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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윤 일병 1년, 여전히 진행 중인 군대폭력 규탄 기자회견

작성일: 2015-04-07조회: 131

윤 일병 1년, 여전히 진행 중인 군대폭력 규탄 기자회견

- 또 다른 윤 일병이 여전히 고통 속에서 울고 있다 -

 

윤 일병이 비명에 간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군 당국은 군대 내 구타 가혹행위와 성추행을 척결한다며 수많은 대책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군인권센터가 접한 공군 정 상병의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국방부가 병영문화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군대 내 구타 가혹행위와 성추행 척결을 위해 방안을 제시하는 동안에도 정 상병은 매일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으며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구나 사건을 수사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 상병의 부모에게는 알리지도 않은 채 피해자 정 상병에게 합의를 강요한 사실이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참담한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갖게 되었습니다.

군 당국은 정 상병의 부모님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합의를 강요하고 성사시켰습니다.

 정 상병은 2014년 10월 말 경부터 매일 생활관에서 동기병 3명으로부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중 주범 격인 황 상병은 폭행과 욕설, 가혹행위뿐 아니라 성기를 잡는 등 성추행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가해자인 이 상병은 피해자 정 상병에게 욕설을 하여 모욕감을 주었으며, 나머지 가해자인 김 상병은 황 상병과 더불어 폭행과 욕설을 수시로 행사했습니다. 특히 한가한 밤이나 주말이 되면 가해자들의 폭행과 욕설, 성추행의 강도는 더 높아져갔습니다. 하루는 평소와 다름없이 정 상병을 관물대에 밀어 넣고 폭행을 하면서 다른 생활관의 후임병들까지 불러서 모욕을 주었습니다. 황 상병은 후임병들에게 “너희도 까불면 이렇게 된다”며 정 상병이 폭행당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습니다. 이로 인해 정 상병은 치욕스러운 나머지 죽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가해자들은 정 상병에게 ‘이 암 덩어리’ ‘식충이 새끼’라며 인간의 존엄성을 부인하는 모욕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2015년 1월 중순 사건이 알려진 뒤 주임원사는 정 상병을 매일 적게는 2~3번 많게는 5~6번씩 불러서 옆에 두고 ‘(가해자가) 빨간 줄만 안 갔으면 좋겠다, 가해자도 내 새끼다, 군대 와서 불쌍하잖아’라는 말을 하며 가해자를 두둔하며 합의를 강요했습니다. 주임원사 뿐만 아니라 대대장 또한 가해자와의 합의를 강요했습니다. 1달 넘게 매일 합의강요를 했지만 합의가 되지 않자 주임원사는 가해자 이 상병과 김 상병을 대대로 불러서 합의를 강요하기 까지 했습니다. 피해자의 신변을 보호해야 할 주임원사와 대대장이 앞장서 정 상병의 소재를 알려준 것입니다. 이는 피해자로부터 가해자를 분리해야 함에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서 2차 가해에 해당한다 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합의할 마음이 없던 정 상병은 1개월 넘게 매일 합의를 강요당하면서 극도의 불안에 휩싸여 어떤 내용인지도 모른 채 합의서에 서명해야 했습니다. 계급이 생명인 군대에서 상관들의 합의강요를 물리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거듭된 합의강요로 아무것도 모른 채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마지못해 정 상병이 서명한 합의서로 인해 이 상병과 김 상병은 공소권 없음으로 징계절차만 앞두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합의강요로 피해자가 이 상병, 김 상병과 합의를 한 사실을 피해자의 아버지가 알게 된 것은 재판과정에서였습니다. 당시 정 상병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의심되는 증상들이 나타난 상태 하의 합의 강요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입니다. 군 당국은 정 상병이 성인이어서 부모님에게 합의사실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당시 정상적인 합의가 불가능한 정 상병의 상태로 보건대 이 또한 군 당국의 억지주장입니다.

 군 당국은 치료를 요청하는 피해자를 외면하여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입은 피해자를 방치했습니다.

 구타와 가혹행위, 성추행으로 고통 받던 정 상병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2015년 1월 8일 울부짖으며 주임원사에게 “나를 좀 살려 달라”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군에서 아무런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이 1월 12일 까지 또 다시 정 상병은 성추행에 무방비로 노출되어야 했습니다. 이후 1월 12일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며 주임원사에게 병원에 데려 달라고 했지만 주임원사의 보고를 받은 대대장은 정 상병을 생활관 복귀를 명령했습니다. 이로 인해 정 상병은 3월 26일 집으로 올 때 까지 단 한 번의 치료도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1월 14일 대대 자체 상황조사 당시 정 상병의 어깨에 멍든 자국은 확인했지만 정 상병이 별도로 진료의사를 밝히지 않아서 치료를 하지 않은 것’이지 치료를 거부한 적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군 당국의 말을 100% 신뢰하더라도 정 상병의 어깨에서 구타 흔적을 발견하고도 아무런 치료도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책임을 유기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합니다. 이후 아버지가 정 상병의 피해사실을 눈치 채고 피해자를 군으로부터 구출시켜서 군인권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현재 정 상병은 군인권센터의 지원을 받아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서울소재 S대학병원 격리보호병동에 긴급 입원했습니다.

군사법원은 단 1회 공판으로 심리를 종결했습니다.

 합의 강요로 두 명의 가해자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주범 황 상병은 현재 구속기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관할하는 공군제1전투비행단 보통군사법원은 3월 17일 한 차례의 공판만 진행하고 변론을 종결했습니다. 공판은 단 한 번으로 진행되었는데 그 시간은 30분이 채 안 되었습니다. 그 흔한 증인신문조차 없었습니다. 폭행이 주로 생활관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증인들이 많은데도 가해자가 범죄사실을 인정했다는 이유만으로 증인신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죄를 확인하고 진실규명을 위해 증인신문을 해야 함에도 30분 만에 피고인 신문과 구형까지 마쳤습니다. 4월 1일 선고를 앞두고 정 상병의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자 군사법원은 졸속으로 진행하던 사건을 변론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정 상병은 30일 병가를 받아 치료하는 과정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판정을 받았고 관련 진단서를 검찰관에게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4월 6일 부대는 4월 8일까지 복귀하라는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정 상병이 30일 병가를 받았다는 사실조차 군 당국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군의 부실한 실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격리보호병동에 입원할 만큼 피해가 심각한 정 상병에게 군은 치료를 중단하고 복귀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군 당국은 처음부터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정 상병을 보호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군인권센터는 윤 일병 사건을 지원하면서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더라도 이번에는 확실히 외양간을 고치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하지만 공군 정 상병의 사건에서 보듯이 군 수뇌부의 구타 가혹행위와 성추행 척결의지가 확고했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윤 일병의 1주기를 앞둔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군대 내 인권침해를 확인하면서 정 상병의 얼굴 속에서 또 다른 윤 일병을 보게 됩니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가해자는 물론이고 관련 지휘관들에 대해 엄정한 처벌을 촉구합니다. 나아가 관련자에 대한 고소 고발 및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

- 사건을 은폐 축소하기 위해 합의를 강요한 대대장과 주임원사를 즉각 보직해임하고 사법처리 해야 합니다. 사법처리하지 않으면 법률검토 후 강요죄와 유기죄 등으로 고발 혹은 고소할 것입니다.

- 공소권없음으로 처리한 가해자 두 명에 대해서 합의강요 과정을 재수사해서 폭행과 모욕죄로 기소해야 합니다.

- 졸속으로 재판을 진행한 공군제1전투비행단 보통군사법원 재판장과 군판사들, 군검찰을 엄중 문책하고 위법사실이 밝혀지면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 공정한 재판을 위해 공군본부 보통군사법원으로 관할을 이관해야 합니다.

- 군검찰은 피해자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 받은 점에 근거해 폭행치상 또는 강제추행치 상죄로 공소장을 변경해야 합니다.

- 피해자의 국선변호인 선임요청을 묵살하여 피해자 권리를 침해한 법무실장 등을 엄중문책하 고 위법사실이 밝혀지면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2015년 4월 7일

군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