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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집단구타·성고문 벌어졌는데 ‘인권보호’ 운운하며 불구속 수사하는 해병대

작성일: 2022-04-25조회: 41165

※ 조선미디어그룹, 채널A, 아시아경제, 한국경제의 본 보도자료 인용을 불허합니다.

[기자회견문]

집단구타·성고문 벌어졌는데 ‘인권보호’ 운운하며 불구속 수사하는 해병대

- 비슷한 인권침해 계속 발생해도 속수무책인 해병대사령부 -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또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했다. 구타, 가혹행위, 성고문, 식고문 등 익숙하게 알려져 온 해병대 악습이다. 피해자와 가해자들은 최전방 도서지역에서 복무 중인 병사들로, 인권침해는 다수의 선임에 의해 대물림되며 반복적, 일상적, 집단적으로 이루어졌다. 간부들은 부대 내에서 인권침해가 횡행함을 알고 있었음에도 웃어 넘기며 방치한 것으로 파악된다. 

피해자는 13명이 생활하는 생활관에서 가장 기수가 낮은 막내 병사였다. 가해자 선임인 A병장, B상병, C상병은 서로 친했고 특히 같은 기수인 B상병과 C상병은 거의 계속 붙어 다니다시피 했다고 한다. 가해자들은 단독, 또는 공모하여 구타·가혹행위를 일삼았고 성고문, 성추행으로 성적 수치심을 안겨주며 피해자를 놀잇감 정도로 취급했다. 

구타·가혹행위는 2022년 3월 중순부터 시작되었다. 가혹행위의 이유는 그저 심심하다는 이유뿐이었는데, 피해자가 생활관 복도에 앉아 있으면 지나가던 C상병이 피해자 뒤통수를 때리고 웃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가혹행위는 시간이 갈수록 정도가 더 심해졌고, 거의 매일 일상적으로 이루어졌다. C상병은 피해자를 보기만 하면 갑자기 뺨을 치고, 뒤통수를 때리는가 하면 멱살을 잡기도 했다고 한다. 슬리퍼 소리가 난다는 이유로 폭행을 하는가 하면, “나는 교도소 갔다 왔다, 까불어봐라, 까불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다.”며 피해자를 위협, 협박하며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기도 했다. 

여러 선임이 함께 구타·가혹행위를 벌이는 경우도 많았다. 한 번은 체력단련실에 있던 피해자에게 B상병과 C상병이 10kg 원판을 강제로 들게 하더니 좌우로 돌리기를 지시하고는 “왜 이렇게 운전을 못하냐?”며 계속 돌리게 했는데, 피해자는 팔이 너무 아팠음에도 선임의 지시라 거부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B상병이 피해자를 자신의 침대로 불러서 폭행하고, 곧이어 C상병이 약속이나 한 듯 다시 피해자를 자신의 침대로 불러서 폭행하는 일 등은 다반사였다고 한다.

이처럼 상습적 구타·가혹행위가 횡행하는 와중에 급기야 3.26.에는 성고문까지 벌어졌다. 15시 경 B상병은 심심하다며 피해자를 자신의 침대로 불러서 “MMA(격투기) 좋아하지?”라고 물었다. 피해자가 “좋아합니다”라고 대답하자 B상병은 “MMA를 가르쳐 줄게”라며 자신의 침대에 누우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피해자의 왼팔을 자신의 다리 사이에 집어 놓고 팔을 꺾었다.

이 광경을 본 A병장이 B상병의 침대로 와서 “나도 해보자”며 피해자 배 위에 올라가 옷 안으로 손을 넣어 배를 꼬집었다. 피해자가 골반 근처의 흉터 부위는 아프니 피해 달라고 하자 오히려 A병장은 한 술 더 떠서 “그러면 더 해 줄게”라며 흉터 부위를 꼬집어 더욱 통증을 가중시켰다. 그러던 A병장은 아프다며 통증을 호소하는 피해자를 일으켜 세우고 상의를 벗겼다. 이어 A병장은 피해자의 젖꼭지에 빨래집게 하나를 꽂았고 이를 보고있던 B상병은 A병장에게 다른 젖꼭지에 꽂을 빨래집게 하나를 건넸다. A병장은 피해자의 양쪽 젖꼭지에 빨래집게 하나씩을 꽂고 손으로 튕기는 방식으로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과 통증을 주었다. 피해자가 너무 아파서 몸을 움직이면 A병장은 빨래집게를 더 튕겨 고통을 가중시켰다고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A병장이 이와 같이 강제추행을 벌이는 동안 B상병은 피해자 종아리에 컴퓨터용 싸인펜으로 ‘육변기’라는 글자를 써 피해자를 모욕했다는 사실이다. 피해자는 고통과 수치심을 꾹꾹 누르면서도 부대 악습에 따라 선임들에게 “감사합니다”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성고문이 지속되며 피해자가 계속 고통을 호소하자 B상병은 “도망치려면 도망쳐라, 5초 줄게”라고 했다. 피해자가 신발도 신지 못한 채 생활관 밖을 겨우 빠져나왔다. 하지만 B상병이 “신발을 신고 도망쳐라, 다시 5초 줄게”라고 해서 피해자는 신발을 신고 다시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5초 안에 생활관 출입문도 못 벗어나자 B상병은 피해자를 다시 불렀다. 피해자가 B상병 침대 쪽으로 돌아오자 C상병도 합세해서 “딸수(기수가 딸린다, 모자란다는 뜻) 새끼야”라며 피해자의 뒷목과 뺨, 팔을 수차례 폭행했다. C상병이 폭행하는 동안 A병장과 B상병은 폭행 장면을 웃으면서 쳐다보다가 “아, 재미없다”며 담배를 피우러 나갔고, 상황은 겨우 종료됐다. 당시는 주말이라 생활관에 모든 인원들이 있었는데도 어느 누구 하나 이들을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성고문은 같은 날 19시에도 있었다. 피해자는 선임인 D일병, E일병과 함께 샤워실에서 샤워한 후 D일병과 먼저 나와 물기를 닦고 있었다. 이때 B상병과 C상병이 동시에 샤워실로 들어왔다. 바리깡을 들고 온 B상병은 "바리깡으로 고추털을 밀어보자"고 했다. 피해자는 “못할 것 같습니다”라며 거부했다. 그러자 B상병은 “선임이 했는데 ‘감사합니다’ 라고 해야지”라며 바리깡으로 피해자 음모를 밀어버렸다. B상병이 미는 도중에 피해자가 “아픕니다”라며 고통을 호소했지만 B상병은 “덜 밀렸네”라며 음모를 한 번 더 밀었다. 음모를 미는 도중에 피해자의 음모가 자신의 손에 떨어지자 B상병은 “시XX아, 뒤질래? 고추털이 묻었잖아”라며 피해자를 때릴 것처럼 위협하더니 샤워실을 나갔다. 당시 B상병과 동행했던 C상병은 큰 소리로 웃으면서 “선임이 밀면 밀어야지”라며 오히려 성고문을 부추겼다고 한다.

한 시간 뒤인 20시 경에 피해자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흡연실로 갔는데 곧이어 B상병과 F상병이 따라 왔다. B상병은 F상병에게 피해자의 음모를 민 사실을 말하고, CCTV가 비추지 않는 곳으로 가서 피해자에게 옷을 벗고 성기를 보여주라며 위협했다. 피해자는 선임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어 “알겠습니다”라며 직접 바지를 벗어 성기를 보여줬다. 이후 담배를 피우러 온 선임들도 피해자 주위로 모여들었고 그때마다 B상병의 명령으로 피해자는 바지를 벗고 자신의 성기를 3-4회 정도 보여줬다. 피해자의 성기를 본 선임들은 웃으면서 흡연실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이는 명백한 성희롱이며 모욕이 아닐 수 없다.

이 날 22시 30분에는 해병대의 오랜 악습인 식고문까지 벌어졌다. C상병은 급식실에서 스파게티면과 소스를 더러운 손으로 비빈 후 피해자에게 주면서 “선임이 해준 정성스런 요리다, 맛있지?”라며 먹기를 강요했다. 피해자는 먹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맛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억지로 먹었다고 한다. 휴식을 취해야 할 주말이 끝없는 구타, 가혹행위, 성고문 속에 지옥 같은 하루가 되어버린 것이다.

부대 간부도 이러한 상황을 대략적으로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 3월 중순에 피해자는 생활관에서 B상병과 C상병의 지시로 걸그룹 춤을 추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연히 지나가던 G중사가 이를 목격했다. 하지만 G중사는 “나도 이런 거 좋아한다.”라고만 하고 제지하지 않았다. 게다가 G중사는 “B, 너 팔려 가겠다.(전출 가겠다)”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이는 이미 G중사가 피해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방치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참다 못한 피해자는 동기들에게 피해를 호소하고 3.30. 행정보급관에게 이를 보고했다.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해병대사령관(중장 김태성)에게까지 보고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해병대사령부는 인권존중을 위해 불구속수사가 원칙이라며 가해자들을 구속조차 하지 않았다. 사건의 양상을 볼 때, 구타, 가혹행위, 강제추행 등 악성 범죄가 영내에서 반복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벌어지고 있었고 가해자도 여러 명으로 집단적 괴롭힘이 횡행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해자 간의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즉각적 구속 수사가 이루어졌어야 한다. 그러나 해병대사령부는 인권을 운운하며 가해자들을 다 풀어놓고 수사를 한 것이다. 인권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아전인수식의 행태다. 심지어 가해자 중 한 명은 개인 SNS에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공공연히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보는 피해자는 고통과 불면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가해자 선임들은 입을 모아 “나는 일병 때 숨소리조차 못 냈다, 나도 똑같이 당했다”며 때리고, 가혹행위를 일삼는 행태를 선임의 당연한 권리인양 말했다고 한다. 간부들도 이런 일이 영내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있으면서도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 간부의 방관과 대물림되는 인권침해 속에 피해자들의 고통은 당연하고, 일상적이며,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피해자는 “제가 신고하지 않았으면 저도 선임이 되면 가해자들처럼 됐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폭력의 대물림을 끊어내기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해병대사령부는 인권을 운운하며 피해자의 용기를 절망과 공포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

해병대에서는 엽기적인 인권침해 사건이 외부로 폭로되어 여론의 질타를 받는 일이 잦다. 그때마다 해병대사령부는 온갖 자문기구를 두고 제도를 정비하며 신경 쓰는 척을 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대부분 유야무야 되고, 또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다. 특히 해병대 도서지역 부대는 악·폐습의 온상지로 수시로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는 곳이다. 연평부대는 불과 3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해 언론에 대서특필 된 바 있다. 해병대사령부의 반성도, 성찰도 없는 무책임한 행태가 숱한 군인들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있다.

사건을 맡고 있는 해군 검찰단은 당장 가해자 선임 3명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 아울러 해병대 군사경찰대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불구속 수사를 벌인 이유도 규명되어야 한다. 피해자에 대한 두터운 보호조치를 취해야 함은 물론, 반복적인 사건 발생에도 안일한 부대 관리로 인권침해를 방조한 연평부대를 해체하고 부대 진단을 통해 피해자 외 다른 피해자가 없는지도 서둘러 확인하고 이들도 보호해야 한다. 또한 국방부는 강도 높은 감사를 통해 해병대 내부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사건 처리 과정을 점검하는 한편, 해병대사령관을 위시해 지위고하를 막론하지 않고 책임 있는 자 전원을 엄중히 문책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 해군 검찰단은 가해자 3인을 즉각 구속 수사하라. 

- 해병대 군사경찰대가 가해자 인권존중을 운운하며 불구속 수사를 한 까닭을 규명하라.

- 반복적 인권침해가 발생하는 연평부대를 해체하고 부대진단을 실시하라.

- 국방부는 해병대 인권침해 사건 처리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책임자 전원을 엄중 문책하라  

2022. 4. 25.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피해자와 가해자 간 메세지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