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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육군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작성일: 2024-06-04조회: 1542

※ 조선미디어그룹, 채널A, 아시아경제, 한국경제의 본 보도자료 인용을 불허합니다.

육군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보도자료

육군 12사단에서 입대 9일차 훈련병에게 가혹한 얼차려를 부여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 대하여 군인권센터와 현역 장병 부모님 300여 명이 온라인상에서 자발적으로 결성한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와 함께 규탄과 진상규명 촉구의 뜻을 전하는 기자회견을 2024년 6월 4일, 금일 국방부 앞에서 진행하였습니다.

각 발언자 발언문 전문은 첨부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 현장 발언자 :

 - 김기철(2022년 육군12사단 고 김상현 이병 사망 사건 유가족, 김상현 이병 아버지)

 - 현/전역 병사 부모님(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 병사에게 불이익이 가해질 것이 우려되어 익명으로 진행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기자회견문]

 

믿고 맡긴 우리 자식, 언제까지 죽일 것인가?

- 육군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문-

 

지난 5월23일, 육군12사단에서 간부에 의해 얼차려를 빙자한 가혹행위를 당한 훈련병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25일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연이어 장병들이 목숨을 잃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고 물 속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게 해 한 청춘의 꿈을 꺾었던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으로부터1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엔 바뀐 것이 없다. 여전히 군인들을 쓰다 버리는 소모품으로 취급할 뿐이다.

이 사건의 성격은 명확하다. 12사단 신병교육대 간부들이 입대9일차 훈련병6명에게 가혹행위를 저질렀고, 그 중 한 명이 사망했다. 살인죄, 상해치사죄, 업무상과실치사죄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법리를 따지는 것은 둘째 문제다. 일단 수사기관은 가혹행위와 사망에 책임이 있는 중대장, 부중대장 등을 신속히 수사하고, 신변 확보에 애로사항이 있다고 판단되면 즉시 구속수사에 돌입하는 것이 우선 임무다.

그런데 아직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하지 않았다던 경찰은 혐의자들을 입건조차 하지 않은 상태로 가혹행위 피해자 훈련병부터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뒤 ‘사망 훈련병의 건강 상태를 간부에게 보고한 훈련병이 없다’는 해괴한 얘기부터 언론에 흘렸다. 진위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의도성이 다분한 물타기다. 같이 얼차려 받는 동기가 고인의 건강 상태를 보고하지 않았으면 훈련병 건강상태를 체크하지 않고 규정에도 없는 가혹한 얼차려를 지시, 집행해 사람을 죽인 간부들의 책임이 줄거나 사라진단 말인가? 본질을 흐리고 지엽적이고 디테일한 제보들의 진위규명에 포커스를 맞춰 여론을 호도하고 사안을 ‘진실공방’으로 몰고가려는 저열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때맞춰 정부와 여당은 당정협의의 결과로 대책을 세운답시고 전국 신병교육기관 전수조사, 군기훈련 매뉴얼 하달, 교육 등을 실시하겠다며 요란을 피우고 있다. 그러나 이미 얼차려의 방법과 종류가 각 군 규정에 상세히 정해져 있고, 아픈 사람을 혹사 시키거나, 죽음에 이를 때까지 가혹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명제는 굳이 교육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이다. 정말 이 일이 매뉴얼과 교육의 부재로 발생했다고 믿는 것인가? 당정은 연 이은 장병들의 죽음에 국민의 분노가 거세지자 책임을 피하고자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진상규명보다 사안 축소와 책임 회피에 관심있는 국가와 수사기관이 끝없이 반복되는 군인 사망 사건을 방조하고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사건 은폐·축소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과 군에 자녀를 보낸 부모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얕은 수로 책임을 줄여보려는 시도를 즉시 중단하라. 확실한 재발방지대책은 분명한 진상규명에서 출발한다. 경찰은 언론플레이를 중단하고 가해자들의 신변부터 확보한 뒤 부대 관련자, 의료기관 등을 상대로 면밀한 수사에 나서야 할 것이다. 진상규명 없는 재발방지는 허상에 불과하다.

  •  훈련 아닌 가혹행위다! 12사단 가혹행위 사망사건 규탄한다!
  •  반복되는 사망사건 반성없는 국방부를 규탄한다!
  •  정부와 경찰은 물타기 시도 중단하라!
  •  은폐축소 어림없다 진상규명 착수하라!
  •  강제수사 착수하고 가해자를 엄단하라!

2024. 6. 4.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발언문] 고 김상현 이병 아버지 김기철 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난 2022년 육군 12사단에서 세상을 떠난 김상현 이병의 아버지 김기철입니다. 우리 상현이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12사단에서 아들 한 명이 또 가혹한 얼차려를 받다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저희 아들은 그 신병교육대를 나와서 12사단 GOP로 자대배치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휘관은 규정에 정해진 GOP 투입 전 교육도 실시하지 않고 아들을 근무에 투입시켰고, 현장 간부들과 선임병들은 신병이 아무것도 모른다며 괴롭혔습니다. 사망한 뒤에는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게 문제가 될 것 같으니 하지도 않은 교육을 했다고 서류를 조작했습니다. 혹시나 싶어 당시 근무표를 받아보니 저희 아들은 죽은 다음 날에도 근무에 투입되었다고 작성되어있더군요. 사고 발생 직후 응급조치는 제대로 했는지 보려고 119 출동일지를 받았더니 절차 운운하며 구급차를 부대 문 앞에 10분이나 세워놨더군요.

 

더 어이없는 건 이 모든 기막힌 사실을 군에서 알려준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가 군인권센터와 함께 하나하나 정보공개청구하고, 또 청구하고, 여기저기 샅샅이 뒤져서 찾아낸 것들입니다. 정보공개청구 한다고 그냥 주지도 않습니다. 뭐라도 하나 숨겨보려고 가리고, 빼고 갖은 수를 씁니다. 가만히 있었으면 아마 이런 일들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것입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아들이 세상을 떠나고 1년이 훌쩍 지나고 나서야 일부 가해자들과 간부들이 재판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법원에 가서 보면 기도 안찹니다. 자기들끼리도 서로 살려고 책임을 떠넘기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상현이 일이 있고 나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끔 정말 많이 노력했다고 합니다. 노력의 결과가 이런 것인가요. 이런 소식 들을 때마다 허탈합니다. 아들을 잃었는데 그게 아무런 변화조차 가져오지 못한 게 아닌가 싶어 너무 허탈합니다.

 

애써서 자식 키워 보냈더니 싸늘한 주검으로 돌려 보낸 것 말고 국가가 우리 부모들을 위해 대체 뭘 해줬습니까? 아이들 힘들 때 신경써줬습니까? 사건사고를 막아줬습니까? 사건의 진실을 밝혀줬습니까? 아니면 예우라도 제대로 해줬습니까? 선임병들 괴롭힘으로 사망한 우리 아들은 육군이 아직도 순직인지 아닌지를 결정해주질 않아서 1년 6개월째 국군수도병원 차가운 냉동고에 얼려진 상태로 놓여있습니다. 국가가 우리 부모들 마음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렇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뿐입니까. 우리 아들 떠난 뒤로도 자살미수 사건이 있었고 사망사건도 또 있었습니다만 그 사이 사단장으로 있던 사람은 좋은 자리로 진급해서 영전까지 했습니다. 이래놓고 무슨 염치로 자꾸 자식들을 군대로 보내라고 통지서 쪼가리를 집집마다 보내는 것입니까?

 

정부와 여당이 무슨 대책이란 걸 세운답시고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하고, 매뉴얼을 만들어서 보낸다고 하고, 간부들 교육을 시킨다고 하던데 다 소용 없는 얘기입니다. 여기 계신 다른 유가족 분들도 공감하실 것입니다. 일터질 때마다 매뉴얼 만들고, 규정 만들고, 조사하고, 교육하고 맨날 똑같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여론이 안좋으니 뭐라도 하는 척하는 것입니다. 매뉴얼이 없고 규정이 없고 교육을 못받아서 사람이 죽을 때까지 뺑뺑이 돌린답니까? 그게 아니고 매번 사건 터질 때마다 벌 받을 사람 벌 안주고, 진실 밝히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거란 식으로,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니까 다들 사람 목숨 귀한 줄 모르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또 그러려는 것 같은데 이게 바로 다음 죽음을 예고하는 거나 다름 없는 행태입니다.

 

얼마 전 부모된 마음으로 12사단 훈련병 장례식장을 다녀왔습니다. 부모님들께 위로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 나라는 유가족에게 아들을 떠나보내고 슬퍼할 틈도 허락하질 않습니다. 사건이 생기면 그 날부터 나라를 상대로 싸워야 하니까요. 부모가 이 악물지 않으면 아들의 한조차 풀어줄 수 없으니까요. 벌써 뉴스 나오는 것들을 보니 걱정이 큽니다.

 

우리 부모들,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만만하지 않습니다. 군대라고 있는 걸 유지라도 하고 싶으면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고 넘어가겠다는 생각부터 버리길 바랍니다. 숨기고 감출 생각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사하고 책임 있는 만큼 벌 주고, 우리 아이들 좀 그만 죽이십시오.

 

 

[발언문] 육군 12사단 훈련병 아버지

 

후회됩니다. 왜 내가 아들에게 얼른 군대 다녀오라고 말했나, 죽을 때까지 그럴 것 같습니다.

 

능력 있는 부모였으면 이런 나라인 줄 알았다면 군대도 안 보냈을텐데 후회됩니다. 우리 아들 얼굴 처음 보는 수료식에서 어떻게 아들의 얼굴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이라도 데려오고 싶습니다. 내가 부모로서 해줄 게 없다는 현실이,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고통은 우리가 받아야 하는 이 현실에 눈물이 납니다.

 

매일 아들의 방에 들어가 청소하고 정리하면 아들의 냄새가 납니다. 주말에 엄마와 통화한 아들이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아직까지도 17개월이나 남은 하루가 천년 같은 시간입니다. 나이 오십 넘어 일할때에는 시간이 그렇게 빠르게 가더니 지금은 날씨가 좋아도 좋은 줄 모르고 맛있는 걸 먹어도 맛있는 줄 모릅니다.

 

군대에 아들을 보내기 전 우리 가족은 참 재미있게 살았습니다. 자식들 용돈 주는 즐거움으로 술 먹는 돈 아까워하고 친구도 안 만나서 그렇게 아낀 돈 아이들한테 계좌 이체할 때 기분 좋은 그런 평범한 아버지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애들한테 이렇게 말합니다. 결혼도 하지 말라고 하고 싶은 거 하고 즐기라고 말합니다. 우리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거 힘들지만 애들이 살아갈 다음 세대를 보면 차마 결혼하라고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애들 낳아 키워 군대 보냈더니 고문 같은 가혹 행위에 동기가 죽은 그 고통의 기억을 평생 안고 살게 되다니 내가 무슨 잘못을했나 한탄합니다.

 

‘아들아. 못난 부모라서 미안하다. 이런 사회에서 살게 해서 미안하다.’

 

그렇게 아들에게 말하니 아들은 오히려 위로해줍니다. 헤아릴 수 없는 공포와 고통의 시간을 보낸 아들도 부모에게 위로를 하는데 사고가 난 지 열흘이 넘도록 왜 이 나라는 누구 하나 사과하지 않는 것입니까? 너무나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켜볼것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지켜볼 것입니다. 그 어떤 의혹도 없이 바르게 진상규명 촉구합니다.

 

 

[발언문] 현역 병사 어머니

 

안녕하세요, 저희는 현재 훈련소에서 훈련받고 있거나 군 복무 중인 아들들의 엄마들입니다.

 

오늘 저희가 이렇게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과거부터 군부대 내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병사들을 방치하거나 가혹행위등으로인해목숨을잃게되는사고가비일비재하고최근까지도힘든법정싸움을진행하고있는사건도 있으며, 현재 지속하여 발생한 군 관련 사고와 관련하여 국방부에 호소하기 위함입니다.

 

군대가 어떤 법적 기준을 가지고 군 장병들을 훈련 시키고, 군기 훈련은 언제 실시하며, 훈련병이나 병사들이 아플 때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명확히 알고 싶습니다.

 

2014.부터 윤승주 일병, 2022년. 김상현 이병 등 구타, 집단 괴롭힘 등으로 고통받고, 사망하는 사건 사고가 최근까지진행 중이고, 무려10년이지나서야 원인규명이되는 등많은 사건들이있었습니다. 일일이 나열하기에 너무나 많은 사건, 사고들입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명확한 이유가 도대체 왜 없는 것인지, 어찌하여 어린 아들들이 죽어야만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지, 왜 이런 비극을 부모는 알지 못하고, 알려질까 두려워 전전긍긍해야 하는지, 왜 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 한번 못 받고 죽어서야 내 새끼 얼굴을 보게 되는지, 군대에서 다친 사고를 왜 내가 치료비를 내며 병원을 다녀야 하는지, 왜 아들이라는 이유로 이러한 불합리함을 참고 견디며 희생해야 하는지 정말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 아들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는지요? 엄마들이 유난 떠는 것이다? 코로나 시기의 아이들이라 약해서 그렇다? 아이들 정신력이 약하다? 왜 그런 말들을 갔다붙이면서 또 한번 힘들게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사고가 나면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고, 조작하는 국방부를 어떻게 믿겠습니까? 구타를 당해 죽었는데 사인을 조작하고, 집단 괴롭힘으로 자살을 하기까지 왜 방조했으며, 왜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억울하게 있어야 하는지, 대체 왜 진상규명을 제대로 안 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지금도 부대에서는 아프면 남들에게 피해 준다하고, 선임이 당했던 일을 고스란히 후임한테 되갚고 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왜 이런 얘기를 하면 피해자가 힘들어지는지, 왜 군에서는 이런 관리를 못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부대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다 집에서 귀하게 자란 아들들 입니다. 지켜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런 일들이 현재 우리나라에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 않습니다. 이런 나라에 어떻게 믿고 부모들이 잠을 잘 수 있겠습니까? 나라의 부름을 받고, 꽃 같은 젊은 나이에 가게 된 군대에서 안 겪어도 될 이런 일들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엄마들은 10달 동안 아이를 뱃속에서 품고 울음을 터트리며 세상 구경한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런 아이를 믿고 맡긴 군대에서 구타, 집단 따돌림, 언어폭력 등에 노출되면서 알 수도 없는 곳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는데, 어떻게 엄마라는 사람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피해자는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고, 피해 유가족들은 평생 한 맺혀 살고 있는데, 가해자들을 왜 감춰주고, 감싸주고 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이거라도 해야 할거 같아서 엄마들이 한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유난 떤다, 한심하다 욕해도 상관없습니다. 나라가 보호해주지 않는 아들들을 엄마가 지켜야지 누가 지키겠습니까? 제발 지켜주세요.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돌봐 주세요.

 

꽃같이 예쁜 청춘을 피우지도 못하게 만들고, 왜 가족들을 평생 어둠 속에서 살도록 만들었는지, 왜 명명백백히 수사하지 않는 건지, 몇 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건지 알고 싶습니다. 법대로 하자고 하는 이 나라에서 법을 어긴 가해자는 떳떳하게 잘 살고, 피해자는 여기저기 도와달라고 항의하고 부탁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 엄마들은 알고 싶을 뿐입니다.

 

 

[발언문] 전역 병사 어머니

 

26만 훈련병 부모들은 우리 아들들이 낯설고 극히 제한된 환경에서 동기와 선임들의 이해와 협력 속에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군인으로 당당하게 제대할 그 날까지 굳건한 마음으로 응원하며 이 나라의 요구에 부응해왔다.

 

우리 아들들은 대한민국에서 누리던 신체적 정신적 자유,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누렸던 소소한 행복과 꿈을 향한 노력을 뒤로 한 채 오직나라를 지키기 위한 의무를 다하고자 잠시 일상과 이별하고 입대했다. 우리 아들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그렇게 하찮고 가벼운 것인지 국방부는 답하라.

 

왜멀쩡히 입대한 우리아들들이 신병교육 훈련장에서 수류탄 사고로, 군기 훈련으로 차가운주검의 영정 사진이 되어 비통하게 만나야 하는가 국방부는 답하라.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터로 보낸 것도 아닌데 왜 아들들의 부고를 들어야 하는가 국방부는 답하라.

 

이제 갓 입대해서 처음으로 총기를 다루고 수류탄을 던져보고 수십키로 군장 행군에 내무반 점호 등 낯설고 처음 해보는 5주간의 훈련이다. 짧지도 않은 그 신병 훈련 기간에 우리 아들들의 신체적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는다면 과연 지금의 국가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국가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가.

 

우리 부모들은 푸른 청춘을 다 펼치지도 못한 젊은 청년들에게 차마 명복을 빈다는 말조차 못한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채 그래서 또 자고 일어난 어떤 날에 소중한 우리 아들들이 목숨을 잃는다면 우리 모두가 죄인이 될 것이다.

 

아들 있는 죄, 자식 가진 부모를 죄인으로 만드는 나라가 과연 온전한 나라인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유를 포기한 우리 아들들이다. 훈련소에서 모든 것이 서툴겠지만 적어도 목숨을 내놓아야 할 만큼 자유를 포기한 대가를 이렇게 혹독하게 치러야 하는지 국방부는 답하라.

 

연이어 일어난 이 참담한 사고에 책임지고 모든 국군장병과 부모에게 사과하라. 군에 입대한 우리 아들들이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노력과 지원을 실행하라.

 

이것만이 진정한 애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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