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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자료 ]
공군15비 성추행 사건, 군검사는 피해자 조롱, 상급자는 성희롱
- 6/30 피의자 조사받고 나온 피해자, ‘군이 등 떠미는 것 같다.’ -
□ 2022. 8. 2. 공론화하였던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발생한 여군 하사 성추행 사건과 관련하여 추가로 확인된 사실을 알리고, 피해자의 심경을 전합니다.
1. 2차 피해를 일으킨 원사의 과거 성희롱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로 인한 고통을 주변에 호소하였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 가해자 A반장을 찾아가 이를 알려 2차 피해를 일으켰던 소속 부대 B원사가 과거 성희롱 등을 한 사실을 확인하였다.
B원사는 2021년 상반기 경 농담을 빙자하여 피해자에게 ‘자신의 동기(42세)와 사귀라’면서 ‘너는 영계라서 괜찮다.’는 등의 성희롱을 하였다고 한다. 이 외에도 이와 같은 성희롱성 발언을 자주 하는 편이었다고도 한다. 또한 피해자가 야간 근무를 하고 있을 때 술에 취한 채 사무실로 전화하여 병사로 하여금 피해자를 바꾸라 하는 등 평소에도 술에 취해 저녁 시간에 전화하는 경우도 잦았다고 한다.
또, B원사는 다른 여군에게도 이러한 부적절한 행동들을 하였다고 한다. 한 번은 B원사가 술에 취해 다른 반 소속 여군 C에게 전화를 한 바 있고, C는 불쾌감을 느껴 자신의 반장 D에게 이를 보고하였다고 한다. 이에 D는 B원사의 상급자인 A반장(피해자에 대한 성추행 가해자)에게 연락하여 주의를 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A반장은 피해자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며 “우리 OOO 하사는 그런 여군이랑은 다르죠?”라며 C 여군을 욕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피해자가 작은 목소리로 “A반장님도, B원사님도 술 취해서 연락하시지 않습니까.. 저는 어디다 말해야 합니까.”라고 이야기하였더니 A반장이 “그러게 말이야 미안해”라고 이야기한 일화도 있다고 한다.
이미 알려진 A반장의 성추행 뿐 아니라 B원사의 성희롱 및 부적절한 행동 등을 통해 서도 해당 부서의 전반적 분위기가 얼마나 문제적이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 故이예람 중사 사망사건을 겪고도 이와 같은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실로 충격적이다. 공군은 B원사의 성희롱에 대해서도 신속히 조사에 착수하여 징계해야 할 것이다.
2. 피해자에 대한 공군 검찰단 군검사의 부적절한 태도
피해자는 피의자로 피소된 주거침입 등의 사건으로 2022. 5. 경 진행된 군사경찰 피의자 신문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금전적 문제 때문에 안 하겠다.”고 진술한 바 있다. 피해를 당하고도 거꾸로 피의자로 몰린 상황에서 초급 부사관으로서 사선 변호사를 선임하기 위한 금전적 여유가 없다는 점은 피해자의 심경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드는 지점이었다.
그런데 군사경찰이 기소의견으로 피해자를 군검찰에 송치한 뒤 2022. 6. 30. 진행된 군검찰 피의자 신문에서 군검사 E는 이러한 진술 내용을 보고는 “성 피해자라서 이정도 배려한다.”, “성피해자로서 호소할 거면 변호사를 써서 정리된 내용으로 답변해라. 진심으로 조언해주는 거다.”라며 비아냥댔다고 한다. 이는 피의자로 수사 받고 있으면서 성추행 피해자라는 점을 앞세워 책임을 피하려는 것 마냥 피해자를 매도하는 조롱이나 다름없다. 피해자는 이와 같은 말을 들은 뒤 “성피해자로 동정 사려고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다. 진짜 그럴 의도도 없었고 몰랐다.”며 울었다고 한다.
해당 군검사는 피해자의 성추행 피해 사건 담당검사이기도 하다. 피해자가 성추행 가해자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후임 하사의 격리 숙소로 들어가 마찬가지로 인권침해를 당하였다는 사건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인권을 옹호해야 할 군검사의 책무를 져버리고 도리어 피해자에게 성추행 피해자임을 방패 삼아 죄를 벗어보려는 것 아니냐며 비아냥 댄 점은 충격적이다. 이예람 중사 사망 당시에도 국선변호인이 법무관들과 피해자가 사망하였다는 소식을 카카오톡으로 공유하며 고인을 조롱하는 대화를 나눠 국민적 공분을 산 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군 군검찰, 군사경찰 등이 피해자를 대하는 태도와 감수성이 나아지기는 커녕 일말의 변화조차 없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3. 피해자의 심경 호소
피해자는 군검사가 비아냥댔던 2022. 6. 30. 군검찰 피의자 신문을 마치고 메모를 작성해 당시의 심경을 남겼다고 한다. 메모에서 피해자는 성폭력 피해자 입장이 되어보니 결코 죽고 싶어서가 아니라 군이 죽으라고 등을 떠미는 것 같다며, 보호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온전히 버티라고 내버려두기만 한다고 억울한 심경을 적었다.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였던 故이예람 중사가 겪었던 고통을 비슷하게 겪으며 공감된다는 내용들이다. 원통한 마음이 담긴 메모 한 장만으로도 무엇이 피해자들을 고통과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는지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보도자료 하단에 메모의 원문을 공개합니다)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를 신고하는 것은 회복과 치유를 통해 일상을 회복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공군에서 피해를 신고했던 성폭력 피해자들은 한없이 궁지로 몰리기만 한다. 무수한 2차 피해를 겪고,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 찍히고, 공공연히 비난을 받는다. 방식은 달라도 피해자가 더 이상 군에 남아있을 수 없도록 몰아내는 못된 습성이 고쳐지지 않는다.
만연한 성희롱과 여군을 성적 대상화하는 폐습이 성폭력에 관대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피해자를 궁지로 몰며 비난하는 상황을 계속 재생산해내고 있다. 공군은 면피용 해명으로 책임을 면할 궁리를 그만두고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충분히 반성하기 바란다. 그 시작은 관련 책임자들을 엄중히 수사, 조사하여 응당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2022. 8. 4.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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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보도자료
[별첨] 피해자 메모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