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박정훈 대령 보직해임 집행정지 신청 기각 비판 성명

작성일: 2023-09-25조회: 1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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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진실 회복을 향한 11만명의 목소리를 짓밟은 사법부

- 박정훈 대령 보직해임 집행정지 신청 기각 비판 성명 -

9월 25일 수원지방법원(제3행정부, 재판장 엄상문, 판사 김문성, 정종인)이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제기한 보직해임 무효소송에 딸린 보직해임 집행정지신청을 기각했다.

박 대령 측은 국방부가 박 대령이 수명하였다고 주장하는 해병대사령관의 ‘사건 기록 이첩 중단 지시’라는 것은 위법하고 법적 근거가 없는 요구인데다, 사령관의 명시적 지시도 없었다는 점을 다양한 자료와 관계자들의 진술, 녹취 파일을 제출해 입증하였다.

박 대령의 복직은 개인의 신원을 넘어 채 상병 사망 시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일과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 등 윗선 제외를 위한 수사 외압의혹을 규명에 꼭 필요한 중요한 단계였다. 국방부의 무리수로 꼬여버린 채 상병 사망 사건을 풀어내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일이었던 것이다.

이미 사건 발생으로부터 두 달 가까이 지났고, 국방부조사본부에서 입맛대로 해병대수사단의 수사결과를 왜곡해 국방부검찰단의 사건 기록 탈취에 협조한 경북경찰청으로 축소 이첩해두었기 때문에 신속한 복직을 통해 박 대령으로 하여금 진실을 바로잡게 할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컸다고할 수 있다. 수사는 때를 놓치면 회복하기 어려운 증거 인멸 등의 결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박 대령의 복직이 공공복리에 미칠 영향은 분명하고, 복직으로 인해 회복될 손해 역시 개인적 손해를 넘어 공익적 차원에서도 폭넓게 인정될 수 있었다.

하지만 법원은 이러한 점을 전혀 고려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군사법원마저 항명죄 혐의 입증이 불분명하다며 영장을 기각한 마당에 민간법원이항명을 명분으로 처분된 보직해임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신청을 기각한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박 대령이 외압에 순순히 따르지 않자 황급히 집단항명수괴죄를 뒤집어 씌웠다가, 범죄성립이 어렵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고 며칠만에 항명죄로혐의를 변경했다가, 그마저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군사법원이 충분한 사실관계 판단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기각시킨 것이 소위 ‘박정훈 대령 항명 사건’의 본질이다.

11만명에 가까운 시민이 일주일 만에 탄원서를 모아 법원에 복직을 요청하는 뜻을 제출한 바 있다. 박 대령 복직의 중요성과 필요성, 그리고 어이없는 항명 사건의 본질에 대한 시민의 공감대가 얼마나 크고 넓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진실을 회복하기 위한 시민의 요구를변변한 이유도 대지 못하고 묵살했다. 한 청년의 기막힌 죽음과 사법 질서가 권력에 의해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을 외면한 법원의 결정은 반드시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2023.9.25.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