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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헐값에 청년들 데려다 치안 공백 메꾼다는 윤석열 정부
- 의무경찰제 재도입 반대 성명 -
한덕수 국무총리가 오늘 범죄 예방 대책을 발표하며 ‘무차별 흉기 난동, 성폭행’ 등의 범죄 예방을 위해 의무경찰제 재도입 검토 계획을 밝혔다. 현실성도 없거니와, 범죄 예방 목적 달성과도 동떨어진 이상한 대책이다.
2017년 의무경찰제가 폐지된 가장 큰 이유는 인구 감소로 군에 입대할 병력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의무경찰 뿐 아니라 의무소방도 폐지시켰고 각종 병역특례 역시 최대한 감축하는 추세다. 이미 일선 부대에는 병력이 부족해 편제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와중에 복무 기간도 그대로, 현역 판정 기준도 그대로 두고 의무경찰을 무려 8,000명이나 뽑겠다니 사람을 어디서 빚어오지 않고서야 어떻게 현실 가능한 대책이라 할 수 있겠는가? 병력이 부족해지면 장병의 과로가 심해지며 각종 사건·사고가 빈발한다. 의경 재도입은 군을 쥐어짜서 치안을 매꿔보겠다는 황당한 발상이다.
게다가 한 총리는 범죄, 테러, 사회 재난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24시간 상주 자원이 필요하다며 의경을 부활시키겠다는데 그러자면 의경이 아니라 전문 훈련을 받은 경찰력을 충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의경의 법률상 임무는 치안 보조 업무다. 과거 의경 시절에도 경찰을 보조했을 뿐이지 경찰과 마찬가지로 강력 사건 대응에 나섰던 것이 아니다. 실제 의경 인력의 대부분은 기동대에 소속되어 경비 업무에 투입되었다. 하여 의경에게 범죄, 테러, 재난 대응을 맡긴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나 다름없다. 경찰공무원을 더 뽑으려면 돈이 많이 드니 헐값에 병역자원을 데려다 쓰겠다는 발상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의무복무하러 온 병사들을 전문 역량이 필요한 영역에 투입했을 때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지 해병대 故채 상병 사건을 통해 똑똑히 봐놓고도 1년 6개월 근무하는 의경을 치안 현장의 전면에 투입할 계획을 대책이랍시고 세우니 한심스러울 뿐이다.
지금 경찰에 치안 인력이 부족한 집회·시위에 대응하는 기동대에 인력이 과도하게 집중되어있기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 서현역 사건 등이 과연 경찰력이 부족해서 발생한 일인가? 기동대를 시국 치안이 아니라 민생 치안 위주로 투입하면 될 일을 왜 모자란 병력 자원을 쥐어짜 의경을 범죄 예방 업무에 투입하려는 이상한 대책을 내놓는 까닭을 이해하기 어렵다. 경찰이 부족해서 치안 공백이 발생했다면 경찰력 운용 방침을 치안 업무 중심으로 효율화하고, 경찰 인력을 충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짜야한다. 연이은 흉악범죄로 여론이 좋지 않으니 일단 되는대로 아무 대책이나 갖다 붙여 난국을 타개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비현실적이고 부적절한 의경 부활 시도를 즉시 중단하라.
2023. 08. 23.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