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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및 발언문]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부당 전역, 사법부가 바로 잡아야 한다.

작성일: 2020-08-11조회: 3314

→ 온라인 탄원서 주소 : https://bit.ly/2DNpIFx 

 

※ 조선일보, TV조선 등 계열언론사, 채널A, 아시아경제, 세계일보 뉴시스의 본 보도자료 인용을 불허합니다. 

[ 기자회견문 ]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부당 전역, 사법부가 바로 잡아야 한다.

-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의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 제기 기자회견 -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가 2020년 8월 11일, 대전지방법원에 전역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다. 지난 1월 22일 육군본부는 성확정 수술을 한 변 하사를 고환 결손, 음경 상실을 이유로 강제 전역시켰고, 7월 3일 육군본부 군인사소청심의위원회는 전역 처분 취소를 취지로 한 인사소청을 기각시킨 바 있다. 이에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23개 단체)>와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변호인단 (29인)>은 <열린사회재단(OSF)>의 공익 지원을 통해 행정소송을 진행한다.

 

 변 하사는 소송 과정에서 ‘적법 절차에 따라 상관의 허가를 받아 성확정 수술 목적의 국외여행을 떠난 점, 이러한 허가는 육군참모총장에게까지 모두 보고된 점, 수술 이전에도 본인이 비수술 트랜스젠더라는 점을 부대에 보고하였으나 문제없이 계속 복무할 수 있었던 점, 어려서부터 군인의 꿈을 키워왔고 복무 중에도 우수한 성적으로 임무를 수행해온 점’ 등을 증거와 함께 모두 소명할 계획이다. 소송의 경과에 따라 군이 얼마나 억지로 법령을 끼워 맞춰 변 하사를 쫓아낸 것인지 명명백백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복무 중 성별정정을 완료한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지속 가능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이제 군의 손을 떠나 사법부에 맡겨졌다. 현행법상 현역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 군인이 군 복무를 중단해야 할 근거는 없다. 마땅한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육군본부는 여성으로 성을 확정한 변 하사가 남성의 성기를 상실한 장애를 가졌다는 황당한 사유를 들어 강제 전역을 강행한 것이다. 가족관계등록부 상의 성별이 여성이 된 변 하사에게 남성 성기 상실을 이유로 전역을 명한 처분의 부당성이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히기를 기대한다.

 

 이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은 단순히 변 하사의 계속 복무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넘어서,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의 군 복무에 관한 역사적인 판단으로 남게 될 것이다. 성소수자가 사회 곳곳에서 차별받지 않고 시민의 권리를 누리며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어야 하듯, 이는 군에서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한 사람의 사적인 정체성을 트집 잡아 공적 지위를 빼앗는 행위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우리 헌법에서 허용될 수 없는 부끄러운 과오다. 군에서 복무하며 시민을 위해 헌신하는 시스젠더 군인을 ‘시스젠더’가 아닌 ‘군인’으로 호명하는 것처럼 변희수 역시 ‘트랜스젠더’가 아닌 ‘군인’으로 호명되어야 한다. 성소수자가 군에서 복무할 수 없는 까닭은 아무것도 없다.

 

 공동대책위원회는 금일부터 변 하사의 복직을 위한 전역 처분 취소 탄원운동을 개시한다. 탄원서는 온라인을 통해 모집하며, 이는 법원에 제출될 예정이다.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는 시민의 연대로 변희수 하사는 전차조종수로 멋지게 복직할 것이다. 성소수자의 삶이 거부되지 않고, 부정당하지 않으며, 혐오 받지 않는 세상을 위한 사법부의 전향적 판단을 기대한다.

 

→ 온라인 탄원서 주소 : https://bit.ly/2DNpIFx 

 

2020. 08. 11.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이하 21개 단체) / 공동변호인단 (24인)

(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 군인권센터 /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

더불어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 /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 무지개예수 /

서강대학교 성소수자협의회 / 성소수자 부모모임 /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 인권운동사랑방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 중앙대학교 자유인문캠프 / 참여연대 / 천주교인권위원회 /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 트랜스해방전선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 한국여성단체연합 / 한국여성민우회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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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발언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전 육군 기갑 하사 변희수입니다.


제가 강제전역 당한지도 벌써 반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사회로 내팽겨쳐졌는데, 저와 함께 연대하고 도와주시는 단체와 주변 덕분에 고향에 내려가 나름 잘 지내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 6월, 육군본부에서 있었던 인사소청 결과는 일상을 다시 찾아가던 중이었던 저를 다시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변호인단 소속 두 분의 변호사님과 함께 들어간 인사소청 심사 자리에서는 저희 측의 변론을 법리적으로 타당하다고 받아들이는 편이었고, 소청위원들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으나 역시 발표된 결과는 '기각' 결정이었습니다. 


인사소청 또한 전역결정을 내린 육군본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각이 날 것이라는 건 저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던 결과였습니다. 인사소청위원회 위원들이 거짓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위원분들도 모두 육군 소속의 군인이고, 소청 결과에 대한 결정은 위원들이 소속된 상부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군 생활을 해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소청결과가 공개되는 것에 대해 거듭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소청 결과를 일방적으로 언론에 퍼뜨린 법무, 공보장교들 또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육군본부, 그 위의 국방부, 혐오로 가득한 이 사회에 저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2017년, 민주시민의 촛불혁명을 통해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선거 당시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거셨습니다. 막 임관하여 부사관으로서 군생활을 시작하게된 저도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저와 같은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과 전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저는 육군으로부터 강제 전역 당했고, 숙명여대에 입학하고자 성별정정 후 시험을 치뤘던 트렌스젠더 학생은 합격을 하였음에도 입학을 포기하였습니다. 정당하게 집회신고를 하고 진행하였던 2018년 인천 퀴어문화축제는 기독교 혐오세력으로부터 '육탄공격'을 받았고, 얼마 전에는 무지개행동 등에서 게시한 아이다호 지하철 광고가 훼손당했습니다. 그 광고도 '성소수자 이슈'라는 이유로 어렵게 어렵게 승인받아 게시된 광고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사람이 먼저인 세상에, 성소수자들은 그 '사람'에 포함되는 것이 아닌지 여쭈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라는 그 슬로건의 힘을 믿습니다. 

혐오가 가득함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이 논의되고 청원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민국 시민 사회의 힘을 믿습니다. 


저와 관련한 육군에서의 절차는 모두 종료가 되었고, 저는 이제 이 사회의 정의를 묻기 위해 법원에 행정 소송을 제기합니다. 


비록 혐오세력, 세력화된 극단주의, 호의적이지 않은 사회 여론 모두가 한 순간에 일소될 수 없겠지만, 제가 처음 커밍아웃하여 현역 신분으로 성별 정정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다짐했던 마음가짐, 전역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기대, 저 혼자가 아닌 옆에서 응원하고 도와주시는 군 동료들, 친구들, 시민단체, 성소수자 동지, 그리고 변호인단 모두와 함께 다시 이 싸움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위한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단과, 혐오를 이길 수 있는 대한민국을 기대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저와 함께하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 그 중에서도 역시 우리 삼계고 동기들과, 저를 끝까지 도와주시려고 했던 전 6군단장 김성일 중장님, 5기갑여단장 박수 준장님, 또 같이 지내던 몇몇 후임과 지금은 전역하고 사회인이 된 예비역 병사들, 특히 해외에서 응원해주고 지지해주신 독일연방군 최초의 트랜스젠더 지휘관 아나스타지아 중령님, 미 공군 매티어스 아르메스토 하사에게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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