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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채 상병 사망 사건, 국방부조사본부 재수사 때도 2차 외압 의혹

작성일: 2024-04-30조회: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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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채 상병 사망 사건, 국방부조사본부 재수사 때도 2차 외압 의혹

- 군인권보호관에게 ‘임성근 등 6명 이첩 예정’ 의사 밝힌 이종섭 전 장관, 7일만에 결정 번복 -

김용원 군인권보호관과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과 관련하여 2023년 8월 14일 전화 통화를 나눈 사실이 밝혀졌다. 

원래 장관과 전화를 한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던 김 보호관은 지난 2024년 4월 18일 언론에 ‘군인권보호관 성명서’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배포해 ‘확실하지 않지만 통화 시점은 8월 14일, 또는 8월 15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 군인권총괄담당도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8월 14일 오후에 장관과 보호관이 통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1.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의 수상한 태도

김용원 보호관은 이종섭 전 장관과 8월 14일에 통화를 나눈 사실에 대해 꾸준히 의심스러운 태도를 취해왔다. 무언가 감춰야 하는 사람의 모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화 의혹은 2023년 11월 8일 인권위 국정감사에서 시작됐다. 윤영덕 의원은 김 보호관에게 8월 9일 박정훈 대령을 옹호하는 성명을 발표한 이후 국방부장관과 통화한 사실이 있는지 질의했다. 그러자 김 보호관은 “국방부장관하고 통화를 그 무렵에 한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곧바로 윤 의원이 “기억이 없는 겁니까, 통화를 하시지 않은 겁니까?”라고 다시 묻자 “좀 기억을 새겨 봐야 될 것 같습니다.”라며 애매한 답을 남겼고, 윤 의원이 성명 발표일인 8월 9일과 입장이 바뀌기 시작한 8월 16일 사이에 국방부장관과 통화한 적이 있냐며 구체적으로 따져 묻자 아예 답을 하지 않았다. 결국 김 보호관은 통화기록을 제출하라는 윤 의원의 요구가 나오자 뒤늦게 “통화를 한 시점이 언제인지는 잘 기억할 수 없고요, 통화를 한 사실은 있습니다”라고 실토했다.

하지만 김 보호관은 통화기록을 제출하지 않았다. 대신 윤 의원에게 ‘유관기관과 원활한 업무협조를 위하여 통화를 한 사실은 있으나 신규 폰 개통으로 정확한 날짜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라는 내용의 답변서만 보냈다. 윤 의원이 2023년 11월 10일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통화기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줬지만 결국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다 돌연 2024년 4월 18일 성명서를 발표하며 ‘최근에 이르러 시점이 8월 14일이거나 8월 15일인 것으로 판단하게 되었으나 이는 확실하지 않습니다’라며 통화 날짜를 특정했고, 인권위 군인권보호국 간부를 경유해 장관과 전화를 연결한 경위와 통화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김 보호관은 어쩌다 장관과 전화 한 것이 아니라 인권위 직원을 통해 국방부 실무자와 협의를 거치는 번잡스러운 절차까지 거쳤다. 통화 사실이 기억나지 않을 수가 없다. 통화 시점 역시 담당 직원에게 물어보면 바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통화 여부에 대한 기억이 불분명하다던가, 통화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모호한 태도를 취한 까닭을 이해하기 어렵다. 대체 무엇을 숨기려고 수상한 행태를 보여온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 김용원 성명서를 통해 드러난 ‘국방부조사본부 재수사 결과 2차 외압 의혹’

그런데 김용원 보호관이 4월 18일 언론에 배포한 성명서에는 중요한 내용이 담겨있다. 국방부조사본부 재수사 결과에 대한 ‘2차 수사 외압’이 있었을 가능성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내용이다.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은 8월 14일 해병대수사단의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자료를 재검토한 ‘해병대 조사 내용에 대한 법리 판단’이란 문서를 국방부 장관(군사법정책담당관), 국방부검찰단장(공공형사과장) 앞으로 발송했다. 그리고 3일 뒤인 8월 17일, 이 전 장관은 국방부조사본부 간부들과 법무관리관, 검찰단장을 장관실로 불러 조사결과에 대한 연석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국방부조사본부는 14일에 작성한 법리 판단 문서를 바탕으로 해병대수사단이 이첩했던 8명의 혐의자 중 초급간부 2명만 제외하고 임성근 사단장을 포함한 6명을 그대로 경찰로 이첩하는 취지로 재수사 결과를 보고했다고 한다. 

* 군사법정책담당관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소속임.

** '해병대 조사 내용에 대한 법리판단' 문서는 박정훈 대령 항명죄 사건에서 박정훈 대령 측 변호인단이 지난 3월 말 문서송부촉탁신청을 해둔 상태이나, 국방부조사본부가 아직 문서를 송부하지 않고 있는 상태임.

하지만 회의가 끝나고 나흘이 지난 8월 21일 조사본부는 당초의 판단을 뒤집고 임성근 사단장을 제외한 대대장 2명만 경찰에 이첩했다. 

한편 김 보호관이 낸 성명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있다. 

‘본인은 국방부장관과의 통화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자료 일체를 원래의 내용 그대로 즉시 경북경찰청에 반환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이 있으니 즉각 반환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고하였으며, 이에 대해 국방부장관은 대부분 동의하면서도 수사대상자들 중 하급간부 2명에 대하여는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으로 정리하여 반환할 예정이라는 식으로 답변을 하였고(......)’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국방부장관이 ‘수사대상자들 중 하급간부 2명’을 빼고 경북경찰청에 이첩하겠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이종섭 전 장관이 조사본부의 재수사 최초 판단과 일치하는 말을 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조사본부가 법리판단 문서를 국방부장관 앞으로 발송한 날이기도 하다. 외부인인 군인권보호관에게까지 초급간부 2명을 제외한 6명을 이첩할 계획이라 말한 것으로 보아 이 때 이미 이 전 장관은 조사본부가 재수사 결과로 작성한 문서를 받아본 뒤 임성근 등 6인을 경찰에 혐의자로 이첩하자는 법리판단에 동의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8월 17일 회의 이후로 판단이 뒤집힌 것이다. 

이는 마치 7월 30일 장관이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에 결재했다가 7월 31일에 번복한 것과 흡사한 양상이다. 7월 31일에 해병대수사단에 외압에 가해졌다면, 8월 14일부터 21일 사이에는 2차로 국방부조사본부에 외압이 가해진 것이다. 두 번의 번복 모두 임성근 사단장을 혐의자로 경찰에 이첩하는 일을 막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2차 외압과 관련해서도 이종섭 전 장관은 계속 거짓말을 해왔다.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조사본부로부터 중간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던 이 전 장관은, MBC 보도를 통해 조사본부 간부들과 8월 17일 재수사 결과를 두고 회의를 진행한 사실이 들통나자 회의는 했지만 보고를 받지 않았다는 괴상한 변명을 늘어놨다. 이처럼 뻔한 거짓말을 한 이유는 반드시 숨겨야 하는 진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2차 외압 의혹 역시 특검을 통해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

3. 결론

8월 14일은 중요한 시점이다. 이 날 이후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도, 김용원 군인권보호관도 태도가 돌변하기 때문이다. 이 전 장관은 임성근 사단장을 혐의자로 적시해야 한다는 국방부조사본부 재수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바꿔 임 사단장을 빼는 쪽으로 선회했고, 김 보호관은 이 전 장관과의 통화 이후 종전의 태도를 바꿔 수사 외압 사건에 인권위가 개입하는 것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전 장관은 조사본부 재수사 결과 중간 보고를, 김 보호관은 이 전 장관과의 통화 사실을 감추거나, 감추려고 노력해왔다. 두 사람 다 특검 수사 대상이다. 누가 채 상병 사망 원인 수사에 집요하게 개입해 해병대수사단과 국방부조사본부의 연이은 ‘임성근 과실 존재’ 판단을 뒤집으려 했는지 밝혀내야 한다. 아울러 이 전 장관이 이날 김 보호관과 더 나눈 이야기는 없는지, 이후 추가로 전화를 나눈 사실은 없는지도 밝혀내야 한다. 

특검법 표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계속해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고 있고, 외압 관련자들이 각자도생하며 뱉는 말들 속에서도 무수한 단서가 도출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이 있다한들, 진실을 거부할 수는 재간은 없다. 대통령과 여당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2024. 4. 30.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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