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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여군 창설 69주년, 성폭력 문제 근절과 성평등한 조직 환경이 선행되어야 한다.

작성일: 2019-09-05조회: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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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진정한 여군의 날이 되려면 성폭력 문제 근절과 

성평등한 조직 환경이 선행되어야 한다.


 -  군인권센터 '군성폭력상담소' 창립 100일 및 제 69주년 여군의 날 기념 기자회견 -

 



9월 6일은 여군의 날이자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 설립추진단 발족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여성의 눈으로 군의 역사를 다시 쓰는 작업을 해야 할 여군들과 군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군성폭력상담소로서는 뜻깊은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여군은 1948년 8월 26일 간호장교 31명이 소위로 임관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 중에 역할을 자임했던 여군은 이후 조직적인 지휘체계를 마련하여 각 군에 여군이 배치되고 1997년 공군사관학교에 여생도의 첫 입교를 시작으로 각 군 사관학교에서 여군사관후보생을 배출했습니다. 2002년에는 최초로 간호병과에서 여성장군이, 여군창설 60주년이 되던 2010년에는 전투병과에서 최초의 여성장군이 탄생했습니다. 지난했지만 결국 군대 내에 여성의 입지를 강고히 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2018년 8월 2일 국방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여군 비중 확대 및 근무여건 보장’을 개혁과제로 선정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를 위해 첫째, 여군 비율을 22년 8.8%이상까지 확대하고 둘째, 차별 없이 전 부대로 여군의 보직을 확대하고 셋째, ‘일-가정’ 양립지원 제도를 통해 가족 친화적 조직문화를 조성하고 넷째,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근무여건 조성을 위해 성폭력 예방교육을 확대하고, 성폭력 예방 전담조직을 강화하며 다섯째, 여성 편의시설을 우선 확충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여군들의 성장세와 국방부 보도자료에 비추어 볼 때 대한민국에서 여군의 길은 과장하면 어려움 없는 탄탄대로인 것 같은 착시현상을 줍니다. 하지만 2018년 12월 31일 현재 대한민국 여군은 총 11,393명으로 전체 간부 대비 6.2%로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69년 여군 역사에서 여군 장군은 고작 임기제 준장들만 배출되었을 뿐, 야전 부대 대대장도 2019년이 돼서야 보직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군 야전 사단장이 배출되고도 남았을 시점인데 이제 겨우 한 걸음 뗀 것입니다. 정책은 입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실질적인 집행이 되어야 비로소 그 기능을 다한다고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현실로 인해 여군은 목소리를 내기조차 힘들 정도로 병력 수부터 미미한 수준이며 일선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성차별과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병영문화혁신추진과제 중 지속적 과제로 ’성폭력 근절 종합대책 추진‘을 꼽고 있으며 성폭력 근절을 위해 성범죄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엄중 적용, 묵인·방조·은폐·비호 행위 시 강력 처벌,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 처벌 강화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국방부 또한 성폭력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 과제이며 심각한 인권침해이자 성차별에 근거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긍정적인 지표와 정책 도입에도 불구하고 일선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들립니다. 실제로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를 설립한 이후인 2019년 6월~ 8월 기간 동안의 성폭력 상담을 보면 특히 디지털성폭력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육아 시간 신청 문제 등이 잘 처리 되지 않는 점을 호소하는 상담이 접수되고 있어서 국방부의 일-가정 양립 지원이 일선에서는 지켜지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여건 속에 과연 우수한 여군 인력확보를 통한 강군이 가능할지 의문이 듭니다.

 

특히 국방부가 지속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성폭력 근절 및 예방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는 군성폭력상담소가 지원하는 사건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8년 군사법원에서 진행된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행 사건을 보면 국방부의 성폭력 근절 종합 대책이 무색하기만 합니다. 같은 함정에 근무한 소령과 함장 대령(당시 중령)이 직속 부하인 여군에게 가한 성폭력에 대해 보통군사법원은 각각 징역 10년 형, 8년 형을 선고했지만 고등군사법원은 가해자들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외부와 단절되어 장기간 항해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특수 상황이나 위계질서가 강한 군대 조직문화에서 낮은 계급의 여군이 적극적으로 저항조차 하기 어려운 현실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또한 2017년 찜질방에서 자던 21살 민간인 여성을 성추행한 사건은 피해자가 피해를 감지한 즉시 가해자인 하사(현재 중사)를 잡아서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현행범이었습니다. 하지만 보통군사법원에서는 벌금형 300만원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명령 및 신상정보대상자임을 판시했을 뿐입니다. 고등군사법원은 여자친구가 있는 가해자가 추행할 이유가 없고 더구나 장기선발을 앞둔 시점에서 성추행으로 문제를 일으킬 이유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성폭력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고등군사법원은 해군 사건의 경우에는 가해자의 피해자와 관련한 사건 이전 의무기록 사실조회신청을 받아들였으며 찜질방 사건이 경우에는 피해자에게 사건 당시 가해자의 역할을 해보라며 법정에서 추행 장면을 2번이나 시연하게 했으며 공판 기록에 피해자의 실명 등을 밝혔습니다. 이는 군사법원이 스스로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했을 뿐만 아니라 성폭력특별법에서 보장한 피해자를 위한 보호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것입니다. 국방부에서 아무리 여성친화적인 정책을 제시한다고 해도 군사법원의 사례에서처럼 성인지감수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공판이 진행된다면 모든 것이 공염불이 될 것은 자명합니다.

 

이것은 최근 5년간 성범죄 관련 형사처리 현황을 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4년 전체 형사처리 649 건 중 224건이 불기소처리 되었고 2015년에는 전체 668건 중 208건, 2016년에는 전체 870건 중 341건, 2017년에는 전체 1,021건 중 456건이 불기소 처리되었습니다. 2018년 상반기의 경우 전체 479건 중 122건이 불기소 되었습니다. 성폭력 사건의 경우 불기소율이 여전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소 후에 낮은 형이나 무죄가 선고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과연 군사법원이 성폭력을 근절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한편 피해자 현황을 보면 전체 성폭력이 감소하기는커녕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민간인 피해자 사건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과연 성폭력 예방교육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 것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폭력 예방교육은 횟수보다 강의 내용과 강사의 자질 등이 우선 담보되어야 합니다. 군성폭력상담소를 통해서 들어온 상담들 중에는 지휘 상관이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면서 오히려 성희롱을 일삼거나 여성을 비하한다는 신고가 접수된 경우도 있습니다.

 




여군의 날을 맞아 국방부와 일선 부대들은 말이나 지표만이 아니라 여군들이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고 성평등한 관계 속에서 복무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면밀히 점검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그랬을 때 우수한 여군 인력을 바탕으로 강군을 확립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군성폭력상담소는 여군과 함께 할 것이며 성폭력이 근절되는 그날까지 피해자 지원과 예방 및 정책 마련에 힘을 쓸 것입니다.

 

 

2019년 9월 5일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