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홈 > 알림 > 보도자료

[보도자료] 육군훈련소 과잉 방역조치 제보 공개 및 인권위 직권조사 요청

작성일: 2021-04-29조회: 3644

 조선일보, TV조선 계열언론사, 채널A, 아시아경제, 세계일보의 보도자료 인용을 불허합니다. 

 

[ 후속 보도자료] 

개XX야, 화장실 밀리잖아, 화장실 오래 쓰는 훈련병에게 쌍욕과 협박 

- 육군훈련소 훈련병 집단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인권위 직권조사 요청 - 

 

n 휴가 복귀 후 예방적 격리 인원에게 제공된 부실 식사, 열악한 격리 시설 문제 등 우리 군의 비상식적인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일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2021. 4. 27. 육군훈련소의 ‘과도한 방역 조치’와 관련한 문제제기에 이어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신병교육기관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추가 제보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인권침해 실태가 확인되었다.  

 

n 여러 제보에 따르면 육군훈련소 00연대에서는 생활관 별로 화장실 이용 시간을 단 2분씩 허용했다고 한다. 심지어 조교들은 화장실 앞에서 타이머를 돌리며 2분이 지나면 “개XX야”, “씨X 너 때문에 뒤 생활관 화장실 못쓰고 밀리잖아!” 등의 욕설과 함께 폭언을 퍼부었고, 아예 다음 차례 화장실 이용 기회를 박탈 할 때도 있었다고 한다. 보통 화장실 이용 시간이 5시간에 한 번씩 돌아오기 때문에 기회를 박탈당하면 10시간 씩 화장실을 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조교들은 훈련병이 통제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내 말이 X같이 들리냐? 너희들은 사람 말을 못 알아 먹는 벌레 새끼다.”라고 폭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나아가 외부에 신고하면 죽여버린다는 협박도 있었다. 이처럼 반인권적이고 비인격적 대우가 이어지자 훈련병들은 소변을 참는 방편으로 가급적 물과 우유를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n 열악한 상황하에서 용변이 급한 훈련병이 화장실 이용 순서를 새치기 하며 훈련병 간에 싸움이 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유를 마시고 탈이 난 훈련병이 화장실 사용을 사정하자 분대장 조교가 단체방송으로 “자기 차례가 아닌데 화장실을 가는 훈련병이 있다.”며 공개 망신을 준 적도 있다고 한다. 하나 같이 실로 믿기 힘든 인권침해 실태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것이 개별 조교의 인성문제가 아니란 점이다. 지휘부의 인권의식이 빈약하고, 구조적으로 행정편의적이고 불합리한 통제 지침이 이어지니 훈육요원들도 훈련병들을 함부로 대해도 괜찮은, 그렇게 대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존재라고 인식하게 된 것이다. 

n 식량권에 이어 식수권도 미흡한 급수 상황으로 침해받고 있다. 1~2차 PCR 검사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공용 정수기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동안 훈련병들은 열흘 간 생수를 먹는다. 그런데 훈련소는 한 사람 당 하루에 500ml 생수 한 병만을 제공한다. 영국 러프버러 대학(Loughborough University)의 WEDC는 WHO에 제시하기를 비상상황에서 개인이 생존을 위해서 일일 2.5~3L(성, 건강, 기후 등등에 따라 다름)의 수분을 물과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는데(“Updated WHO/WEDC Technical Notes on WASH in Emergencies: 9. How much water is needed in emergencies”, 2013) 이처럼 절대적인 음수량이 부족하여 화장실을 쓸 때 몰래 수돗물을 마시거나, 그마저도 못해서 탈수증상으로 의무대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n 육군훈련소는 엄정한 방역조치를 위해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고 해명했으나, 화장실 이용, 세면 및 샤워, 양치 통제가 방역적으로 유의미한 조치였는지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많았다. 단편적으로 보더라도 훈련병들은 예방적 격리 기간에 식당에서 마스크를 완전히 벗은 상태로 밥을 먹는다. 좌석 사이에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긴 하지만 식당이 좁아 서로 팔꿈치가 부딪힐 정도의 거리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야 한다. 즉, 육군훈련소는 훈련병을 한곳에 모아놓고 밥을 먹이면서, 감염이 우려된다며 화장실은 못 가게 하는 해괴한 방역 지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n 게다가 2021년 초까지는 훈련병들과 가급적 접촉을 하지 않거나, 접촉이 필요한 경우 방호복 및 페이스 쉴드, 장갑을 착용하던 교관, 조교들이 현재에는 마스크만 착용한 채 격리 장소를 계속 들락날락 하고 있다고 한다. 생활관 문에 설치한 차폐 비닐막도 이제는 그냥 걷어둔 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방역 조치가 느슨해지고 있지만 유독 위생과 생리현상에 관련된 양치, 세면, 화장실 이용에 대한 통제는 지속되고 있는 점에 공통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n 지난 월요일(26일) 육군훈련소의 비상식적인 방역조치가 화두에 오르자 김인건 육군훈련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화장실과 세면장 문제는 많이 개선됐다.”, “훈련소 분대장들과 조교들이 휴가 없이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문제의 본질과는 전혀 상관없는 답을 했다. 그러나 불합리한 통제 속에 일부 조교들은 완장질을 하며 패악을 부리고 있었다. 이는 우리나라가 가입한 자유권규약의 제7조, 고문방지협약 제16조상 ‘비인도적 대우’ 금지 원칙에 위반되는 것인데도 방역에 성공했다며 자찬하는 훈련소장의 안이한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n 군이 방역 상황에서 장병들의 고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해 10월, 휴가 복귀 후 격리자에게 제공된 명절 식단이 부실하다는 문제를 제보를 받아 지적한 바 있다. 12월에는 자가격리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살고 있는 사람을 내쫓아 관사나 간부 개인 숙소를 징발해버리는 작태를 비판한 바 있다. 각종 인터넷 여론에서도 각 부대 격리시설이 열악하다는 문제제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군은 장병들이 불만을 제기하면 ‘어쩔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그 결과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국민적 분노임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n 그렇지만 군은 며칠 전까지도 다수의 인원이 밀집하는 환경에서 과도한 방역 조치가 불가피하였고,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집단감염 사례가 없었다며 이런 조치를 옹호하는 입장이었다. 그나마 28일 육군은 긴급 주요지휘관회의를 열고 육군훈련소 뿐 아니라 최근 불거진 격리 인원 식사, 시설과 관련한 전반적인 방역 지침에 대해 “장병 기본권을 침해하게 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육군 방역관리체계에 집중진단기간을 운영할 것을 밝히며 태도를 바꿨다. 

 

n 지금까지의 부적절한 조치를 선의로 해석하더라도 이제는 국방부가 나서서 전군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때이다. 제 규정과 지시 등이 졸속으로 또는 편의적으로 수립되어 장병의 인권을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병력 수급 정책 및 신병훈련 방식과 연계하여 종합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감염 상황 장기화에 대비하여 일정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고, 미래의 감염병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는, 과학적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훈련소를 흡사 포로수용소나 다름없이 운영하고, 각종 인권침해는 방관한 김인건 육군훈련소장은 경질 되어야 할 것이다. 

 

n 국방부는 “공중 보건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인권을 간섭하는 일은 최후의 방편”이라는 국제인권 기준을 수립한 시라쿠사 원칙(1984) 등 국제인권규범을 유념해야한다. WHO는 2020년 4월 21일자로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안내문에서 개인의 격리와 이동제한은 국제보건규칙(2005) 제3조에 따라 개인의 인권을 존중해야 하고 궁극적으로 인권을 증진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해당 이유가 소멸할 경우 지체없이 해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결정적으로 관련 조치의 적절성을 확인하기 위해 감시 제도와 책무성 검증장치가 필요하다고 적시하고 있다(WHO/2019-nCoV/SRH/Rights/2020.1). 

 

n 국가인권위원회는 코로나19 방역을 빌미로 훈련병들에게 자행된 집단 인권침해 사건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즉시 직권조사를 진행하라. UN 고문방지소위원회가 2020년 3월 31일자로 제시한 해설(CAT/OP/9)을[1] 참고 하여 방역조치를 갖추되, 가능한 한 방문조사를 실시하라. 군인권센터는 이런 요구사항을 담아 금일 중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직권조사 요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관련 보도자료

2021. 04. 29.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1] 공공 보건 보호를 이유로 의무 격리되는 사람들이 있는 장소에 대하여,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제4조에 따라 자유가 박탈된 자가 있는 장소에 해당하므로 국내 고문방지제도(국가인권기구 등)가 방문조사 등을 실시할 수 있다는 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