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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세월호 민간인 사찰 지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구속영장 기각 비판 논평

작성일: 2018-12-04조회: 126

이현령비현령으로 구속영장 발부하는 사법부를 규탄한다

- 세월호 민간인 사찰 지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구속영장 기각 비판 논평 -

 

지난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언학 영장전담 부장 판사)이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과 김대열 전 기무사 참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재수는 기무사 세월호 유가족 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2014년 당시 기무사는 이재수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에 대응하고자 하는 목적으로‘세월호 TF’를 구성하였고, TF장은 참모장이었던 김대열이 맡았다.

 

TF는 진도 현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의 정치 성향, 가족 관계, TV 시청 내용, 음주 실태 등을 낱낱이 사찰하는가 하면, 안산에서는 유가족은 물론, 생존자 학생들의 동정 파악, 이들의 직업과 정치 성향, 심지어는 중고 거래 내역 등까지 사찰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이들은 사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통치권 보필’이란 미명 하에 ‘세월호 실종자 수장 계획’ 등을 세워 청와대에 보고하기도 했다. 간첩을 잡아야 할 군 정보기관이 슬픔에 빠진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적’으로 상정하고 조직적인 첩보 작전을 벌인 것이다.

 

이재수는 기무사의 천인공노할 범죄가 세상에 밝혀진 이래 검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지속해 오고 있다. 그는 11월 27일 검찰에 출석하며 기자들에게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우리 부대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임무수행을 했다.”며 불법행위를 지시한 사실을 부인하는가 하면, 동시에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과 관련해) 부대를 지휘했던 지휘관으로서 이런 일이 발생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체이탈 발언을 일삼기도 하였다. 영장실질심사 출석 시에도 지난 일에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 답했다.

 

법원은 관련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재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세월호TF는 부여 받은 임무 자체가 기무사의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불법 조직이다. 당연히 비밀스럽게 운영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행위 주체 간에 말을 맞춰버리면 범죄의 책임 소재를 추궁하기가 쉽지 않은 사안이다. 사령관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증거 인멸의 가능성은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증거가 확보된 상황에서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면 구속 요건에 부합한다.

 

뿐만 아니라 진도와 안산에서 일선 부대 지휘를 맡았던 소강원 당시 610부대장, 김병철 당시 310부대장 등 3명은 이미‘군 특별수사단’에 의해 구속 기소 된 상태다. 이재수는 세월호 유가족 사찰을 직접 지시한 지휘관이다. 지시를 따른 부하들은 모두 구속되어있는데 정작 불법행위 지시의 정점에 있는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수사 경과에 비춰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판단 역시 문제가 있다. 지난 11월 29일, 법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승용차에 화염병을 던진 남성을 구속하며 ‘범행 내용, 범죄 중대성에 비춰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혐의를 부인하는 이재수는 검찰에 출석 한 번 했다는 이유로 범행 내용과 중대성에 비춰 도주의 우려가 없는 것인가? 법이 이중 잣대를 들고 일관성 없는 판단을 내리는 상황에서 팽배한 사법 불신은 절대 해소 될 수 없다.

군인의 민간인 사찰은 2014년 당시에도 엄연히 금지되어 있던 불법 행위다. 그럼에도 기무사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법을 비웃고 버젓이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생존자들을 사찰하며 보고서까지 남겨뒀다. 박근혜 청와대는 이런 기무사를 두고‘중앙집권적이고 일사분란한 최고의 부대’라며 칭찬 했다고 한다. 이런 자들을 엄벌에 처하지 않는 한 군은 언제 건 상황과 여건이 갖추어 질 때 또 다시 정치 현안에 개입하려 들 것이다.

 

애초부터 군 특별수사단은 세월호 민간인 사찰에 개입한 대령 이하의 실무자들을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 지시를 따랐다는 명분으로 면죄부를 준 것이다. 이들은 기무사에서 육·해·공 각 부대로 원대복귀 되었을 뿐이다. 그마저도 기무사 간부들은 원대복귀가 마치 대단한 처벌을 받은 것인 마냥 청와대 국민청원, 언론 등에 억울함을 호소하다 국민적 빈축을 사기도 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수사가 진행되었던 계엄령 문건 사태의 책임자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미국에 도피 중이라는 이유로 수사가 중단되어버렸다. 실무자는 실무자라는 이유로 재판정에 세우지 않고, 해외로 도주한 범죄자는 잡아오지도 못하고, 불법행위의 지시자는 관련자들과 말을 맞추며 자유롭게 활보하고 다니는 상황에서 무슨 수로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고 군인의 정치개입을 막겠다는 말인가.

 

잇단 파문으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매우 크다. 사법부가 진실과 정의에는 관심이 없으면서, 이중 잣대를 들고 일관성 없는 판단을 내리는 상황에서 팽배한 불신은 절대 해소 될 수 없다. 이재수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세월호 민간인 사찰 사건 수사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이에 대한 책임 역시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2018. 12. 4.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