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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9사단 백마회관 회관병들, 관리관의 폭행, 괴롭힘에 시달려
- 사단 지휘부 갑질 따라하며 회관병 과로 아랑곳 않고 업무 계속 늘려와 -
사단장(소장 정광웅, 육사 50기) 이하 지휘부의 갑질로 도마에 오른 육군 9사단 백마회관에서 관리관이 회관병들을 폭행하고 괴롭혀 왔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었다. 관리관은 부사관(상사)으로 2022년 8월에 부임하였다. 백마회관에는 관리관 1명과 회관병 10명(현역 8명, 상근예비역 2명)이 근무한다.
1. 근무태만
관리관은 백마회관 식당, 외래자 숙소(에버나인회관)와 회관병 관리를 맡고 있는 백마회관 관리 책임자다. 그런데 관리관은 회관병들이 바쁘게 일할 때 주로 회관 2층 사무실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며 누워있을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관리관은 매일 식당과 에버나인회관의 당일, 익일 예약/이용 현황, 병력 보고(근무자, 휴가자 등)를 해야 하는 ‘관리관 기본 업무’마저도 2022년 12월부터 회관병들에게 떠넘겨왔다. 병사들이 조리, 서빙, 행사 준비 등으로 바빠서 보고가 늦어지면 빨리 처리하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
2. 무리한 업무 지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회관병들은 주 68시간 이상을 격무에 시달리며 사단장 이하 사단 지휘부를 접대하고 100명 이상의 일반 손님까지 받는 등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2명은 슬관절 연골 연화증과 같이 오래 서서 일을 하다 무릎에 손상이 가는 질병을 앓고 있고, 그 중 1명은 입원까지 한 상태다. 10명의 회관병 중 2명은 말년휴가, 2명은 휴가, 1명은 입원으로 인해 자리를 비우게 된 터라 실제 근무자는 회관병 총원의 절반에 불과한 5명 남짓이다.
참다못한 회관병들은 최근 관리관에게 일반 손님 예약을 적게 받을 것을 건의하였다. 그런데 관리관은 “그건 우리 사정”이라며 건의를 일축하고, 오히려 손님 예약을 120~130명까지 더 많이 받기 시작했다. 일이 너무 힘들어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 병사들에겐 “사람이 없으면 네가 일을 더 하면 되잖아”,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저버리면 형사처벌 받으면 돼”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게다가 관리관은 8월 말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집 직영을 밀어붙이며 “어차피 해야 했을 일이다. 차라리 빨리 하는 게 낫다”며 일을 더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관리관은 회관병들의 휴식권도 잘 보장하지 않는 편으로 보인다. 에버나인숙소 청소, 주류 상하차, 사단장 행사 준비, 식자재 수령 등 근무일에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일을 굳이 휴무일인 월요일에 시키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휴무일에 사단장 등 지휘관 주관 모임이 있어 회관병들이 쉬지도 못하고 출근하여 조리를 하는 날엔 출근한 김에 영업을 하자며 아예 풀타임 근무를 시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회관병들이 휴가를 다녀오면 복귀일 당일부터 밤시간 근무를 요구하기도 했다. 휴가 복귀일은 휴가일에 포함되기 때문에 근무를 할 이유가 없다. 안 그래도 장시간 근무하는 회관병들을 가까이서 챙겨줘야 할 관리관이 도리어 갈아 넣으며 과로하게 하니 몸이 망가지지 않고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
3. 갑질
사단장과 사단 지휘부가 메뉴판에도 없는 메뉴를 시키고, 온갖 특혜를 당연히 누리는 분위기 속에 관리관도 갑질을 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관리관은 2023. 5. 21. 외 몇 차례 근무 시간에 가족과 지인을 불러 VIP실인 김종오실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고 한다. 5. 21.에는 점심 영업시간(11:00~14:00)을 넘겨가며 지인들과 식사를 하곤 뒷정리는 모두 회관병들에게 맡겼다고 한다. 군인 간부가 엄연한 근무시간에 지인들을 불러 고기를 구워 먹은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회관병들을 챙겨야 할 사람들이 도리어 쉬는 시간까지 빼앗아 가며 일거리를 늘리니 개탄스러운 일이다. 이 외에도 관리관은 자신의 아들 생일에 수제 티라미수를 만들어오라고 시키기도 했다.
4. 무전취식
백마회관은 영외에 있고, 식당 영업을 하기 때문에 회관병들은 다른 병사들과 달리 부대 병영식당에서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을 수가 없다. 때문에 인원수에 맞춰서 식비가 따로 회관으로 지급되고, 회관 영업을 위해 식재료를 구매할 때 이 식비로 회관병이 먹을 식재료도 조달하여 직접 조리하여 밥을 먹는다.
반면 관리관은 간부이기 때문에 자기 돈으로 밥을 사 먹어야 한다. 그런데 관리관은 늘 회관병들이 밥을 먹을 때 얹혀 먹는다. 그러면서 새우튀김, 보쌈 등이 먹고 싶다고 요구하는가 하면 회관병들이 해온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 땐 불평 불만을 늘어놓는다고 한다.
5. 폭언, 폭행, 성희롱
관리관은 평소 회관병들을 막대하고, 심지어 폭행도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관리관은 2023. 4. 18에 다음날 있을 정광웅 사단장 취임 행사를 앞두고 고등어 백반 정식 70인분 준비를 지시했다. 그는 회관병들에게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설명해준다며 사진 한 장을 보여준 뒤 자세한 것은 다음 날 아침에 알려주겠다고 했다. 회관병들은 퇴근하지 않고 회관에서 잠을 자며 밤늦도록 행사를 준비했고, 아침에는 관리관의 추가 지시사항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관리관은 왜 아직도 준비를 마치지 못했냐고 고함을 치며 화를 냈다고 한다.
또, 회관병이 가끔 말을 더듬으면 “제대로 말해야 알아 쳐 먹을 거 아니냐?”라고 호통을 쳤고, “저 놈 저거 말 더듬는 거 빨리 고쳐야 하는데”라 핀잔을 줬다고 한다. 다리가 다친 병사가 밥 먹으러 오지 못하자 왜 안 오냐고 20분이나 소리를 지르며 윽박지른 적도 있다고 한다. 평소 일이 조금 늦어진다고 생각하면 욕설, 폭언,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농담과 장난을 빙자하여 폭행, 성희롱을 한 것도 여러 차례다. 관리관은 회관병들과 같이 식사를 하던 중에 고추를 집어 들더니 “OO이 고추다”라 말했고, 더 큰 고추를 집어 들면서 “아닌가 더 큰가?”라고 말하며 여러 사람 앞에서 한 병사를 성희롱 했다고 한다. 회관병들이 표정이 안 좋아지자 그때서야 관리관은 “장난인 거 알지?”라며 무마했다.
또, 회관에 플라스틱 도끼 장난감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는 그걸 들고 회관병들을 때리고 다니다가 한 병사에겐 도끼가 망가질 때까지 때리고, 망가진 상태에서도 계속 때린 적이 있고, 턱걸이봉에 매달려 있는 회관병의 옆구리 갈비뼈를 때리며 “잠이 확 깨지?”라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한다. 짜증이 난다며 플라스틱 파슬리 통으로 병사의 머리를 때리는가 하면, 2023. 5. 18.에는 영업 종료 후 병사들에게 훈계를 하던 중에 발을 휘둘러 신발을 날렸고, 한 병사가 그 신발을 얼굴에 맞았다고 한다.
또, 야간 영업종료 후 회관병들을 생활관으로 복귀시킬 때 관리관이 차를 태워줄 때가 있는데 자리가 모자라 트렁크에 사람을 태운다고 한다. 관리관은 장난을 친답시고 일부러 과속방지턱이나 가파른 오르막을 빠르게 달려서 트렁크에 탄 사람들을 괴롭게 하고, 도로 돌출부를 찾아가며 밟거나 먼 길을 돌아가며 과격하게 운전하는 등 이상한 행동도 많이 한다고 한다.
6. 결론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다. 사단 지휘부가 회관을 전용 술집처럼 이용하고, 회관병들을 종부리듯 하니 관리관도 그걸 흉내 냈고, 회관병들도 자연스레 막대한 것으로 보인다.
관리관이 과로 호소를 무시하고 일을 계속 늘리고, 걸핏하면 폭언과 욕설, 심지어 폭행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회관병들을 ‘소모품’ 정도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근무 인원 상 감당할 수 있는 손님을 받고, 아픈 병사가 속출하는 와중에도 더 일을 많이 하라고 윽박지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생각의 기저에는 의무복무 하는 병사이니 복무 기간 동안 마음대로 부려도 괜찮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인근에 여가 시설이 많지 않은 군부대 특성 상 군이 장병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자 회관 등을 운영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이 의무복무 중인 병사들을 마구잡이 동원하여 인건비를 아끼는 방식으로 형성되는 것은 부당하다. 장병 복지는 국가가 예산을 투입해서 제공해야 하는 것이지 병사들의 노동력을 주68시간 씩 갈아 넣는 방식으로 제공해서는 안된다.
육군본부는 7.26 기자회견 이후 전체 복지시설을 점검하고 잘못된 관행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발표했다. 육군 뿐 아니라 국방부 차원에서 복지시설 운영 전반을 살펴보고 관점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 멀쩡히 입대한 병사가 무릎에 물이 차 입원을 해야 할 정도로 과로에 시달린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차제에 병사들을 혹사로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기 바란다.
아울러 즉시 관리관을 회관병들과 분리하여 엄히 수사하고 비위행위를 엄중히 처벌하고, 회관병들을 사각지대에 방치해 놓고 특혜 접대를 받아온 전·현직 사단장과 지휘부도 엄중 조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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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7. 27.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