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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육군 12사단 총기 사망 사건 유가족, 가혹행위 및 허위보고 관련자 추가 고소·고발

작성일: 2023-06-22조회: 2542

※ 조선미디어그룹, 채널A, 아시아경제, 한국경제의 본 보도자료 인용을 불허합니다

[기자회견문]

수사 다 해놓고 허위보고는 없었다는 육군

- 육군 12사단 총기 사망 사건 유가족, 가혹행위 및 허위보고 관련자 추가 고소·고발-

 

2022년 11월 육군 제12사단 GOP에서 발생한 ‘김 이병 총기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 유가족은 소속대 간부들의 사망 원인 허위보고, 가혹행위, 직권남용의 구체적 정황을 확인했다. 이에 추가로 고소, 고발을 진행하고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지난 2월 13일, 군인권센터는 유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부대의 관리 부실, 간부, 선임병의 괴롭힘 및 암기 강요, 실수 노트 작성 강요 등 병영부조리를 공론화했다. 또한 사고 발생 직후 소속대 간부들이 면피를 위해 김 이병이 자살이 아닌 총기 오발 사고로 사망하였다고 상부에 보고를 올려 유가족들에게 혼란을 초래했던 사실도 공개한 바 있다. 

( 관련 보도자료: www.mhrk.org/notice/press-view?id=4407

1. 허위보고 관련 육군의 거짓 해명

기자회견에서 유가족은 허위보고를 한 간부들을 입건조차 안 한 군사경찰을 비판하였다. 그러나 육군은 ‘허위보고는 없었다’고 완강히 부인하며 언론에 입장문까지 배포하였다. 그러나 이 당시 육군은 허위보고가 있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2023. 2. 9. 자 육군수사단 수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22. 11. 28. 20:45경 상황간부가 부중대장에게 “제가 확실하지는 않은데 머리에 총을 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유선보고를 한 것이 최초의 사건 식별 보고다. 그런데 20:46경 부중대장은 중대장에게 구두로 “00소초에서 오발사고가 난 거 같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 중에 있다.”라고 보고하였다고 한다. 확인도 해보지 않고 사고의 성격을 오발로 규정한 까닭에 대해 부중대장은 “소초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어떤 상황인지 정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전사고 및 스스로 총을 발사했다고 보고를 할 경우 차후 문제의 소지가 있어 정정 보고를 하더라도 오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스스로 판단하여 오발이라고 보고를 하였다.”고 진술했다. 머리에 총을 쐈다는 보고를 받아놓고 차후 문제의 소지를 염려해 들어본 적도 없는 ‘오발 사고’를 꾸며 보고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 셈이다.

또, 군사경찰은 20:52~21:00 경에 사고 현장에 갔다 온 B하사가 대대 화상회의에 참석하여 “일병 OOO한테 라이트를 받고 방탄조끼에 넣는 과정에서 우의에 걸려서 1발을 발사했습니다:”라고 정황까지 꾸며 허위보고한 사실도 확인하였다.

이처럼 육군은 군인권센터와 유가족의 기자회견 이전에 부중대장과 B하사가 각각 사실과 다른 보고를 하였다는 진술을 모두 확보해놓고도 입건조차 하지 않았고, 문제 제기가 이루어지자 허위보고 자체를 부인한 것이다. 군사경찰이 확인한 사고 당시의 보고 순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20:45 : “머리에 총을 쐈다는 보고를 받았다” (상황간부→부중대장)

- 20:46 : “오발사고가 난 거 같다”(부중대장→중대장)

- 20:46 : “00소초에서 총기 발사”(중대장→대대 작전과장)

- 20:52 : “라이트를 받아서 넣다가 우의에 걸려서 1발 발사”(B하사→대대 화상회의)

- 20:54 : “00초소 김 이병이 총을 쏜 거 같고 내용 확인 중”(대대 작전과장→대대장) 

- 20:54 : “00초소 김 이병이 총을 쏜 거 같고 내용 확인 중”(대대장→여단장)

- 20:56 : “20:47 00소초 오발사고 발생”(중대ATCIS, 중대~군단, 부중대장 작성)

- 20:56 : “00초소 총기 발사되었고 군의관이 이동 중” (여단장→사단장)

- 20:57 : 유선 보고 (사단장→군단장)

- 21:05 : “00소초 오발 사고 발생 확인”(ATCIS로 군단 등 전파, 12사단 작성) 

- 시간불상 : 대대장이 목격자 면담 지시, B하사가 목격자 면담, 대대장에게 전화로 보고

- 21:19 : ‘원인미상 총상’으로 정정 후 ATCIS 전파 (12사단 주요직위자 상황평가)

수사 결과만 봐도 B하사와 부중대장이 사실을 왜곡하며 혼선을 주었고, 그 결과 12사단은 ‘오발 사고’라고 상부에 잘못된 보고를 올렸으며, 적어도 지휘체계상 3군단까지는 오발 사고가 전파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뒤 대대장의 지시로 목격자의 진술이 확보되었기 때문에 뒤늦게 사인이 바로잡힌 것뿐이다. 마땅히 B하사와 부중대장을 입건하여 허위보고죄로 수사하고, 중대장, 대대 작전과장, 대대장, 여단장 등이 정상적인 보고를 하였음에도 왜 12사단은 21:05에 ATCIS 상 오발 사고라 전파한 것인지도 확인했어야 한다. 그러나 무슨 까닭인지 육군은 관련자 입건은 고사하고 허위보고가 없었다는 거짓 해명을 내놨다. 이에 유가족은 군검찰에 부중대장과 B하사를 허위보고죄로 고발하여 진상규명을 요구하기로 했다.

2. 병영부조리 조장, 독려한 소속대 간부

사건 발생 부대에서는 병영부조리를 막아야 할 간부들이 도리어 이를 조장, 방관하거나 직접 동참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가해자 중 한명인 A상병이 김 이병에게 자기가 잘못한 내용을 적어서 검사받게 하는 ‘실수노트’[첨부1] 양식을 만들어주려 하자 B하사는 그걸 보고 제지하기는커녕 “D이병(김 이병 동기) 것도 만들어서 주라”는 지시를 한 적도 있다. 소초장은 2022. 11. 9. 일일결산표에 분대장 면담 결과랍시고 ‘김 이병이 오늘부터 실수노트를 작성하게 되었는데’라고 버젓이 써놓고 ‘노력!, 열정!, 중요!’라고 코멘트까지 달아놓았다. [첨부2] 병영부조리가 부대 만연히 퍼져 간부들이 잘잘못도 구분하지 못할 지경이었던 것이다. 이에 유가족은 관할에 따라 B하사와 A상병을 직권남용으로 경찰과 군검찰에 고소·고발하고, 소초장 등 방관 간부에 대해서는 징계를 의뢰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2022. 11. 26. B하사는 소대원들을 집합시켜놓고 D이병에게 “너는 폐급 중의 폐급이다” 등의 폭언을 하였다. B하사는 평소에도 부대원들에게 폭언, 욕설을 종종 자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간부가 수시로 병사들을 집합시켜 모욕을 줬기 때문에 병사들도 스스럼없이 후임병들을 집합시켜 괴롭힐 수 있었던 것이다. 유가족은 이와 관련해서도 범죄 관할에 따라 군검찰과 경찰에 각각 B하사와 선임병들을 직권남용, 가혹행위죄로 고소·고발하기로 했다. 

3. 경찰의 미온적 대처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라 ‘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사건을 군사경찰로부터 이첩 받아 수사했던 강원도경찰청은 지난 4월 3일, 일부 가해자들의 강요죄 혐의를 불송치 결정했다. 가해자들이 김 이병에게 실수노트를 작성하게 하고, 암기를 강요한 것이 강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가해자 4명에 대해서는 초병협박, 강요, 모욕, 협박으로 춘천지검으로 송치함)

경찰은 노트 작성에 폭행, 협박과 같은 유형력 행사가 있었는지 단정하기 어려워 강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일례로 A상병이 김 이병에게 실수노트 작성을 지시하고, 이를 검사하였으며, 검사 시 질타와 비난도 있었다는 다른 병사들의 진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수노트 양식에 ‘♡OO아 항상 응원해♡’와 같은 말을 적어뒀기 때문에 해악을 고지할 만큼 유형력 행사가 있었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경찰의 이러한 판단에는 계급 사회의 특수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신병이었던 김 이병이 선임들의 지시에 따라 부조리를 그대로 이행한 상황은 직접적인 협박, 폭행이 없었더라도 그 자체로 위력이 작용한 가혹행위에 해당한다.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발생할 불이익을 고려하면 선임병들의 암기 강요, 실수노트 작성 요구 등은 묵시적 협박에 의한 강요로도 볼 수 있다. 기계적으로 범죄 구성 요건만을 따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선임병들의 혐의 다수를 불송치 한 경찰의 판단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이에 유가족은 강원도경찰청에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사안을 가볍게 보고 있는 강원도경찰청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도 관련 혐의들에 대한 고소, 고발장을 제출하기로 했다. 

4. 결론

‘사망의 원인이 된 범죄’를 군이 아닌 민간에서 수사하게 한 개정 군사법원법의 취지는 군이 늘 제식구 감싸기로 사건을 처리하니 민간에서 공정하게 수사해달라는 국민들의 엄중한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경찰이 군에 대한 이해 없이 사망 사건 가해자들을 단순 잡범 정도로 취급하여 기계적인 태도로 수사에 임한다면 이러한 요구는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의신청에 따라 사건을 검토하게 될 검찰과 새롭게 고소, 고발장을 접수할 국가수사본부는 이러한 점을 면밀히 살펴 가해자들이 엄단될 수 있도록 꼼꼼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군인권센터와 유가족은 사망 원인에 대해 ‘허위보고는 없었다’던 육군의 거짓 해명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허위보고 정황을 수사를 통해 낱낱이 파악해놓고도 허위보고가 아니라 자의적으로 판단을 내린 뒤 군인권센터와 유가족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갔던 저의는 무엇인가? 무엇을 감추고 누구를 보호하기 위해 ‘오발 사고’ 허위보고 건을 이토록 감싸는 것인지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유가족은 그간 군과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와 진상규명을 지켜봐 왔으나, 더 이상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이에 직접 고소·고발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선임병들의 가혹한 처사로 사망에 이른 김 이병 사망 사건이 벌써 반년이 지났다. 김 이병의 시신은 아직도 국군수도병원 영안실에 안치되어있다. 그럼에도 진실 규명은 아직도 첩첩산중이다. 군과 경찰 모두 각성하여 유가족의 한을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첨부1] 김 이병(상), 김 이병 동기(하)가 작성한 실수노트

[첨부2] 소초장이 작성한 일일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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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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