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홈 > 알림 > 보도자료

[기자회견문] 공군 20비 강 하사 사망, 유서 통해 부대적 요인 있는 것으로 추정

작성일: 2022-07-27조회: 1707

[기자회견문]

 ※ 조선미디어그룹, 채널A, 아시아경제, 한국경제의 본 보도자료 인용을 불허합니다 

공군 20비 강 하사 사망, 유서 통해 부대적 요인 있는 것으로 추정

- 부대 내 부조리 정황, 사전고지 없이 故이중사 사망 관사까지 배정해 -

군인권센터는 지난 7월 19일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발생한 故강 하사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현장감식, 검시 등에 참여하였고 이후 사망 원인 규명 등을 위한 유가족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는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로 추정되는 다이어리에 기재된 내용과 여타 정황을 확인할 때 강 하사의 사망에 부대적 요인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군 수사기관의 초동 대응과정 상의 문제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강 하사는 공군 부사관을 양성하는 항공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21년에 임관한 초임 하사로, 학교 생활기록부 및 고등학교 선·후배, 동기 등이 남긴 기록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책임감 강하고 성실한 성격이었으며 학업 성적도 우수하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입대 전 심리검사 등에서도 우울감, 무력감, 자살충동 등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유서에 따르면 군 복무 중 겪은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입대를 후회하고 군 생활을 원망하며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유서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강 하사에게 이유 없이 비난한 사람이 있었다는 점, 상급자와 관련하여 겪었던 부당한 일었다는 점, 공군 교육사령부 체력검정 담당자가 강 하사에게 부당한 처사를 한 바 있다는 점, 일련의 과정 속에 항공과학고등학교 진학 및 군 입대를 후회한다는 이야기가 다수 적혀 있다. 강 하사를 힘들게 만들었던 근무환경 및 주변 인원에 대한 면밀한 수사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유서에 스마트폰 비밀번호를 2회나 명시 한 것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전자기기에 대한 포렌식 역시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유서에는 관사(아파트)에서 살게 된 것을 후회하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이와 관련하여서는 매우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가족이 우연히 인지하게 된 바에 의하면 강 하사가 살던 관사는 지난 해 5월, 故이예람 중사가 사망하였던 관사다. 해당 관사와 옆 집(옆 호수 관사)은 사건 이후 모두 이사를 나갔고, 강 하사가 입주하기 전까지 반년 넘게 아무도 들어오지 않아 공실로 유지되고 있었다. 한편, 2021. 4. 자대배치 후 독신자 숙소에 거주하던 강 하사는 20비 복지대대에 관사로의 이사를 신청하였는데 복지대대는 이 중사 사망과 관련한 사실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해당 관사를 추천하였고, 강 하사는 2022. 1.에 입주하게 된다. 강 하사는 2022. 4.에 이르러서야 집으로 온 우편물을 통해 해당 관사가 이 중사가 사망한 장소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이후 주변 동료에게 공포감,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였다고 한다.

20비에 근무하던 간부들은 해당 관사가 이 중사가 사망한 장소라는 것을 알고 6개월 가까이 입주하지 않았다. 관사 배정을 관리하는 복지대대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초임 하사에게 일언반구 없이 아무도 살려 하지 않는 관사를 배정한 것이다. 실로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복지대대의 관사 배정과정은 물론, 소속 부대가 초임 하사로서 특별히 신상 관리의 대상이 되는 강 하사가 해당 관사에 거주하게 된 사정과 이후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었던 사정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인지하고 있었다면 어떠한 조치를 취했는지도 면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현장감식 등 군 수사기관의 대응도 문제적이었다. 이 사건은 군사법원법 개정 및 군인권보호관 설치 이후에 발생한 사건으로, 변사사건수사 과정에 군검찰, 군사경찰, 민간경찰, 민간검찰, 군인권보호관 등 다수의 주체가 참여, 입회할 수 있다. 그런데 유서를 발견한 이후 입회한 다른 주체들이 그 내용을 확인하기에 앞서 수사자료로 봉인하였다가 항의를 받고 다시 봉인을 푸는 등 초동수사 과정에서 민간과의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도가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혼선이 있을 수 있다고는 하나, 비슷한 시기 발생한 다른 사망사건에서 나타난 민-군 수사 협조 과정의 문제점을 살펴볼 때 단순히 과도기의 혼란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개정 ‘군사법원법’과 시행령 등에 따르면 ‘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는 민간으로 관할이 이전된다. 때문에 변사사건 발생 시 민간검찰과 경찰이 수사에 입회할 수 있고, 의견도 제시할 수 있게끔 되어있다. 그러나 군은 현재 현장 입회 외의 협조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민간검찰이 사망 사건의 범죄혐의점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군에 수사기록을 요구하였으나 군 수사기관은 일체 제공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 한다. ‘사망사건의 원인이 된 범죄’의 유무를 군이 직접 판단함으로써 사망사건 처리의 주도권을 민간에 넘기지 않겠다는 심산으로 보이는데, 이는 故이예람 중사 사망으로 말미암아 개정된 군사법원법의 개정 취지를 형해화하는 조치다. 군 수사기관, 군사법원이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한 폐습을 일소하기 위해 법을 개정하였는데 민간 수사기관이 군의 판단에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운신의 폭을 좁혀 놓으려고 하는 것이다.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민간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해도 모자랄 판에 도리어 영역 다툼을 벌이는 군의 태도는 대군불신만 가중시킬 뿐이다.

 뿐만 아니라 현장감식이 모두 종료된 후 법적 근거 없이 유가족의 유품 확보, 시신 냉동을 위한 시신 이전을 방해하거나 저지하려는 시도 등도 있었다. 살인 등 명백한 범죄혐의점이 발견되지 않는 한 시신과 유품은 유가족의 소유로, 수사기관은 유가족의 협조를 구해 변사사건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공군 수사단과 검찰단은 적반하장으로 현장감식 후 관사의 도어락을 임의 교체하였고, 비밀번호를 안내하지 않아 출입을 방해하였다. 유가족의 거센 항의 끝에 관사 출입 및 유품 이전에 협조하기는 하였으나, 법적인 근거도 없이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 입회하여 유품을 일일이 점검하고 내용을 검토하여 허가하는 등의 월권행위를 벌이기도 했다. 현장감식 때 유품을 일일이 확인하여 필요한 자료를 모두 수거해 갔음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하게 유가족을 감시한 셈이다. 

 또, 공군 수사단, 검찰단은 유가족이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냉동이 가능한 국군수도병원으로 시신을 이동하려고 하자 타살혐의점이 없음으로 부검에 부동의한다는 서류에 서명하지 않으면 이동할 수 없다며 이를 방해하기도 하였다. 심지어 유가족 의사에 관계없이 강제로 부검을 할 수 있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수사기관이 타살혐의점이 없다는 확인을 유가족에게 받는 것도 웃지 못할 일이지만, 유가족을 대하는 군 수사기관의 부적절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유가족은 군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갖고 있는 상태이며, 향후 공군 수사단, 검찰단 등이 강 하사의 죽음의 원인을 성실하고 면밀하게 수사해줄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 때문에 정밀감식, 전자기기 포렌식 등을 모두 군이 아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둔 상태다. 군의 부실하고 부당한 수사로 인해 군사법원법이 개정되고 특검까지 도입된 상황에도 달라진 것 없는 군 수사기관의 모습은 실로 우려스럽다. 

유가족과 군인권센터는 사망사건 발생 이후 1주일 가까운 시간 동안 사건 전반을 공론화하지 않고 지켜보았으나 일련의 상황을 보았을 때 군에 협조만 하여서는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하에 금일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되었다. 군과 군 수사기관은 여전히 강 하사의 죽음에 군이 져야 할 책임이 있는지 없는지에만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유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사망 직후에 이미 인지하여 놓고도 유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강 하사가 부대적 이유가 아닌 개인적 이유로 사망하였다는 결론을 만들고 싶은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망인의 발자취를 따라 사망의 원인을 다각도로 규명하여 책임있는 이에게 책임을 묻는 한편, 정책적, 제도적으로 개선할 부분을 모색하는 것이 군의 바람직한 역할이다. 군 수사기관을 방패 삼아 군의 책임을 덜어내는데 역량을 집중하는 고질적 병폐는 대체 언제쯤 고쳐질 것인가? 사람이 연달아 죽어나가도 변하는 것 없이 계속 사망 사건이 증가하는 추세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금이라도 심기일전하여 성역 없는 수사와 진상규명을 통해 강 하사의 죽음을 헛된 죽음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 바란다.

[별첨] 초동 브리핑 자료

2022. 7. 27.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