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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육군 제6탄약창, 인권침해 신고했더니 ‘전출 가거나 전역하라’

작성일: 2023-07-05조회: 6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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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육군 제6탄약창, 인권침해 신고했더니 ‘전출 가거나 전역하라’

- 가해자 전출시켰다가 슬그머니 원대복귀… 병영생활상담관도 ‘군사경찰까지 개입할 사안 아냐’ -

□ 육군 제6탄약창(전라북도 임실군 소재) 예하부대에서 인권침해가 발생, 피해자가 이를 부대 간부들에게 신고하였으나 간부들이 가해자를 감싸고 피해자의 군사경찰 수사 의뢰를 계속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해당 부대는 가해자 중 한 명을 잠시 다른 부대로 전출시켰으나 피해자가 병원에 입원한 사이에 다시 원대 복귀 시켰고, 피해자에겐 타 부대 전출, 현역복무부적합심사 회부를 반복적으로 권유하고 있다고 한다. 

□ 피해자 A일병은 2023년 1월에 입대하여 2월에 해당 부대에 자대 배치 되었다. 그런데 가해자 B일병은 피해자가 잘 때 코를 곤다는 이유로 폭언, 욕설을 하고 침대를 발로 차는가 하면 쓸데없는 트집을 잡아 저녁 점호 시간 이후에 2시간 이상 잠을 재우지 않거나 관물대를 마음대로 뒤지면서 괴롭혔다고 한다. 또한 선임병들의 군번 암기를 시킨 뒤 외우지 못하면 “빡대가리야 너도 알지 않냐? 나가 뒤져라.”라고 폭언하고, 취사장에서는 “돼지새끼가 네가 자꾸 처 먹으니까 살 찌는 거 아니야?”, “살 쳐 빼고 코 골지 마라”라고 공개적으로 모욕하기도 하였다. 피해자의 관물함을 뒤져 건빵을 찾아낸 뒤 보는 앞에서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그러니까 자꾸 살 찌는 거 아니냐. (버린 건빵) 건들면 뒤진다.”고 한 적도 있었다. 이 외 다른 선임병에게 ‘입술 박치기를 하라’고 하는 등 성희롱성 발언도 있었다고 한다.

□ A일병은 훈련병 시절 각개훈련을 하다 넘어져서 골반과 발에 부상을 입었는데, 이로 인해 3월부터 매주 2회씩 군병원 외진을 다녔고 5월 8일에 발등 인대 파열을 진단 받고 수술 후 현재 입원 중인 상태다. 

□ 그런데 외진 명단을 관리하던 가해자 C상병은 A일병이 매주 군병원 외진을 가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4월 중순 경 정해진 외진일 전 날 ‘너 외진 짤린다’라고 통보하였다고 한다. A일병은 MRI촬영이 예약되어 있어 외진을 꼭 가야한다고 설명하였으나 C상병은 막무가내로 안된다고 하였고 이에 A일병이 행정보급관에게 다시 보고하여 외진을 나갈 수 있게 되자 이를 두고 폭언을 하였다고 한다.

□ 이외 3명의 가해자 선임병들도 A일병을 따돌림하고 폭언하였다. 계속되는 괴롭힘과 따돌림으로 정신과에서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처방 받아 복용 중인 피해자에게 가해자들은 ‘내가 봤을 때 너는 우울증 아니지 않냐?’, ‘게으르고 나태한 네 탓이다’ 등의 폭언을 하였고 피해자가 휴가를 나갔을 땐 관물함을 뒤져 어질러 놓는 등의 방식으로 괴롭혔다고 한다. 

□ A일병은 3~4월에 중대장에게 가해자들이 코를 곤다는 이유로 인격을 모독하고 폭언하거나 침대를 발로 차 힘들다는 이야기를 두 번이나 하였으나 그때마다 중대장은 가해자를 불러 구두 경고만 하였다. 

□ 이러한 괴롭힘은 A일병만 당했던 것은 아니다. 참다못한 피해자는 4월 19일 다른 피해자 1명과 함께 중대장에게 다시 피해 상황을 보고했고, 가해자 처벌과 군사경찰 수사 의뢰를 요구하였다. 중대장과 행정보급관은 피해자들에게 진술서를 쓰게 했고, 생활관 인원을 모두 불러 진술서를 받았으나 가해자가 너무 많아 처리하기 힘들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또, 피해자에게 ‘차라리 전출을 가서 재시작하는 건 어떻냐’며 다른 부대로 전출가는 게 어떠냐고 물어봤으며 ‘나중에 또 재발하면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 ‘징계를 하면 서로 신뢰감만 사라지고 힘들어진다.’며 사건을 조용히 덮고 지나가려고 회유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현역복무부적합심의로 전역하면 어떻겠냐는 말도 종종 하였다고 한다.

□ 피해자들이 전출, 현부심을 거부하고 원칙에 따른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자 중대장은 B일병을 타 부대로 전출시키기는 했으나 군사경찰에 수사는 의뢰하지 않았고, 어떠한 징계 절차도 밟지 않았다. 다른 가해자들은 그대로 피해자와 함께 근무를 하였다. 게다가 중대장은 A일병이 발등 인대 파열로 5월 8일 자로 수술을 받고 입원을 하자 1주일 뒤인 5월 16일에 다시 B일병을 원대복귀 시켰다. 

□ 피해자는 7월 7일이 퇴원예정일이었고, 부대로 복귀하게 되면 다시 가해자와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입원 중이었던 6월 12일에 부대 병영생활상담관에게 전화하여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상담관은 ‘일 크게 벌이지 마라’, ‘자체적으로 해결하자’ 등의 이야기로 회유하며 중대장이나 행보관에게 연락을 해주겠다고 하였다.

□ 또 피해자는 6월 16일에 중대장, 6월 17일에 행보관에게 각각 사건을 왜 군사경찰로 인계하지 않는지 재차 문의하였으나 이들은 부대 자체에서 해결하면 될 일인데 굳이 군사경찰에 인계를 해야겠냐며 요구를 묵살하였다.

□ 결국 피해자는 6월 17일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에게 진정을 제기하였다. 인권위가 6월 20일 조사와 관련한 공문을 부대로 발송하자 이튿 날인 6월 21일, 중대장은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민원을 넣었냐고 물어보았다. 그러면서 군사경찰 인계에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이상한 말을 하였고, “가해자가 우울증이 갑자기 왔다.”, “부대 생활 못하겠다고 한다.”, “네가 현부심으로 나갈 줄 알았다. 그래서 데리고 왔다.”며 가해자를 다시 원대복귀 시킨 이유를 둘러대기도 했다.

□ 6월 26일 군인권보호관 측에서 부대에 조사를 나왔으나, 다른 병사들에 의하면 B일병은 여전히 후임병들에게 폭언, 욕설을 하고 있다고 하며 부대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 A일병은 본래 신체검사 4급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음에도 본인이 희망하여 현역으로 입대하였다. 선임병들로부터 괴롭힘을 겪은 뒤에도 상관에게 보고했고, 원칙에 따라 처리해줄 것을 요구했을 뿐이다. 그러나 간부들은 원칙을 따르지 않았고 피해자에게 전출, 심지어 현역복무부적합을 통해 전역할 것을 권유하기까지 하였다. 피해자가 여럿이고 가해자도 여럿인 것으로 보아 평소 부대 내에 부조리, 인권침해가 문제의식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간부들이 문제가 생겨도 해결하기보다는 무마하고 회유하는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편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병영생활상담관마저 피해자가 외부로 문제를 들고 나갈까 걱정할 뿐이었다.  

□ 육군은 즉시 가해자들을 피해자들과 분리하고, A일병 등 부대 내 여러 피해자들이 겪은 피해 상황에 대해 면밀히 수사해야 한다. 중대장, 행정보급관, 병영생활상담관에게도 사건 회유, 무마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이 조사를 개시하였던 만큼 상급부대에서도 해당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는지 파악하고, 추가적 조치가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책임을 가려야 한다.

□ 육군에서는 최근 문제를 식별하고도 이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중대장, 행정보급관 등의 중간 간부들이 회유, 무마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에 발생한 특전사9여단 사망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군의 인권 상황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최근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전군지휘관회의를 열고 초급간부 처우 개선과 전투력 강화만 반복적으로 강조했을 뿐, 병영 인권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자살자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과거에 빈발하던 인권침해 사건, 사고가 다시 발생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수뇌부가 이 문제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회유, 무마로 일관하는 야전부대의 분위기가 고착된다면 이는 큰 사건,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2023. 07.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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