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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1군단에서도 회관 갑질, 군 수뇌부에 만연한 ‘복지회관 파티’
-내프킨 모양부터 상차림까지 계급에 따라 차등, 백마회관 폭로 이후 회관병 입막음까지-
군인권센터는 제보를 통해 육군 제1군단(군단장 중장 강호필, 육사 47기) 소속 복지회관 ‘광개토제일회관’에서도 최근까지 지휘관 갑질, 특혜 대우가 있었으며 회관 관리관이 회관병들을 상대로 폭행, 폭언 등을 일삼아 왔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아울러 육군 제9사단 백마회관 사건 이후 육군본부에서 예하 복지회관 전수 조사를 실시할 때에 관리관이 회관병들을 입막음 시도한 정황도 확인하였다.
1. 계급에 따른 특별 대우
광개토제일회관은 백마회관과 마찬가지로 계급에 따른 특별 대우를 해온 것으로 확인된다. 장성급이 예약할 경우 구매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새 사기그릇에 빨간 내프킨을 별 모양으로 접어 얹어서 세팅이 나가며, 불판도 장성급이 쓰는 불판으로 따로 세팅해준다고 한다. 장성이 아닌 대령, 원사급이 예약을 할 경우 기존에 쓰던 오래된 사기그릇에 빨간 내프킨을 왕관 모양으로 접어 얹어서 세팅이 나간다. 반찬 세팅 역시 계급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물론 이외 일반 예약 손님에게는 사기그릇, 내프킨 등은 지급되지 않는다.
<장성급 내프킨 세팅>
<대령, 원사급 내프킨 세팅>
<장성급 참석 테이블 세팅>
<대령급 참석 테이블 세팅>
<원사급 참석 테이블 세팅>
<일반 예약 테이블 세팅>
광개토제일회관 역시 일반 손님들이 사용하는 군 복지회관 중 하나로, 장성들이나 고위 간부들만 사용할 수 있는 특수 식당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계급에 따라 반찬 가지수는 물론, 그릇 재질과 물병 재질, 심지어 불판의 종류와 내프킨 모양까지 구분해서 서비스 해온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세팅은 모두 회관병들이 한 것이다.
<장성급 불판>
<일반 불판>
특별대우를 받는 군단장 등 고위급 간부들은 백마회관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손님이 오면 메뉴판에 없는 복어지리탕, 꽃게탕, 낙지탕탕이, 전복샐러드, 장어 등을 내올 것을 주문하기도 하였다.
이외 광개토제일회관에서는 고위급 간부들이 식사할 때에는 제철과일, 경단, 차 등 일반 손님들에게는 나가지 않는 후식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고 한다. 회관에서 팔지 않는 막걸리, 와인 등의 주류도 지휘관의 요구에 따라 준비해두기도 한다고 한다.
<후식>
<후식>
<군단장 식사 시 공수한 막걸리>
<와인 음용을 위해 와인잔이 세팅 된 모습>
군단장 식사 시 그릇 세팅을 하기 위해 배치도를 만든 것도 확인된다.
<장어구이 세팅 계획도>
회관은 특성 상 메뉴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특별 메뉴나 회관에 없는 주류 등을 주문할 시 회관 근무자들이 외부에 가서 재료를 따로 공수하여 대접해야 한다. 광개토제일회관에서는 정해진 예산에서 재료를 구성하고 레시피를 찾아오는 것까지 회관병들이 했다고 한다. 병사들이 조리를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들지 않아 바깥 식당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대접까지 받으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은 고위급 간부들이 회관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주요한 이유다. 장병 복지 혜택을 위해 세금으로 회관을 지어 놓고 병사들을 공짜 인력으로 부리며 고위급 접대용 식당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접은 행사 뿐 아니라 지인, 가족과의 사적 식사에서도 적용된다고 한다.
2. 관리관의 폭행, 폭언, 위협 등
백마회관과 마찬가지로 광개토제일회관에서도 회관 관리관을 맡은 부사관이 회관병들에게 폭언, 위협을 하고 폭행까지 저지른 것으로 확인된다.
관리관은 회관병이 쉬는 시간에 주방에서 졸고 있다고 뺨을 때리는가 하면, 골프채로 위협한 적도 있다고 한다. 말을 안 듣는다고 후임들이 잘못할 때마다 선임이 한대 씩 맞자며 허벅지를 치거나 머리를 툭툭 건드리거나, 골프채로 종아리를 툭툭 건드리기도 했다.
이외 욕설, 인격모독은 물론 회식 때에도 다음 날 근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맥주잔에 소주를 가득 채운 후 자주 강권했으며 안 마시면 휴가를 자르겠다고 협박한 적도 있다고 한다.
3. 백마회관 갑질 폭로 이후 관리관의 입막음 시도
현재 광개토제일회관에 근무 중인 병사는 총 9명이다. 육군본부는 9사단 백마회관 갑질 폭로 이후 예하 복지회관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각 회관에 조사 인력을 파견한 바 있다. 광개토제일회관에도 7월 26일 군단 인사처장, 7월 27일 육군본부 감찰 인력이 각각 파견되어 이틀 간 설문조사 및 회관병 상담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광개토제일회관 관리관은 군단 인사처장과 육군본부 감찰 인력이 도착하기 1시간 전에 회관병들을 집합시킨 후 “우리는 걸릴 것이 없고, 이번 사건에 연루될 만한 것은 없다”며 입막음을 시켰다고 한다.
또, 육군본부에서 설문과 상담을 마무리 한 뒤에는 관리관이 회관병 하나에게 “네가 나 찌른 것 아니야? 찌른 것 같은데”라고 압박하였고, “인사과에 물어보면 누군지 다 안다”며 겁박하기도 했다고 한다.
4. 결론
백마회관, 광개토제일회관 등 회관 갑질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회관에서 벌어진 일들도 약속한 것처럼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그만큼 장병 복지를 위해 세금으로 만들어 저렴한 값에 식사, 숙박 등을 제공하는 복지회관을 일부 장성 및 고위급 간부의 연회장으로 착각하고 사용하는 일이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폐습을 근절하자면 회관 운영을 군인이 아닌 민간에 맡겨 복지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게 하고, 불필요한 특혜 대우 등은 거절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병력 운용의 측면에서도 충분히 민간 위탁 운영할 수 있는 회관에 병사들을 여럿 배치해두고 격무를 부과하며 부려먹는 것은 부적절하다.
아울러 광개토제일회관에서 벌어진 일만 보더라도 현재 육군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체 감찰이 얼마나 무용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회관에서 특혜 대우를 받는 사람은 주로 해당 부대의 최고 지휘관 및 참모들이다. 문제가 식별되면 이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휘관, 참모의 휘하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는 병사들을 상대로 부대 간부들이 침묵을 요구하고, 사전 교육을 실시한 상태에서 조사에 임하게 한다면 누가 솔직하게 상황을 진술하고 설문에 응답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육군에서 감찰을 나온 이들도 병사 조사 결과 문제가 발생하면 상급자인 장성급 지휘관과 참모들의 비위행위를 조사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광개토제일회관에 감찰 조사를 나온 육군본부 담당자 역시 중령에 불과했다고 한다.
전수조사는 육군에 맡겨 둘 일이 아니다. 국방부는 전군 회관 운영을 중단하고, 현역, 전역자를 포함하여 회관에서 발생한 부조리를 일제히 전수조사하라. 아울러 9사단, 1군단 등에서 식별된 갑질, 특혜에 대해 즉각적 인사조치를 통해 타 부대에서 입막음 시도 등으로 조사를 무력화하는 일이 없게끔 일벌백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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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8. 01.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