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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해군 군검찰도 해병1사단장 업무상과실치사 적용 가능 판단

작성일: 2023-08-29조회: 950

※ 조선미디어그룹, 채널A, 아시아경제, 한국경제의 본 보도자료 인용을 불허합니다 

[기자회견문]

해군 군검찰도 해병1사단장 업무상과실치사 적용 가능 판단

-일반적 사고 예방 책임은 물론, 판례에 비추어 구체적 과실 책임도 물을 수 있어-

해병대 故채수근 상병의 사망 원인 수사와 관련하여 지난 8월 24일, 국방부조사본부는 경찰에 사건 기록을 이첩했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범죄인지통보는 포7대대장, 포11대대장 2명에게만 적용했다. 8월 2일 해병대수사단이 범죄인지통보했던 임성근 해병1사단장 등 8명 중 6명의 혐의는 삭제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죄 없는 사람을 범죄인으로 만들면 안 된다”며 사단장 등이 혐의 대상자에서 빠진 이유를 설명했다. 국방부는 시종일관 죄 없는 사단장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이 죄를 덮어씌우려 했다는 식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면밀한 검토 없이 무리하게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제보에 따르면 변사사건수사를 진행한 해병대수사단 뿐 아니라 군검찰 역시 임 사단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한다는 구체적 검토, 판단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해병대수사단은 수사 과정에서 해군검찰단(편제 상 해병대에는 군검찰이 없기 때문에 해군 검찰단이 관할한다)으로부터 법리검토, 자문을 받았다.

 군검찰은 판례를 중심으로 지휘관의 일반적 안전 관리 책임은 물론, 사단장 등 지휘관이 사고 상황에 얼마나 개입되어있는가를 중심으로 일반적 책임으로부터 파생되는 구체적 책임을 판단해야 한다고 검토했다. 

 군검찰은 사단장에게는 <부대관리훈령>에 따라 일반적인 사고 예방 책임이 있는데, 현장 방문 지도, 보고 등을 통해 입수 수색이 진행 중이었다는 점, 물이 불어나 위험한 현장이었다는 점 등 구체적인 위험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았다. 그럼에도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고, 입수 지휘에 대한 압력을 계속해서 넣었다. 사단장은 사고 위험성에 대해 예견을 했어야 할 의무가 있고 위험 상황도 인식했다면 사고 예방 계획을 수립하고 지도, 감독을 해야 하는데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하여 군검찰은 구체적 책임에 대한 판례도 검토했다. 이들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산업 현장에서 대표이사 등 책임자, 관리자의 구체적 책임을 인정한 판례를 살폈다. 2019. 10. 22. 발생한 밀양선 선로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하여 위험 상황을 인지하고 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한 관리자의 업무상과실치사를 인정한 사례에 따라 안전장구를 지급하지 않고 입수 수색이 이루어지게 한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도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 관리자가 현장을 점검하면서 위험물을 발견해놓고도 “조심하라”는 지시만 하고 실질적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 해당 위험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업무상과실이 인정된 사례도 언급했다. 구체적 안전 조치 없이 안전교육, 지시 등을 한 것만으로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취지다. 물론 해병1사단장은 안전교육, 지시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울러 군검찰은 입수 지휘에 대한 지침이 없고, 사고가 날 것이란 점도 예상할 수 없었다는 사단장 측 주장에 대해서는 통상 부대에서 출타자 교육을 할 때도 익사 위험에 대해 교육할뿐더러, 비가 와서 불어난 강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것은 지침이 없어도 상식선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처럼 해군 군검찰은 해병대수사단과 더불어 임 사단장의 책임이 성립하는가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상황별 분석을 진행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검토가 이루어진 시점은 8월 2일이다. 이 시기는 국방부가 해병대수사단에 사단장의 혐의를 적시하지 말고 경찰에 이첩하라던가, 이첩을 보류하라는 등의 명시적 수사 외압을 행사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군검찰 역시 법리상 임 사단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고 법리검토를 해줬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5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해군참모차장이 증언한 바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8월 4일 사이에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 소속 검사가 해군검찰단 군검사에게 4회 전화를 걸어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된다.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라 사망 원인 범죄에 대한 수사 관할이 민간에 있는 것은 물론, 변사사건 초동 수사 시 민간 검찰도 입회할 수 있고 범죄혐의점이 발견되면 민간 이첩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검찰도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 포항지청 검사는 채 상병 검시에도 입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군검찰단 군검사와 포항지청 검사가 통화를 나눈 시기와, 해군검찰단 군검사가 해병대수사단에 업무상과실치사 법리 검토를 해준 시기가 일치하기 때문에 이 시기 검찰도 수사 상황을 인지하고 법리검토, 또는 자문을 해주었는지도 확인해보아야 할 대목이다.

 이로써 해병대수사단의 수사가 문제가 있었다는 국방부의 주장과 달리 군 내 수사 관계자들은 임 사단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임 사단장에 대한 혐의 적용은 박정훈 대령 개인의 판단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국방부조사본부는 변사사건수사를 재검토하고 국방부검찰단은 박 대령을 항명죄로 수사하는 등 박 대령 개인과 해병대수사단의 문제로 몰아가려고 야단법석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박 대령에게는 임 사단장을 처벌해야 할 사적 유인이 전혀 없다. 수사단장으로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고, 수사관으로 하여금 법률전문가인 군검사에게 법리 검토를 받게 하는 등 통상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한 것 뿐이다.

 국방부장관을 위시한 국방부는 아무런 근거도, 법리적 판단도 내놓지 않고 수사에 개입하여 무작정 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고 압박하더니, 이제는 “죄 없는 사람”이라 두둔하고 있다. 형사사법절차가 엄연히 존재하는 나라에서 임 사단장에게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지 국방부장관이 판단할 일이 아니다. 군사경찰, 군검찰이 모두 임 사단장에게 충분히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았다. 장관은 법조인도 아니면서 사단장에게 법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하고, 심지어 보직을 계속 유지시키고 있는 구체적 근거에 대해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가 두려워 군 사법, 수사 시스템 전반을 무너뜨리고 있는 이종섭 장관은 부끄러운 줄 알기 바란다.

[별첨] 해군검찰단의 해병1사단장 업무상과실치사죄 혐의에 대한 법리검토 요약 정리

2023. 08. 29.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관련 보도자료

해군 검찰단의 해병1사단장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법리검토 요약 정리

* 본 자료는 해군 군검사가 해병대수사단에 해병1사단장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법리검토, 자문한 내용을 제보 받아 군인권센터가 요약, 정리한 것임.

1. 관리자의 일반적, 추상적 책임

민간에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있고, 제15조에 따라 사업주는 사업장을 실질적으로 총괄하여 관리하는 자를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두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표가 맡는다. 이 경우 대표가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안전 관리를 못했다는 추상적 책임이 발생하고, 이로부터 구체적 책임도 파생된다.

해병1사단장 역시 구체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얼마나 깊이 관여했는지 검토해야 한다. 사단장에게는 ‘부대관리훈령’ 제187조에 따라 일반적인 사고 예방책임이 있는데, 현장에 방문하거나 보고를 받음으로써 구체적인 위험도 인지했던 상황이다. 그럼에도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입수 지휘에 대해 압력을 계속해서 넣었고, 입수가 이루어진 상황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사고의 위험성에 대해서 예견을 했어야 할 의무가 있고, 상황도 인식했다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지도 감독을 해야 하는데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

<부대관리훈령> 

제4편. 사고예방

제187조(책임) ① 국방부 직할부대장ㆍ기관장 및 각급 지휘관은 관할부대의 모든 활동을 지휘ㆍ감독하며 각종 사고를 예방할 책임이 있다.

② 각급 부대의 참모(국방부본부는 관련 국ㆍ실장을 말한다)는 소관업무 분야에 대한 사고발생 위험성과 그에 대한 예방대책을 수시로 지휘관에게 보고하여 조치함으로써 각종 사고를 예방할 책임이 있다.

사고가 날 줄 몰랐다는 해명은 말이 되지 않는다. 여름철 불어난 강물에 들어가면 위험하다는 것은 각종 매체, 안전 교육을 통해 어려서부터 익히 들어온 바이기 때문에 별다른 지침이 없어도 상식선에서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출타자에게 물놀이 시 익사 위험에 대해 교육을 하게 되어있다. ‘비가 올 때 물에 들어가지 말라’, ‘급류에 들어가지 말라’ 등 출타자에게 교육하는 내용인데 부대에 있는 인원들에게, 특히 위험한 작업을 하는 곳에 가는 인원들에게 그 지점을 강조하지 않은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해병대복무규정>

제4절 출타자 교육

제122조(교육시기·방법) ① 출타자 교육은 가용시간, 여건 등을 고려하여 다음 각 호와 같이 실시해야 한다.

1. 평소 지휘관시간, 군법교육, 사고예방교육 등을 활용하여 사전교육 실시

2. 출타신고 최소 1일전 출타자에 대해 교육 실시

3. 신고 시 교육은 신고 수례자가 사고예방교육 위주로 핵심사항만 간략하게 실시

제123조(교육내용)

3. 출타 간 사고예방 및 건전한 생활

라. 온열손상·익사·동상 등 계절별 안전사고 예방

2. 산업 현장에서 대표이사의 구체적 책임을 인정한 사례

2-1.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았던 점이 과실이라 판단한 판결

2019년 10월 22일 밀양선 선로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하여, 철도 보수 작업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철도공사 본부장의 업무상과실치사 책임을 인정하였다. 당시 철도 선로 공사 현장이 매우 시끄러워서 선로에 열차가 접근하는 것을 소리로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위험 상황을 인지하고 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지 않은 채 작업을 시킨 것은 관리자의 업무상과실치사다. 해병대 사건 역시 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위험한 작업을 시켰고, 위험이 현실화되어서 사고가 난 사안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관리자에게 구체적 행위자보다 더 중한 책임을 물었다.

2-2. 현장에 방문해서 위험을 인지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점이 과실이라 판단한 판결

바닥이 푹 파여 사람이 빠지기 쉬운 구덩이가 있는 작업장이 있었다. 회사 대표이사가 현장을 점검하면서 그러한 뚜껑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으나, 그에 대해 “이것 조심하라”는 말을 하였을 뿐 주변에 펜스를 치는 등의 실질적 안전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이후 구덩이에 사람이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법원이 회사 대표이사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조심하라고 말한 것만으로는 조치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위험을 인지하였음에도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된다. 즉, 구체적인 안전 조치 없이 교육을 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해병대 사건은 조심하라는 말조차도 없었다.

2-3. 기타 검토

현장책임자 외 사무직 관리자들의 책임을 인정한 사례도 꽤 있다. 하급심을 중심으로 인정이 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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