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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민간위원 59명 중 20명 사퇴, 초라하게 끝난 민관군 합동위

작성일: 2021-10-13조회: 525

 

※ 조선미디어그룹, 채널A, 아시아경제, 세계일보의 본 논평 인용을 불허합니다. 

 

[논평]  

민간위원 59명 중 20명 사퇴, 초라하게 끝난 민관군 합동위 

- 합동위, 실효성 담보없는 권고안으로 국군장병 희망고문 - 

 

 공군 성추행 피해자 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부실 급식 사태 등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 6월 28일 출범한 「국방부 민·관·군 합동위원회」(이하 ’합동위’)가 오늘 부로 해단, 대국민보고회를 가졌다.  

 

 합동위가 운영 된 4개월 동안 민간위원 20명이 사퇴했다. 전체 위원 82명 중 공무원과 군인을 제외한 민간위원은 59명으로, 3명 중 1명의 민간위원이 사퇴한 셈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국민이 직접 참여하여 현 실태를 점검하고 제도를 개선’하겠다던 합동위 출범 목적은 퇴색된 지 오래다. 

 

 활동 영역과 사퇴 시점은 다르지만, 사퇴 위원들이 한 목소리로 비판한 부분은 ‘합동위가 국방부의 들러리가 되었다.’는 점이었다.  

 

 합동위 출범 이후 재차 해군에서 성추행 피해 여군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합동위는 임시회의까지 소집하여 피해자 보호 체계 상의 문제를 파악하고자 하였으나 국방부와 해군 측은 ‘수사 중인 사안’이란 이유로 아무 것도 협조하지 않았다. 이에 위원들은 ‘희망이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다.’며 사퇴했다. 

 

 얼마 뒤, 합동위가 평시 군사법원 폐지를 의결하는 과정에서 국방부가 국회에 합동위 내에서 폐지를 둘러싼 찬반 논의가 팽팽한 것처럼 논의 과정을 왜곡하여 보고한 사태도 발생했다. 이때에도 국방부는 끝까지 ‘실무자의 실수’라며 발을 뺐고, 이에 반발하며 또 위원이 대거 사퇴했다.  

 

 평시 군사법원 폐지 권고 의결 역시 파행적이었다. 비상식적인 회의 진행, 민간위원들이 대부분 이석한 시간에 군 측 위원들이 대거 동원된 부결 시도 등이 이어졌고, 부결 처리 하였다가 정족수가 미달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다음 날 서면의결로 재차 가결되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 때에도 위원들이 또 사퇴했다. 

 

 해단식 하루 전인 어제는 국방부가 이미 10년 전에 학교 급식에서 실패한 경쟁 조달 체계를 새로운 군 급식 조달 방식으로 고집함에 따라 위원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사퇴했다. 

 

 합동위 4개월은 쟁점 안건 처리의 고비마다 사퇴의 연속이었다. 국방부는 민간위원들을 위촉해놓고 필요한 의견만 취사선택하고, 국방부 입맛에 맞지 않는 의견은 파행과 협잡으로 무력화시켰다. 그 결과가 오늘 발표된 대국민 보고자료다. 개혁 의지를 다지며 요란스럽게 시작한 합동위의 결과물이라기엔 초라하고 궁색하다. 

 

 대부분의 주요 권고가 '검토'나 '연구추진'이거나 여러가지 대안을 한 꺼번에 제시하는 등 두리뭉실한 내용이다. 합동위는 개혁의 방향을 짚어주기 위해 출범했는데, 결과적으로 국방부가 알아서 방안을 모색해보라는 모양새가 되었다. 쟁점 사안에 있어 국방부와 군 측 위원들이 어깃장을 놓아 구체적 권고 사안을 합의하지 못한 까닭이다. 군법무관 전역 후 수임 제한 강화, 군 급식 조달체계 개편 등의 안건이 그러하다. 

 

 개혁인지 퇴보인지 알 길 없는 권고들도 포함되어있다. 군사법정책 기능 강화가 대표적이다.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군법무관과 군사경찰 영관급 장교들의 보직이 줄어들게 생기자 이를 없애기는 커녕, 국방부에 무의미한 정책부서를 만들어 자리보전을 하려는 꼼수다. 모두 군 측 위원들이 만들어 온 안건들인데, 이 역시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두리뭉실한 내용으로 갈음했으나 장차 국방부 조직 개편의 무기가 되어줄 것이 자명하다.  

 

 지휘 책임 경감 역시 마찬가지다. 군은 이전부터 지휘책임이 과도하여 지휘관들이 사건, 사고를 은폐한다는 볼멘소리를 해왔다. 이에 합동위는 지휘책임의 범위를 명확하게 만든다는 미명 하에 지휘책임을 경감시키는 권고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합동위 출범의 주된 사유인 최근 공군 이 중사 사망사건에서 지휘 책임을 진 지휘관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국민들은 군 수뇌부에 대한 봐주기 수사에 분노하는데, 합동위는 이에 대한 대책은 한 줄도 넣지 않고 지휘 책임만 덜어주려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미 2014년 병영문화혁신위원회나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에서 권고했으나 실천이 없었던 대안들, 전문가들이 실효성을 의심한 권고안들도 그대로 포함되었다. 성폭력 문제 해결, 성인지감수성 제고와 관련한 권고가 대표적이다. 군 전반의 성인지감수성 제고 문제는 개별 지휘관 자가진단, 내부협의체 등으로 담보할 수 없고, 전면적 조직진단 등을 통해 현황 파악이 우선 된 상황에서 투명하게 이를 공개하고, 외부의 감시와 점검이 이루어질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 

 

 권고 이행 여부도 미지수다. 국방부는 후속조치 자문단을 구성하였다고 하나, 각 분과 별 2명씩 8명에 불과하여 실효적 모니터링이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병영문화혁신위원회보다 애매한 권고들이 많고, 모니터링 여건도 갖추어지지 않아 사실상의 ‘말잔치’로 끝날 우려가 큰 상황이다. 평시 군사법원법 폐지 등 쟁점 안건 처리에서 보여준 국방부의 태도 역시 권고 이행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여론은 실효성을 의심하며 합동위가 국방부의 방패막이자 들러리가 되었다고 비판하는데, 합동위는 시종일관 자화자찬 일색이다. 실효성 없고, 두리뭉실하며, 이행도 담보되지 않는 권고안은 국군 장병에 대한 희망고문일 뿐이다. 합동위는 장병 인권 보장 문제는 국방부에 맡겨 둘 일이 아니라는 점을 한층 명확하게 했다. 군의 인권 상황을 외부에서 감시, 점검, 통제 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국회는 군인권보호관 설치에 박차를 가하고, 정부는 서욱 국방부장관에게 개혁 실패의 책임을 물어야 할 때다. 

 

 

2021. 10. 13.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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