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홈 > 알림 > 보도자료

[보도자료] 박찬주 공관병 갑질 사건 불기소이유 공개 및 검찰항고

작성일: 2019-05-09조회: 1064

장군의 갑질은 죄가 되지 않는 나라

- 박찬주 공관병 갑질 사건 불기소이유 공개 및 검찰항고 기자회견문 - 

▶ 박찬주 기소 국민 청원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DtDA8t


 지난 4월 26일, 공관병을 노예처럼 부리다 영창에 수감된 前 육군2작전사령관 박찬주 대장에게 검찰(담당검사: 박기태,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공관병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을 가해 온 박찬주의 부인 전성숙은 폭행과 감금의 죄가 인정되어 기소되었다.


 박찬주는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이래로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과 연일 인터뷰를 진행하며 자신의 무고함을 호소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 개혁의 희생양이 되어 죄도 없이 영창에 구속되어 있었다며 “영창에서 이순신 장군의 심정을 알았다.”고 스스로를 이순신 장군에 견주는가 하면, 갑질은 부덕의 소치라면서도 도리어 피해를 입은 공관병 중 한 명을 거론하며 ‘비행을 저지르다 영창에 간 병사’라며 흠집을 내고 있다. 물의를 일으켜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국민의 공분을 샀던 자가 자숙과 반성은커녕 개선장군이라도 된 마냥 ‘전역사’까지 남기는 모습에 황당함을 금할 수 없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검찰이 작성한 불기소이유서의 내용을 토대로 수사 결과와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사유를 낱낱이 공개하여 결백을 주장하는 박찬주의 말들이 거짓임을 밝히고, 당시 제기된 갑질 혐의들이 수사 과정에서 복수의 피해자 진술을 통해 사실로 드러났음을 알리고자 한다.


1. 박찬주 및 부인의 갑질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검찰은 박찬주와 그 부인으로부터 갑질 피해를 입은 피해자 총 15명을 참고인으로 소환하여 조사하였다. 이 중 병사는 11명이며, 공관 관리병 2명, 공관 조리병 6명, 관용차 운전병 1명, 공관 운전병 2명이다. 간부는 4명으로 전속부관 2명, 공관장 2명이다. 이들은 군검찰 및 검찰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 조사에 응하여 자신이 경험한 갑질 피해를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1) 박찬주와 그 부인의 공동 범행


■ 아들과 그의 친구들을 위한 바비큐 파티 준비, 숙박을 위한 침구 준비, 옷 세탁을 지시 받았다고 10명 진술.

■ 박찬주의 아들을 태워주기 위해 박찬주 개인 소유의 승용차 운전을 지시받았다고 2명 진술.

■ 모과를 따서 모과청을 만들고, 곶감을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7명 진술.

■ 모과 100개를 손질하여 모과청을 만들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2명 진술.

■ 주말에 교회에 나갈 것을 종용 당했다고 4명 진술.

■ 새벽 5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박찬주의 새벽 운동 준비, 식사 준비, 공관 관리를 했다고 6명 진술.

■ 공관병들에게 호출용 손목시계를 채워 수시로 호출하였다고 5명 진술.

■ 위와 같은 갑질 행위를 견디지 못해 1명이 자살시도를 하였다고 1명 진술.


(2) 박찬주의 단독 범행


■ 박찬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2명 진술.

■ 박찬주가 골프연습을 할 때에 공관병에게 골프공을 줍는 일을 시켰다고 9명 진술.

■ 부인에게 순종하지 않자 박찬주가 ‘내 부인은 여단장급’이라 화낸 뒤 1주일 간 GOP로 파견보냈다고 2명 진술.

■ 명절, 생일 등을 전후로 군 간부 및 그 가족으로부터 소고기, 과일박스 등 금품 수수 사실 확인.

■ 부대 골프장 잔디를 교체한 뒤 남은 잔디를 가져다 공관에 깔았다는 사실 확인.

■ 공관에 심은 모과 나무의 모과를 따서 모과청을 만들었다는 진술 확보.


(3) 전성숙(부인)의 단독 범행


■ 음식 준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머니에 대한 욕 등을 들었다고 3명 진술.

■ “미쳤네, 머리는 장식이냐?”등의 폭언을 들었다고 4명 진술.

■ “너 같은 것이 요리사냐? 머리를 뽑아 교체해주고 싶다.”는 폭언을 들었다고 1명 진술.

■ 신발주머니를 던져서 폭행하였다고 1명 진술.

■ 음식 준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부엌칼을 빼앗아 허공에 휘두르고 도마를 내리쳐 질책하였다고 1명 진술.

■ 음식을 집어 던져 폭행하였다고 진술. (기소)

■ 키우던 화분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베란다에 감금하였다고 진술. (기소)

 

 이러한 내용들은 모두 2017년 사건이 폭로될 당시 제기된 바 있는 갑질 의혹으로, 군과 민간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 조사를 통해 확보된 진술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진술들이 복수로 교차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박찬주가 갑질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고, 법리를 교묘하게 적용하여 면죄부를 주었기 때문이다.


2. 박찬주 및 부인의 갑질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논리


 검찰은 참고인 진술을 통해 확인된 박찬주의 갑질이 법리를 따져봤을 때 직권남용, 강요, 가혹행위 어느 것에도 해당 될 수 없다는 논리를 들어 박찬주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피해자들이 입은 갑질 피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구체적 논리는 아래와 같다.


(1) 갑질은 지휘관의 직무에 속하지 않음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가 성립하지 않는다.


 당초 박찬주는 직권남용으로 고발당했다. 그런데 검찰은 박찬주가 저지른 갑질이 제2작전사령관, 육군참모차장, 7군단장의 직무에 속하지 않아 직권남용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결론을 내렸다. 모과청과 곶감을 만들게 하거나, 박찬주 아들의 시중을 들게끔 지시한 것은 ‘군 지휘관’ 박찬주의 직무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갑질은 모두 개인 간에 있었던 사적 지시에 불과하다는 논리다. 


 박찬주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쟁이 나면 공관이 지휘소의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공관병의 업무는 매우 중요한 일이며, 공관이 넓은 이유는 적들이 수류탄을 던져도 집에 못 닿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박찬주의 주장처럼 박찬주가 지휘관이 아니었다면 드넓은 공관을 제공 받거나 일상생활 중에 공관병의 도움을 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박찬주와 공관병의 관계가 지휘관계에 해당하지 않고, 직권을 사용할 수 있는 관계도 아니라는 검찰의 논리는 공관병들을 사설 가사도우미로 상정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논리다. 공관병들은 사설 가사도우미가 아니며,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입대한 존엄한 시민이다. 따라서 직권남용의 성립 여부는 공관병들이 지시 받은 활동들이 군인으로서 보직에 따라 수행해야 할 직무 범위에 포함되는 것인지, 의무 없는 일인지를 하나하나 따져 밝혀야 할 일이다. 그러나 검찰은 피해자의 입장이 아닌 가해자인 박찬주의 입장에서 직무 범위를 따져 직권남용 성립 여부를 결정하는 해괴한 처분을 내렸다.


 설사 검찰의 주장대로 직권남용의 법리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될 경우 공관병들은 박찬주의 지시에 의해 근무 시간 중에 직무와 관계없는 일, 즉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이 되는데 이는 강요에 해당한다. 그러나 검찰은 박찬주가 폭력을 쓰거나 협박을 한 것은 아니라 강요죄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4성 장군이 지위와 권력을 이용하여 공관병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끔 하였는데 직권남용도, 강요도 아니라면 대한민국에서 갑질은 더 이상 죄가 되지 않는다는 어처구니없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2)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충분히 가혹하게 부과되지 않았으니 ‘가혹행위’라 볼 수 없다.


 검찰은 폭언과 욕설을 밥먹듯이 하고, 새벽 5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종일 노동을 시키고, 딱딱한 모과를 100개나 썰어 모과청을 만들게끔 하는 일 등이 ‘다소 부당’하다고 볼 수는 있지만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가혹하게 부과되었다고 볼 수 없어 군형법 상 가혹행위의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피해자들은 모과를 썰다 손이 다 까져 빨개지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저렸지만 박찬주 부인으로부터 폭언, 폭행을 당할 것이 두려워 꾹 참고 모과청을 다 만들었다고 피해를 호소했고, 과도한 노동으로 인해 주방에 쭈그려 앉아 쪽잠을 잤다는 이야기도 남겼다. 그러나 검찰은 피해자가 겪은 고통의 정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사법부의 판단도 구하지 않았다. 검찰의 관점에서는 피해자들이 얼마나 더 가혹한 고통을 겪어야 ‘가혹행위’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인가? 일반 국민의 상식과는 동떨어진 관점으로 가해자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있는 검찰이 시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3) 일부 인원이 괜찮다고 진술했기 때문이 갑질이라 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검찰은 다수의 피해자 진술을 확보해놓고, 그 중 1명의 진술 방향이 다른 이들과 다르면 해당 내용을 갑질이라 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주말에 교회에 나갈 것을 지시 받았다는 인원은 5명이었는데, 이 중 1명은 자발적으로 교회에 출석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그렇다면 4명은 교회 출석을 강요받았다는 이야기인데 검찰은 불기소이유서에 1명의 사례를 이유로 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실제 군인권센터와의 면담 과정에서 교회에 나갈 것을 요구 받은 공관병 중에는 불교신자도 있었다. 


 손목 호출벨 사용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검찰은 일부 공관병들이 호출벨로 인해 생활이 더 편해졌다고 진술하였다며 호출벨 사용이 갑질이라 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내막은 이와 다르다. 원래 박찬주가 7군단장을 역임하던 시절 공관병들에게 전자팔찌를 착용시킨 경위는 박찬주의 부인이 공관 밖에서 일하고 있는 공관병들을 공관 안에서 소리를 질러 부르고, 빨리 오지 못하면 폭언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이를 딱하게 여긴 전속부관이 공관병들에게 전자팔찌를 착용시킨 것이다. 때문에 7군단에서 공관병으로 복무하던 피해자들은 전자팔찌을 통해 이전보다 박찬주 부인으로부터 듣는 폭언의 정도가 줄어들어 그나마 생활이 편리해졌다고 진술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 복무한 공관병들은 시도 때도 없이 눌러대는 호출벨로 인해 화장실 가는 것조차 부담스러웠다고 진술하였다. 검찰은 앞뒤 맥락을 다 자르고 가해자들에게 유리하게끔 증언을 구성한 채 불공정한 수사 결과를 내놓은 셈이다.


(4) 자살 시도는 15살 때 앓은 우울증 때문일 수도 있다.


 검찰은 박찬주와 그 부인의 갑질에 스트레스를 못이겨 자살 시도에까지 이르렀다는 피해자가 ‘15살 때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는 이유로 자살시도와 갑질의 연관성에 대해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우울증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자살 시도에 대한 이유를 규명할 생각조차 않은 것이다. 


 당시 해당 공관병은 박찬주의 부인으로부터 물건을 하나 찾아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물건은 전에 살던 공관에 두고 온 물건이었고, 공관병은 당연히 이를 찾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박찬주의 부인은 도리어 공관병에게 화를 내며 반드시 찾아내라고 소리를 질렀다. 떠밀려 창고로 들어가 물건을 찾던 공관병은 결국 물건을 찾지 못했는데 박찬주 부인으로부터 듣게 될 모욕과 폭언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그대로 창고에서 자살 시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우울증을 앓는다고 하여 아무 때나 자살 시도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정신질환에 대한 전형적인 잘못된 인식이다. 그러나 검찰은 박찬주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피해자의 예전 병력까지 끄집어 내 물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5) GOP에 공관병을 파견한 것은 법적 근거가 없어 직권남용이 아니고, ‘교육 효과’도 있다.


 검찰은 박찬주가 육군참모차장 재직 당시 공관병들이 부인에게 순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 부인은 여단장급이다.”라고 훈계하며 1주일 간 교대로 공관병들을 GOP에 보내버린 일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박찬주가 GOP에 공관병을 파견한 것은 규정에도 들어맞지 않고, 법적 근거도 없다. 군인의 파견은 ‘국방 인사 관리 훈령’에 따라 정해진 기준에 해당할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찬주는 단지 전방에서 고생 좀 해야 한다는 이유로 문서 한 장 남기지 않고 구두 지시로 공관병들을 GOP에 보내버렸다. 그가 육군참모차장이라는 고위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검찰은 파견이 법이 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육군참모차장의 직무 수행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보고 이에 대한 직권남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GOP 파견은 공관에서 근무하는 공관병들에게 전쟁의 위험, 전방 군기태세 등을 교육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접경지역 경계근무가 관계 직무 교육도 받아본 적 없는 공관병들이 ‘병영 체험’하듯 경험하고 올 수 있는 일인가?  군대는 장군님의 놀이터가 아니다. 화가 났다는 이유로 휘하의 병사들을 제멋대로 전방에 유배 보내는 무책임한 지휘 행태를 두고 교육 효과를 운운하는 검찰의 인식에 탄식을 금할 수 없다. 


(6) 장군은 공관 모과나무에 달린 모과의 사용 수익권을 가지고 있다.


 박찬주는 공관병들을 시켜 공관 모과나무에 달린 모과를 채취하여 모과청을 담그게 한 뒤 전임 사령관들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검찰은 박찬주가 임의로 공관 모과나무에 달린 모과를 따게 한 것은 절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공관 사용은 무상임대차에 준하는 법률관계가 적용되는 바, 임차목적물인 공관에 부합된 모과나무의 사용, 수익권도 박찬주에게 있다는 황당한 논리 때문이다. 


 영창에 갇혀 이순신 장군의 심정을 이해했다는 박찬주를 위해 한 가지 일화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영에 속해 있는 ‘발포’지역에서 만호라는 벼슬을 하고 있을 때였다. 직속상관인 전라좌수사 성박이 딸을 시집보내는데 거문고를 만들어 주려한다며 이순신이 있는 만호 공관의 오동나무를 베어오라고 하였다. 이 말을 전해들은 이순신은 나라가 위급한 시기에 전함을 만들어도 모자랄 판에 풍류를 즐기기 위한 거문고를 만들려고 오동나무를 베어오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여 “관아의 오동나무는 나라의 것이다.”며 거절했고, 이 같이 원칙을 지킨 청렴한 결정은 오히려 파직으로 돌아왔다.」


 군인은 외적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사람이다. 휘하 병사들을 시켜 집 안 과일 나무에서 과일을 다 따다가 선물을 만들게끔 한 이가 스스로를 일생을 청렴결백하게 살며 나라를 누란의 위기에서 구한 위인에 비긴다니 참으로 낯 뜨거운 일이다. 공관병들을 노비처럼 부려 모과를 딴 박찬주나, 이를 두고 사용수익권, 주물, 종물 관계를 운운하는 검사나 오십보백보가 아닐 수 없다.  


(7) 부대 잔디를 가져다 부대 내 공관에 골프장을 만든 것은 횡령이라 볼 수 없다.


 박찬주는 부대 골프장의 잔디를 교체하고 남은 잔디를 공관에 가져다 미니 골프장을 만들었다. 검찰은 잔디를 가져다 깐 것이지 골프장을 만든 것은 아니라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하지만, 박찬주가 여기서 골프연습을 하고 공관병들에게 골프공을 줍게 한 일은 복수의 참고인 진술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그런데 검찰은 잔디도 부대 것이고, 공관도 부대 자산이니 골프장에 쓰려고 구매한 잔디를 공관에 가져다 깔아도 그것은 박찬주 개인의 소유가 되는 것이 아니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검찰의 논리대로라면 부대 안에 있는 물건을 구매 목적과 사용 용도에 관계없이 죄다 장군 공관에 옮겨 놓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앞서 소개한 모과 사례와도 논리가 상충된다. 공관이 국가의 자산이기 때문에 부대 잔디를 그곳에 옮겨다 깔면 박찬주의 것이 아니라 국가의 것이 됨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정작 공관에 열린 과실나무의 열매는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소유권이 있다고 하니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인 것이다.


(8) 금품은 받았지만 김영란법 시행 이전이라 죄가 되지 않는다.


 군에서 장군의 이사, 김장 등에 간부들의 가족이 동원되고, 간부들은 환심을 사기 위해 장군이나 그 부인에게 사시사철 선물 공세를 펼친다는 악습은 유명하다. 검찰은 박찬주가 군 간부 및 가족들로부터 명절, 생일에 소고기, 과일박스 등의 금품을 다량 수수했다는 점을 확인했으나, 단지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이전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9) 처벌 불원


 공관병 2명이 박찬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하였고, 다수의 공관병들이 박찬주의 부인으로부터 폭행당하거나 모욕당했다고 진술하였으나 검찰은 피해자들이 폭행에 대해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모욕에 대해 직접 고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폭행 3건, 모욕 4건)


 이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은 것은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보인 문제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검찰에서 2017년에만 2번이나 같은 내용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첫 조사 이후 군검찰이 큰 고민 없이 박찬주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려 했고, 여론의 공분을 사자 다시 이를 철회한 뒤 수사팀을 교체한 일이 있었다. 그러자 교체된 수사팀은 또 피해자들을 다 소환하여 똑같은 형식의 피해자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박찬주가 전역하여 민간인 신분이 되어 사건이 민간검찰로 이첩되었는데 이후 민간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피해자들이 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다. 이런 식으로 군검찰과 검찰이 사건을 질질 끈 것이 장장 2년이 다되어 간다. 피해 사실을 반복적으로 진술하는 것도 고된 일이지만, 대부분 생업을 갖고 있거나 학업을 수행 중인 피해자들이 계속 시간을 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박찬주가 폭행죄로 기소될 경우 이후에도 계속 수사를 받거나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은 피해자들은 장기간의 수사에 질려버린 나머지 처벌불원을 낸 경우가 많다. 

(10) ‘공관 냉장고 절도 혐의’에 대하여 남은 의혹


 2017년 갑질 논란 당시 박찬주가 7군단장 재직 후 육군참모차장으로 옮겨가면서 공관에 있는 냉장고 7대를 모두 가지고 갔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실무자의 제보로 인해 확인되고, 당시 이사를 돕던 공관병에 의해 증언 된 의혹에 대해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공관 냉장고 7대 중 3대는 박찬주가 직접 구매한 것으로 개인 소유임이 입증되었다. 그런데 나머지 4대는 현재 공관 비품으로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혐의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는 취지다. 


 그런데 당시 군인권센터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박찬주가 군단장 재직 시절 자기 소유의 냉장고를 제외하고 공관 비품 구매 목적으로 준비되어 있는 예산을 모두 사용하여 냉장고를 추가 구매했는데, 이 때 구매한 공관 냉장고와 원래 있던 공관 냉장고를 모두 가지고 가버려, 공관에 남은 냉장고가 한 개도 없었다고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후임 군단장으로 부임한 장재환 중장은 공관에서 사용할 냉장고가 없어 부랴부랴 장병 복지비를 전용하여 냉장고를 갖추기까지 하였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냉장고를 반출한 박찬주와, 사용해서는 안되는 돈으로 냉장고를 구매한 후임 군단장에 대한 제보 내용으로 볼 때, 후임 군단장이 새로 구매한 냉장고는 장부상에서 박찬주가 이전에 구매한 냉장고로 조작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다.  이처럼 피해자 진술을 통해 박찬주의 갑질이 사실로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갖가지 해괴한 법리를 동원하여 박찬주를 재판정에도 세우지 않았다. 당초 군인권센터는 고발인 조사 과정에서 직권남용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기존의 판례는 불기소이유에 나오는 것처럼 직권남용을 매우 한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갑질을 저질러도 직권남용은 적용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이명희, 조현아, 조현민 등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사례와 최순실 등의 행태가 드러나며 갑질에 대한 국민들의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이 때에, 국민의 인권 보호에 앞장서야 할 검찰이 새로운 판례를 만들기 위해 박찬주를 법정에 세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검찰은 박찬주를 법정에도 세우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철저히 박찬주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봤다. 불기소이유서 어디에도 공관병들이 호소한 피해에 대한 입장은 드러나지 않는다. 내용만 보면 박찬주의 변론요지서나 다름이 없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입대하였다가 노예 취급을 받으며 살았던 공관병들의 피해는 누가 보상할 것인가? 검찰의 판단에 따르면 앞으로 군인들은 상관의 지시로 과일청을 만들고, 주말마다 차출되어 개인 운전수 노릇을 하고, 상관의 자식과 부인도 상관이라 생각하고 밥 해주고, 빨래도 해주며 살아도 부당한 일이라 호소할 곳이 없다. 최근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우려를 표하며 국민의 기본권이 걱정된다고 하였는데, 정작 우리 역사에서 국민들이 근심해 온 것은 검찰의 저급한 인권 의식이었다. 검찰이 언제부터 인권을 신경쓰며 국민들의 기본권을 챙겨왔는가? 수사권 조정 뿐 아니라 기소독점주의 타파를 통해 국민의 인식과 동떨어진 법리 해석으로 인권침해 가해자의 변호인 노릇을 하는 검찰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


 박찬주의 행태는 갈수록 가관이다. 언론 인터뷰에서 ‘경험이 부족한’ 非육사 출신들이 군 지휘부를 차지하고 있어 군심이 결집되지 않고 분열되었으며 서열은 ‘개족보’가 되었다는 말을 하는가하면, 군인권센터에 병사들이 지휘관의 비위를 고발하는 풍조가 만연해 지휘관의 행동이 위축된다며 인권침해 피해를 호소하는 병사들을 독립군에 잠입한 일제의 밀정에 비유하기도 했다. 존경하는 선배 군인은 참군인 김관진이라 하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사찰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 자살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백합 같은 인품과 샛별같은 지성의 소유자라 추켜세웠다. 비뚤어진 육사 특권의식, 인권에 대한 왜곡된 인식, 적폐 세력에 대한 옹호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데가 없다. 이런 자가 4성 장군으로 우리 군을 이끌어 왔기 때문에 국군 장병의 인권과 처우가 처참했던 것이다.  사람은 부끄러움을 아는 동물이라고 한다. 자신으로 인해 고초를 겪은 수많은 피해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수사기관에 직접 출석하여 피해 사실을 진술했고, 개중에는 폭행 피해를 당한 사람도 있는데 육군 대장을 지낸 자가 한 마디 반성도 없이 결백을 주장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군인권센터는 박찬주와 그 부인의 갑질 혐의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 항고할 예정이다. 반드시 박찬주를 법정에 세워 숱한 갑질 행위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박찬주는 매월 500만원에 달하는 군인연금을 수령하고 살게 된다. 사망 후에는 현충원에도 묻힌다. 시민의 기본권을 짓밟고, 군인의 명예에 먹칠을 해놓고도 파렴치하게 부끄러워 할 줄도 모르는 이가 국민의 혈세로 여생을 보내고,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박찬주의 국립묘지 안장과 연금 수령을 막기 위해서는 기소되어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게 해야 한다. 군인권센터는 갑질에 대해 기소를 청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진행할 계획이다. 지위를 이용해 다른 이들의 인격을 짓밟아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남길 수 있게끔 검찰의 전향적인 판단을 촉구한다. 


[첨부. 박찬주, 전성숙 검찰 불기소이유서]


2019. 05. 09.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