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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8/13 자 육군 반박문에 대한 ‘박태인 훈련병 유가족 입장문’

작성일: 2024-08-14조회: 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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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8/13 자 육군 반박문에 대한 ‘박태인 훈련병 유가족 입장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님께 드립니다.

유가족은 근 2달여간 군 당국의 수사를 지켜보았으나, 오늘의 이 사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기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육군이 어떻게 또 우리에게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단 말입니까? 도대체 육군수사단은 우리 박태인 일병의 천인공노 할 사망 사건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기에 망자와 부모형제, 그리고 그 뜻을 대리하는 법률대리인 앞에서 본래 목적인 수사 보고와 동떨어진 시비를 걸고, 말싸움을 이어가며 일방적으로 회의실을 공포 분위기로 만들 수 있습니까?

수사를 맡은 육군 3광역수사단 32지구수사대장 김 중령은 수사설명회 도중 유가족이 직접 요청한 보강수사 요청과 기록에 담긴 사실과 다른 부적절한 내용 삭제 요청 등은 안중에도 없이 일방적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욕까지 하고 나가버렸습니다. 불편한 몸과 마음을 부여잡고 먼 길 찾아간 유가족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였을 뿐더러, 그 자리가 무엇을 위해 마련된 수사설명회인지 본질을 망각한 게 아니라면 이걸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어제 뉴스에 보도 된 내용이 다가 아닙니다. 저희가 다 보고 있는데 수사설명회 참고를 위해 나누어 준 자료를 회수한답시고 거칠게 빼앗아 던지는 행위까지 하였습니다. 언론에 보낸 해명자료에서 ‘혼잣말’이었다고 변명을 했던데 한참 성질을 내다가 나가면서 유가족과 변호사사무실 직원들까지 다 들을 정도로 보란 듯이 비속어를 하는 것이 혼잣말이 될 수 있습니까? 녹음파일까지 다 있는데 국민들 앞에 부끄럽지도 않으신지요. 

유가족의 의사를 전달하는 법률대리인으로서 아직 군사경찰이 수사해줘야 할 것이 더 남아 있으니 ‘기록 송부’를 아직 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하고, 또 수사가 미진하지 않느냐고 말했던 것이 그렇게 화가 날 일이라는 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해명자료에서 ‘법률대리인에게 필요한 조치’를 한다고도 하던데 법률대리인이 유가족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 말고 무슨 일을 했습니까? 유가족이 무언가 요구하는 것은 벌 받아야 할 잘못이라는 말인지요. 

‘군검찰로의 기록 송부는 행정절차고 수사를 최종 종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하던데 기록을 보내면 군사경찰 단계에서의 수사는 마무리 되었다는 얘기고, 군검찰 지휘에 따라 변사사건수사는 종결된다는 건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법적인 문제를 잘 모를 거라 생각해서 이러는 것인지요. 

육군참모총장님,

방문 열면 고개 돌려 미소 짓던 박태인 일병은 대한민국의 청년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했다가 지휘관의 범죄행위로 인해 죽임 당했으며, 유가족 된 우리는 평생에 걸쳐 이 아픔을 겪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아들 죽음의 원인을 수사하던 육군수사단에게조차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합니까? 

장례식 때 직접 찾아오셔서 유가족과 친족들에게 하신 말씀 잊지 않으셨지요?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故 박태인 일병의 명예회복을 약속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것도 아니고, 불과 석 달이 채 안되었습니다. 

지휘체계가 생명인 군대에서 천하보다 귀한 생명이 죽었는데 책임지는 육군수뇌부, 지휘관 한 사람 없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육군이 진정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면 “할 만큼 했다” 식의 설명으로 수사를 종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육군 수사대 또한 손도 못 대고 있는 수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곳저곳 들르다 적절한 병원으로의 후송이 늦어진 상황과, 사고 발생 직후 의무헬기가 뜨지 않은 이유 (육군수사단은 유가족이 속초의료원에 있던 박태인 일병을 강릉아산병원으로 전원 해달라고 요구한 것처럼 수사결과를 만들고 후송 문제를 일단락 지었지만 저희는 그런 적이 없습니다. 저희는 여러 번 헬기 후송을 요구했고, 군에서 먼저 전화를 걸어와 강릉아산병원 이송이 어떻겠냐고 권해서 먼 곳에서 현장 상황, 환자 상황, 병원 규모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던 유가족으로서는 ‘현장에서 그렇게 판단했다면 따르겠지만 그 결과는 국가가 책임지라’는 말을 똑똑히 녹취로 남겨두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질 것 같아서 그랬는데 정말 ‘아니나 다를까’입니다)를 밝혀달라고 했더니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로부터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사를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유가족에게 검찰 쪽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받아달라는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수사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게 맞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그 외에도 이번에 이루어진 수사설명회는 이전에 있었던 수사설명회 내용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고, 저희가 지난번에 물어봤던 내용에 대해서도 제대로 규명된 게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대대장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한 설명 정도가 추가되었는데 그마저도 직무유기를 적용 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유가족은 그동안 중대장에 의해 규정에 어긋난 얼차려가 분명 자행되었을 것인데, 대대장과 같은 상급 지휘관들이 어떤 조치를 취해왔는지, 알면서도 방관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보강수사를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수사대장은 유가족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본인 역시 ‘의심은 간다’고 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수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였습니다. 그냥 대놓고 넘어갈 생각이 아니라면 수사가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달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육군참모총장님!

말로만 철저한 진상규명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외부와 단절된 군대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 수사에서는 오히려 “무엇을 더 수사해 드릴까요?”는 못할 망정, 국가를 위해 험한 군대에 자식을 맡긴 유족의 동의와 함께 종결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우 아니겠습니까? 아들의 죽음을 막지 못한 책임 있는 군 입장에서 최소한 ‘유가족’이라는 고난의 의미를 헤아리신다면 말입니다.

육군은 유가족을 기만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고, 이러한 불미스런 사태에 대해서 책임자에게 책임을 똑똑히 묻고, 진정성 있는 사죄와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구하는 바입니다.

그 날 장례식장에서 총장님이 태인이 영정 앞에 고개 숙여 애도해 주신 그 진심을 믿고 부탁 말씀을 가름합니다.

 

2024. 8. 13.

육군 12사단 고 박태인 훈련병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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