 하더니 왜 이런 상황에선 한마디 말이 없습니까? 김용원 보호관이 권한을 남용해 승주의 죽음을 욕보이고, 우리 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는데 왜 수수방관합니까? 인권위를 무력화시키려는 이들이 대놓고 조직을 휘젓고 다니는데 위원장이라는 사람이 그걸 두고만 볼 생각이면 그냥 자리에서 내려오십시오.

승주를 잃은 우리 가족의 슬픔이 당신들에겐 전시품 정도였습니까? 이제 우리 가족은 그런 인권위의 전시행정에 동원될 생각이 없습니다. 아들의 죽음을 갖고 노는 이들과 그걸 지켜만 보는 무책임한 이들에게 내 아들의 소중한 이름을 허락할 수 없습니다. 윤 일병의 이름을 인권위가 만들었던 모든 출판물, 홍보물에서 당장 삭제하십시오. 인권위의 부탁으로 출연했던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영상도 내리길 바랍니다.

정말 개탄스럽습니다. 군인권보호관에게 밉보이니 진정사건을 볼모 삼아 보복을 하는데 앞으로 세상 어떤 군인이 인권위와 군인권보호관을 믿고 찾아와서 진정을 제기하겠습니까? 지금 인권위는 완전히 망가지고 있습니다. 몇몇 인권위원들이 분탕질을 치며 인권위를 무너뜨리고 있는데 이 사태를 제지해야 할 위원장은 방관하고, 직원들은 남의 일처럼 쳐다보기만 합니다.

국가도, 군도 책임을 외면했던 우리 승주의 죽음. 다른 곳도 아닌 국가인권위원회와 아들의 피로 만든 군인권보호관이 우리 승주의 죽음을 이렇게 철저하게, 가장 어이없는 방식으로 짓밟을 줄은 몰랐습니다. 치솟는 분노와 서글픈 마음을 어떻게 다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당신들을 절대 가만히 두지 않을 것입니다.

2023. 10. 18.

故윤승주 일병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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