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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육군 12사단 총기 사망 사건, 피해자 쓰러졌는데 부대는 119 구급차 막아

작성일: 2023-02-13조회: 5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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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12사단 총기 사망 사건, 피해자 쓰러졌는데 부대는 119 구급차 막아

- 사고 직후 ‘사고사’로 허위보고 한 가해자 하사는 입건조차 안해 -

2022. 11. 28. 육군 제12사단 52연대 소속 GOP 33소초에서 발생한 ‘김 이병 총기 사망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육군 군사경찰은 2023. 2. 8. 변사사건 수사 결과를 유가족에게 설명하는 수사 설명회를 열고 소속 부대 간부와 선임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김 이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부대의 총체적 관리 부실 정황도 드러났다. 군인권센터는 사건 발생 이후 유가족과 함께 여러 의혹들을 규명하기 위해 수집해온 자료와, 육군의 2022. 12. 12.자 현장 재연, 2023. 2. 8.자 수사 결과 설명을 종합하여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와 사건 발생 직후 군이 보여준 대처의 문제점, 육군 군사경찰의 변사사건 수사 상 문제점을 밝히고자 한다. 

1. 부대의 관리 부실

김 이병은 2022. 9. 5.에 입대하여 10. 27. 소속대로 전입했다. 신병은 육군 지침에 따라 부대 적응을 목적으로 ‘전입신병 집체교육’을 받아야 하며, ‘적성검사’도 받아야 한다. GOP 경계근무에 투입되는 인원은 경계작전교육도 별도로 받는다. 하지만 김 이병은 이러한 교육과 검사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전입 열흘 만인 11. 7.자로 근무에 투입되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경계태세가 2급으로 격상됨에 따라 근무 투입 인원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속 여단에서는 예전부터 신병을 대상으로 한 투입 전 필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는 점이다. 총기와 실탄을 들고 근무 긴장도가 높은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인원을 대상으로 적성검사와 직무 교육, 적응 교육을 관행처럼 대충 진행해왔던 것이다. 이에 따라 현직 여단장은 물론 전임 여단장 모두 징계의뢰된 것으로 확인된다.

사망의 촉발 원인은 간부, 선임병의 괴롭힘으로 드러났으나, 유가족은 그에 앞서 안이한 부대·병력 관리가 예견된 참사를 낳았다는 점에 분노하고 있다. 부대 사정이 이렇다보니 병영부조리와 악·폐습을 식별, 근절하지 않고 방치해두었으며 간부까지 괴롭힘에 합세하는 결과로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뒤에 살펴볼 김 이병 사망 이후 부대 간부들이 보여준 모습 역시 부대 관리의 총체적 부실을 방증하는 단면이기도 하다. 전·현 여단장 뿐 아니라 군 수뇌부 전반의 책임 소재를 보다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응당한 처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2. 간부, 선임병의 괴롭힘 및 병영부조리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바로 GOP 경계근무에 투입된 김 이병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소속대 간부와 선임들은 김 이병의 적응을 돕기는커녕 한 달 내내 업무 미숙을 핑계로 괴롭힘, 협박을 일삼았다. 

가해자들은 33소초에서 암기해야 할 사항이라며 A4용지 29페이지에 달하는 ‘33노트’, 소초원 30여명의 인적사항이 담긴 전투편성표를 암기할 것을 강요했다. 암기 강요는 대표적인 악·폐습으로 금지되어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김 이병이 암기를 하지 못하면 “총으로 쏴 버리겠다.”, “다른 부대로 쫓아 버리겠다.” 등의 심한 폭언과 질책을 했다. 또, 김 이병이 실수를 하면 ‘실수노트’를 작성하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김 이병을 주로 괴롭힌 사람은 상황병 A 상병으로 추정된다. 김 이병은 자대 배치 이후 카카오톡으로 가족들에게 “(갈구는 인간은) 많지”라면서 “이유 없이 갈구는 사람은 한명 뿐이야”며 스트레스를 호소하였는데, 이 사람이 A 상병인 것으로 보인다. A 상병은 다른 후임들도 마찬가지로 괴롭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경계근무태세가 2급으로 격상되어 병력의 근무 피로도가 높아졌을 때였다. 김 이병은 가족들에게 메시지로 주야 근무를 모두 서야 해서 잠도 쪽잠으로 쪼개서 자고, 야간에는 밥 먹을 시간이 없어 ‘과자가 곧 밥’이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극한의 조건에서 선임들의 괴롭힘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김 이병을 궁지로 몰아넣었던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소초 내 병영 부조리를 식별하고 근절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B 하사 역시 선임병들과 함께 김 이병을 괴롭히는데 가담했다고 한다. 제대로 교육 받지도 못한 신병을 근무에 투입하고 알아서 적응하도록 방치한 점, 29페이지에 달하는 암기 노트가 버젓이 돌아다니는데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는 점, 간부까지 괴롭힘에 가담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해당 부대에는 드러난 사실 외에도 부조리와 인권침해가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육군 군사경찰은 수사 결과 부대 지휘의 책임을 물어 중대장, 소초장을 직무유기죄로 입건하였다.

 

[김 이병과 가족 간 카카오톡 대화 내용]

3. 김 이병이 사망에 이른 과정

2022. 11. 28. 사망 당일 김 이병은 19:08부터 19:11까지 탄약을 수불하고 19:18에 소초 근무에 투입되었다. 근무는 21:00경 까지 예정되어 있었다. 2인 1조로 함께 투입된 C 일병은 김 이병을 실외에 위치한 근무지(외초)에 두고 자신은 실내에 위치한 내초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서로 다른 방향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이 날 C 일병은 순찰일지 작성 문제로 김 이병을 질책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뒤 김 이병이 다른 병사와의 수하에 실패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를 알게 된 상황병 A 상병은 20:06경에 초소로 전화를 걸었다. A 상병은 전화를 받은 C 일병에게 수하 실패를 질책하였다. 그러자 C 일병은 자신은 내초에 있었으며 수하에 실패한 것은 외초에 있던 김 이병이라고 말했고, A 상병은 김 이병을 질책하기 시작했다. A 상병은 김 이병과의 통화에서 “근무 끝나고 두고 보자.”, “이번에는 죄송하다는 말로 넘어갈 수 없을 것이다.”, “내려오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로부터 30여분이 지난 20:44 김 이병은 스스로 방아쇠를 당겼다. 짧은 기간 낯선 환경에서 연쇄적 스트레스 요인을 경험한 김 이병에게 A 상병의 협박은 사망의 촉발 기제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육군 군사경찰은 A 상병을 포함한 선임 5명(모두 상병)과 B 하사를 모욕죄, 협박죄로 입건하여 민간 경찰로 이첩하였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 모욕, 협박 사건이 아니다. 피해자가 사망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리부검을 통해 가해자들의 행위가 김 이병의 정신건강에 미친 영향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결과에 따라 상해치사죄 적용도 가능할 것이다. 피해자가 사망하였다는 점과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A 상병, B 하사를 비롯한 가해자 6명에 대한 수사를 반드시 구속 수사로 전환해야 한다. 

4. B 하사의 사망 원인 허위보고

총기 발사를 최초로 목격한 것은 C 일병이다. 내초에 있던 C 일병은 외초에서 5초 정도 총기가 철제 난간에 부딪히는 소리가 나서 밖으로 나갔지만 이미 김 이병은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이때가 20:44로 추정된다. C 일병은 즉시 내초로 들어가 소속대로 전화를 걸어 상황을 보고했다.

육군이 지난 2월 8일 진행한 유족 수사 설명회에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C일병의 보고 내용을 지휘계통에 다시 보고한 사람은 김 이병을 괴롭히는 데 가담했던 B 하사였다. 그런데 B 하사는 C 일병의 보고를 그대로 전하지 않았다. B 하사는 20:47에 열린 대대 화상보고(VTC)에서 “김 이병이 C 일병에게 라이트를 받고 방탄조끼에 넣을 때 판초우의가 총기에 걸려서 1발이 격발되었다.”며 사건을 오발 사고인양 허위보고했다. B 하사는 구두보고 후 육군전술지휘정보체계(ATCIS)에도 허위보고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B 하사가 초동 보고를 정정하여 사실대로 보고를 하긴 했으나, 이미 허위사실은 지휘 계통과 부대 곳곳에 퍼져버린 뒤였다. 

육군이 유가족에게 설명한 바에 따르면, 사건 이후 B 하사는 군사경찰에 ‘두려운 마음에 허위보고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고 한다. B 하사 본인도 김 이병을 괴롭히는데 한 몫 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B 하사의 허위보고는 사건 이후 김 이병의 사인을 두고 벌어진 논란의 원인이기도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김 이병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며, 사고로 사망한 것이다.’라는 제보가 유가족에게 계속 전달되었다. 제보자들은 ATCIS 상에서 허위보고를 확인한 다른 인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문책을 피하려던 C 하사의 어이없는 거짓말로 유가족은 김 이병 사망 이후 2개월이 넘도록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B 하사의 행동은 단순 업무 실수, 문책에 대한 두려움 정도로 감싸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사건 이후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진 일이었지만, B 하사의 거짓말은 의도성이 짙다. 얼떨결에 한 말이라기엔 지나치게 구체적이다. 실제 김 이병이 방아쇠를 당기기 3분 전인 20:41, C 일병은 김 이병에게 라이트를 전달했었다고 한다. 아마 C 일병은 B 하사에게 이러한 사실을 말해준 것으로 보이는데, B 하사는 C 일병의 보고 내용을 짜깁기해 판초 우의에 총이 걸려 격발되었다는 구체적인 거짓말까지 덧붙여 상부에 보고한 것이다.

가해자 중 한 명인 B 하사가 병영 부조리에 의한 총기 사망 사건을 총기 오발 사고로 둔갑시키려 시도한 것은 그 시도의 유효성과는 별개로 매우 중대한 범죄 행위다. 그런데 무슨 연유인지 육군 군사경찰은 B 하사를 「군형법」 상 허위보고죄로 입건도 하지 않았고, 입건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가 본인의 과오를 덮기 위해 사망 사건을 허위로 보고하여 부대 지휘와 수사에 혼선을 초래하고 유가족을 기만하였는데 입건도 하지 않는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때문에 유가족은 허위보고에 연루된 이가 더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유가족은 B 하사를 허위보고죄로 고발할 예정이다. 죄질이 매우 나쁠뿐더러, 증거인멸의 가능성도 다분하다. 구속 수사의 필요성이 충분한 사안이다. 아울러 어떤 이유로 육군본부가 B 하사의 죄를 덮기로 한 것인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5. 소속부대에 의한 민간 구급인력의 구급 활동 통제

군인권센터가 지난 2개월 간 유가족과 함께 육군, 경찰청, 소방청을 상대로 진행한 정보공개청구 결과에 따르면 김 이병 사망 이후 소속 부대가 보여준 대처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군 구급일지에 따르면 20:44에 김 이병이 쓰러진 뒤 20:47에 대대 화상보고와 동시에 환자 발생 보고도 이뤄진다. 보고 당시 김 이병은 심장 하단부 관통상을 입었고, 맥박은 뛰고 있었다고 한다. 군의관은 연락을 받은 뒤 20:53에 출발했고 소초에 도착한 건 20:59다. 21:00에는 중대장이 응급후송헬기 출동요청을 했는데, 헬기는 악기상(우천)으로 인해 출동하지 못했다. 군의관은 21:02에 의식이 없고 맥박이 뛰지 않는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CPR을 진행했다. CPR은 21:57까지 지속되었다.

문제는 군의 응급 대처였다. 군의관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의료조치를 하는 동안, 부중대장은 21:09에 119에 신고하여 인근 양구소방서 해안119지역대에 출동을 요청했다. 소방은 2분 뒤인 21:11에 출동하면서 경찰에 공동대응요청을 접수하여 양구 해안파출소 순찰차가 즉시 출동하였고, 양구경찰서에서도 같은 시각 출동하였다. 해안파출소와 해안119지역대는 구급차와 순찰차는 21:13~14경에 소초로 가기 위해 출입해야 하는 군사 보호 지역 앞(양구 통일관)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된다.(파출소,119지역대↔양구 통일관 거리: 약 900m) 총상 환자 발생 신고를 듣고 신속하게 움직인 것이다.

그런데 구급차와 순찰차는 군부대 통제로 이동하지 못하고 통일관 앞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양구경찰서는 관련한 유족의 질의에 대해 ‘특정장소에 도착한 119차량과 해안파출소 순찰차는 군부대 통제로 이동이 불가하여 군차량의 인도하에 현장까지 이동(군 안내 차량이 특정 장소에 늦게 도착하여 현장 도착 시간 지연)’이라 서면으로 답변하였다. [별첨1. 을지중대 총기사고 관련 정보공개청구 답변서(양구경찰서)]

양구소방서에 따르면 소속부대에서 인솔을 나온 것은 신고로부터 무려 17분이 지난 21:26이다. [별첨2. 을지중대 총기사고 관련 정보공개청구 답변서(양구소방서)] 부대 앞에 13분을 서있던 구급차와 순찰차는 21:33이 되어서야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뒤늦게 도착한 119대원이 응급처치에 동참했으나 결국 김 이병은 숨을 거두고 말았다. 생사가 오가는 응급 상황 하에서 군의 통제 때문에 구급 인력이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를 가는데 22분이나 허비한 셈이다. 김 이병이 치명상을 입은 것은 맞으나, 이 시간에도 군의관은 의료 조치를 지속하고 있었다. 결과와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는 것이 응급구조의 원칙이다. 그러나 군은 사건 정보를 외부로부터 통제하는 데 더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2월 유가족에게 접수된 익명의 제보에 따르면 이 당시 김 이병 소속 부대 내에서는 민간 앰뷸런스가 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누가 마음대로 민간 앰뷸런스를 불렀느냐?’며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한 사람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순간에도 군과 민간을 나누고, 사건·사고를 군 내부에서 남몰래 처리하고 싶어하는 고질적인 습성이 작동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김 이병이 응급처치에도 불구하고 사망하였지만, 응급 상황에서 군이 보여준 행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사람이 죽어가는 와중에도 ‘누가 민간인을 부대로 불렀냐?’며 구급인력을 부대 문 앞에 대기시킨 자가 누구인지, 당시 어떤 논쟁이 오고 갔으며 무슨 이유로 구급 인력의 부대 출입이 통제된 것인지 명명백백히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

6. 결론

안보 상황에 따라 전방의 긴장도가 높아질 때마다 사건·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2016년 초에도 육군 6사단 GP에서 극한의 근무 여건 속에서 선임들의 구타, 괴롭힘을 당하던 일병이 총기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평소보다 근무 강도가 세지고, 병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면 그에 따라 지휘관, 간부들이 더욱 병력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군대에서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관리 소홀은 곧 장병들을 갈아 넣으면 되는 기계 부품 정도로 여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사건은 장병 인권과 병력 관리에 소홀한 부대에선 언제든 부조리가 발생할 수 있고, 그러한 상황은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익숙한 교훈을 무시하고, 망각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늘 군에서 비슷한 사건·사고가 반복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건 처리 과정 전반도 전형적이다. 부대는 군의 폐쇄성을 활용해 외부로부터의 개입을 불필요하게 차단하려했다. 군 수사기관 역시 2달 동안 수사를 벌였지만 미온적인 수사 결과를 내놓았을 뿐이다. 사람이 죽었지만 괴롭힘 당사자들을 단순 모욕죄, 협박죄로 입건하고, 중대장 선까지만 직무유기의 책임을 물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내부 징계로 돌렸다. 사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잦아든 뒤엔 피해자 유가족이 징계 결과를 알기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허위보고와 관련된 부분은 아예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 군 수사기관이 매번 비판 받는 ‘제식구 감싸기’가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사건이 발생하면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보다는 숨기고, 감추고, 어떻게든 책임지는 사람을 줄여보려는 습성은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바뀌질 않는다.

괴롭힘에 대한 수사를 맡은 경찰은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가해자들을 즉시 구속 수사하는 한편, 김 이병에 대한 심리부검을 통해 사망과 범죄의 인과관계부터 밝혀야 한다. 아울러 유가족의 고발에 따라 사망 원인을 은폐하려 한 허위보고 건에 대해서도 면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허위보고의 당사자인 B 하사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즉시 구속해야 한다. 또한 군은 사망 이후 소속 부대가 민간 구급인력의 구급 활동을 통제한 데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해 관련자를 엄히 처벌해야 한다. 부대 관리 소홀, 허위보고 등 군 수뇌부와 연관된 문제에 있어서도 책임 있는 이들을 면밀히 가려내 빈틈없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김 이병은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과 망인의 넋을 위로하는 첫 걸음은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2023. 02. 13.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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