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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군 인권침해나 군 복무에 따라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과 그 가족분들께서는 군인권센터가 시행하는 #심리상담 <#마음결 프로그램>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안내문: https://mhrk.org/notice/view?id=3002).
보 도 자 료
병역 제도 개편 시민사회안 발표 기자간담회 개최
평화와 인권의 관점에서 본 병역 제도 개편 방향
병력 30만으로 감군, 징모 혼합제 도입, 의무 복무 12개월, 군 구조 효율화, 군 인권 개선
일시 및 장소 : 2021. 11.10. (수) 10:00, 군인권센터 교육장
자세한 내용은 첨부된 '의견서 '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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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의 발언문
2021년의 화두 중 하나는 병역제도 개편이었습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병역제도 개편은 아주 복잡한 주제입니다. 인구 감소라는 현실적 여건, 군사·안보전략의 변화, 전시작전권 환수와 한미동맹, 여기에 젠더 이슈까지 더해지는 등 복잡다단한 논의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와 동북아 국제정세, 적정한 병사 복무기간, 여성 징집의 필요성과 타당성, 열악한 군인 처우 상황 등 병역제도 개편에 얽힌 논의가 모두 첨예한 사회적 갈등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 전반의 병역제도 개편 논의는 파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각자가 자기 필요에 따라 이슈를 가져다 활용할 뿐입니다. 논의에 앞뒤가 없고, 방향성도 불분명합니다. 대선 후보들이 토론회에서 이 주제를 다루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낯선 것은 아닙니다. 매번의 선거 때마다 비슷한 모습이 연출되어왔습니다. 예전에는 병역제도 개편의 필요성이 피부에 와닿지 않았기 때문에 갑론을박이 이루어지다 이내 사그라들곤 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필요한 논의를 유예해왔던 것입니다. 2020년대가 되면 인구가 급감하여 현 병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문제 지적이 20여 년 전부터 제기되어왔는데, 논의의 공전 속에 어느새 그때가 도래해버렸습니다. 병역제도 개편을 둘러싼 불안과 갈등이 갈수록 심화 되는 것은 이 이슈를 준비 없이 마주한 탓이 큽니다.
병역제도 개편의 시작이 되는 첫 질문은 ‘우리에게 필요한 병력은 몇 명인가?’여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집단은 거의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국방부와 군도 적정병력의 근거를 명쾌하게 제시하지 못합니다. 국회에 출석해 ‘사회적 합의’에 따라 병역제도 개편을 고민해보겠다던 국방부장관의 발언은 우리 군의 안보 목표가 어떤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방증입니다. 분분한 논의 속에 군은 별다른 고민 없이 현상을 유지하며 장성과 고급 간부들의 밥그릇 지키기에 혈안일 뿐입니다. 감군, 여군 징집만 막으면 된다는 생각에 군에 팽배합니다. 여군이 늘면 여군에게 자리를 뺏기고, 감군하면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적정병력에 대한 답이 도출되면, 병역제도는 필요 병력을 충당하기 위한 방향으로 설계하면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 맨 앞의 질문을 소거하고 병력 충당 방향만을 주장하니 혼란스러운 논의가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이 혼란을 정리해야 합니다. 군인권센터, 나라살림연구소, 참여연대는 본격적인 대선 시즌이 도래하기 전에 논의의 틀을 잡고,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공감하여 올해 초부터 관련한 논의를 이어왔습니다. 각계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병역제도 개편안을 두루 검토하고, 우리가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우리가 던질 질문을 다듬었습니다. 오늘 발표하는 병역제도 개편안은 이렇게 마련되었습니다.
시민사회는 한국군의 목표를 비현실적 북한 안정화 작전이 아닌, 국토방위로 한정하여야 한다고 판단, 2040년을 목표로 30만으로 병력을 감군하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2040년 20세 남성의 수가 10만 명에 불과하다는 점, 그러나 30만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10~15만 명의 병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남녀 지원병 3만 명을 편성하여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합 운영하는 방안도 제시합니다. 군 복무로 인한 사회적 비용, 감군 계획 등을 고려하여 2040년을 목표로 병사의 의무복무 기간을 1년으로 줄이고, 지원병이 부사관으로 이어져 장기 복무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인력 획득 구조 개편도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비효율적인 우리 군의 상부구조를 개혁하고, 군인이 ‘갖고 싶은 직업’이 될 수 있도록 처우와 인권 상황의 획기적 개선도 함께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방향성에 기반하여 적정병력부터 제반 고려사항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논의가 풍부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공론장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병역제도 개편은 국방부에만 맡겨 둘 일이 아닙니다. 군과 관련한 개혁을 국방부에 맡겨 둘 수 없다는 점은 최근 파행으로 마무리 된 국방부 민관군 합동위원회, 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수사 결과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국방부는 병역제도 개편에 있어서도 개혁에 저항하는 집단이지,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집단이 아닙니다. 다음 정부는 유관부처와 시민사회, 학계의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병역제도 개편 준비 기구를 구성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병역제도 개편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이 늦었습니다. 대선 후보들도 설익은 주장으로 병역제도 이슈를 정쟁에 소모해선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