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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성추행 피해자를 조직적으로 괴롭히다 역고소까지 한 해군

작성일: 2022-03-29조회: 554

※ 조선일보, TV조선 등 계열언론사, 채널A, 아시아경제의 본 기자회견문 인용을 불허합니다.

 

[ 기자회견문 ]

성추행 피해자를 조직적으로 괴롭히다 역고소까지 한 해군

부대원과 악수했다며 성추행 피해 군무원을 강제추행으로 역고소 -

 

 

 2019년 10월 해군 산하 모 기관에서 저녁 회식이 있었다. 회식에는 해당 기관장, 현역 군인, 군무원 등 근무자 13~14명 정도가 모였다. 그런데 취기가 오른 기관장은 여성 군무원들에게 노래를 하라 지시했고, 여성 군무원 2명의 손등에 입술을 접촉하려는 등의 추행도 저질렀다.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이를 목격했고, 누군가 신고를 하여 해당 기관장은 그해 11월 말로 보직해임 되었다.

 

 이후 피해자 중 1명은 해군을 떠났다. 그런데 또 다른 피해자였던 A군무원은 당시 양성평등담당관을 겸임하고 있었다. 때문에 본인의 피해는 물론, 해군을 떠난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진술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A군무원은 이를 이유로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 찍혔다. 피해자 A군무원은 성추행 사건 발생 이후 업무 관련 상황을 공유 받지 못하는 등 조직 내 따돌림을 받았고 현재는 본래 맡았던 업무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A 군무원은 2년 가까이 꾹 참으며 군을 떠나지 않고 더욱 성실히 근무하며 부대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 군에 대한 헌신과 애정, 자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괴롭힘은 끊이지 않았고, 급기야 A군무원은 2021년 6월 성추행 가해자로 몰려 역고소까지 당했다. 팀원이자 선임교관인 B소령으로부터 강제추행으로 고소를 당했고, 교관이던 C중위로부터 강요죄로 신고를 당했다. B소령은 원하지 않았음에도 A군무원이 자기와 악수를 한 일과 자신의 팔을 만져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강제추행으로 고소했다. C중위는 원하지 않았음에도 같은 숙소와 같은 차량을 이용하고 함께 식사할 것을 강요받았다고 신고했다. 이 외에도 무단이탈로도 감찰과 군사경찰대의 조사를 받았지만 무고함을 입증할 증거가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A군무원으로부터 강제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B소령

 

 B소령은 평소 위계질서에 민감했다고 한다. 업무 관련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을 때 A군무원은 항상 소령님이라고 지칭했다. 한 번은 A군무원이 실수로 ‘님’자를 빼 고 카톡을 보낸 적이 있었다. 이를 두고 B소령은 A군무원에게 카톡을 보내 ‘군에는 위계질서가 있다’며 질책하였고, A군무원은 실수였음을 해명하며 사과까지 했다. 전문관이었던 A군무원이 팀장으로 승진하자 B소령은 군무원이 팀장을 하는 것이 군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인 마냥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A군무원은 항상 업무를 볼 때 B소령의 일정부터 확인하고 B소령 위주로 일정에 관한 계획을 짰으며 말 하나, 행동 하나에도 늘 조심하고 자신을 점검했다.

 

 이런 관계에서 B소령이 A군무원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A군무원은 평소 B소령이 어려워 악수를 먼저 청한 적도 없었고, 당시 동석했던 상급자인 J코치가 교육을 마친 후 수고했다며 악수를 하자고 하여 서로 돌아가며 악수를 한 것이 전부였다. 더구나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며 A군무원을 질타하던 B소령의 팔을 A군무원이 먼저, 공개적인 장소에서 툭툭 치거나 3초간 쓰다듬듯 만졌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또,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신고 며칠 전까지도 A군무원의 건강을 염려하며 항상 고맙다는 말을 했던 B소령이 돌연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1년 휴직을 신청해서 중국으로 떠났다는 점이다. B소령은 고소 이후 관련 증거들도 제시하지 않은 채 중국으로 사라졌다. 최근에는 휴직을 3개월 연장 신청했다고 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A군무원은 B소령의 고소로 하루아침에 성추행 피해자에서 성추행 가해자가 되어 더욱 큰 조직적 배제로 일상이 무너진 삶을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다.

 

A군무원으로부터 강요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C중위

 

 A군무원은 C중위와 4번 정도 출장을 간 적이 있다. A군무원은 관련 업무를 오래 진행해온 덕분에 출장 가는 부대를 잘 알고 있어 해당 부대와 협약 중인 00호텔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A군무원은 출장 경험이 많지 않은 C중위의 편의를 위해 숙소 예약을 해 주고 혼자 식사하는 것이 염려되어 원하면 출장 가는 부대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은 어떤지 제안했다. 이처럼 A군무원이 숙소와 식사, 이동수단을 확보하는 일은 출장 인솔자로서 당연한 것이었다. 그에 따라 A군무원은 다소 귀찮았지만 차량이 없는 C중위에게 숙소와 식사, 차량을 제안했으며 그때마다 C중위가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C중위 또한 A군무원에게 고맙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이 사실은 당시 출장 간 부대 관계자의 증언에서도 확인된다.

 

 게다가 출장을 갔을 때는 A군무원을 선배로 불렀던 위관급 장교들이 기관장 성추행 사건 이후로는 ‘군무원이 위계를 어지럽힌다’는 식의 얘기를 하며 눈치를 주던 참이라 A군무원은 매사 조심스럽게 행동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C중위가 A군무원을 강요죄로 신고 한 것이다. 심지어 C중위는 마치 A군무원이 남군인 C중위와 같은 방에서 숙박하자고 이야기한 것처럼 오독되게끔 고소하여 오히려 부대에서 A군무원의 명예가 실추된 상황이다.

 

 

부대원들의 조직적인 배제와 모욕

 

- 신임 기관장

 성추행 가해자였던 기관장이 보직해임된 후 부임한 현 기관장은 2021. 5. 24. A군무원과 면담하면서 여군 간담회와 여러 교관, 기관을 거쳐 간 사람들을 통해서 A군무원이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A군무원이 마치 갈등을 일으키는 존재인 것처럼 생각된다며 객관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심지어 기관장은 부임하기 전에 A군무원에 대해 인계받은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A군무원에 대한 뒷조사를 한 것은 A군무원이 코로나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인한 공가와 이어진 외부 출장으로 2주간 자리를 비웠을 때 이루어졌다고 한다. 특히 문제 되는 것은, 기관장이 일부러 A군무원과 관계가 좋지 못한 사람들을 골라 편향적인 내용으로 표적조사를 했다는 점이다. 며칠 후 기관장의 요청으로 일종의 감찰에 해당하는 ‘특별부대진단’이 이루어졌는데 그 내용은 A군무원이 근무태만과 갑질을 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A군무원은“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한 쪽으로 편향된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다행히 A군무원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소명으로 혐의를 벗었다. A군무원은 힘든 일이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21.6. D교관이 사무실로 찾아와 A군무원을 격려하던 중에 부장과 기관장이 찾아왔다. 기관장은 A군무원과 D교관에게 앉으라고 하더니 웃으면서 “어제(6.7.) B소령이 긴급으로 A군무원을 신고했다, 불필요한 접촉을 작년에 2번, 올해 1번 한 내용을 기록했던 것 같다, 신고되었다. 이 부분은 사령관, 참모총장에게 보고 돼서 내 손을 떠났다”고 얘기했다.

 

 설령 신고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기관장은 A군무원에게만 조용히 알려야 함에도, 자리를 비키려는 D교관까지 나가지 못하게 하고 웃으면서 혐의가 기정사실인 것처럼 공공연히 말하여 A군무원의 명예를 훼손했다. 기관장 때문에 A군무원이 성추행으로 신고 됐다는 소문이 기관에 퍼졌고, 소속원들은 더욱 A군무원을 피하게 됐다.

 

- E중령

 2019.12. 회의 중에 A군무원이 준비 중인 업무를 보고하자 갑자기 E중령은 “이미 F교관이 준비하고 있다, A군무원은 말에 책임을 지지 못하는 사람”이라며 느닷없이 질책을 했다. 그 자리에 있던 교육부장은 F교관에게 부탁했는데 A군무원에게 말을 하지 않아서 실수한 것 같다며 사과를 했다. 하지만 E중령은 “말에 책임을 지지 못하는 사람, 군에서 결정한 것은 따르면 되지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번복한다”며 계속 A군무원을 공격했다. 10년 이상 관련 업무를 했었고 전문경력관으로 선발된 A군무원에게 “군무원 교관이 팀장을 하는 게 맞냐?” A군무원이 팀장으로 있는 팀의 팀원이던 B소령을 가르켜 “소령이면 고급 인력인데 허드렛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A군무원을 배제하고 무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E중령은 A군무원에게 “성희롱 성추행 사건 당시 신고를 누가 한 줄 아냐? 사직한 군무원이냐? 아니면 A군무원이 했냐, 같이 했냐? 이런 말을 물어봐서는 안 되지만 오프더 레코드로 물어본다”라며 A군무원을 떠보기도 했다. E중령은“군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지휘관인데 기관장이 그렇게 해임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만약 나에게 이런 문제로 문제를 삼으면 법적 소송을 끝까지 할 거다”라며 A군무원을 위협했다. E중령은 현재 다른 곳으로 전출 갔지만 그로 인한 상처는 A군무원에게 고스란히 남아 있다.

 

- 그 외 2차적 가해

 

 이 외 부대원들로부터의 2차적 가해도 많다.

 

 새로 부임한 교관에게 “A군무원을 조심해야 한다. A군무원은 조금 도와주고 무언가를 원한다, 튄다, 일을 만든다” 등의 인신공격을 했다. (G 통제관)

 

 A군무원이 코로나 백신 후유증으로 휴가 중이었는데 “여군 화장실 청소는 언제 할 거냐, 못 할 거면 당번을 변경해야 하지 않냐”는 문자를 보냈다.(H 중위)

 

모든 사람들이 다 들릴 정도의 큰 목소리로 “월요일 백신 맞고 금요일까지 아프면 근무태만 아니냐”는 비난도 있었다.(I 대위)

 

 E중령, G통제관, B소령, C중위 등은 신우회 멤버로서 업무적, 개인적으로 생활을 많이 공유했다고 한다. 초기에는 A군무원도 신우회 멤버였지만 다른 멤버들이 자신을 불편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여 모임 활동을 그만 뒀다. 멤버들은 사전에 미리 의견을 나누고 나서 회의에 들어왔는데, 이 사실을 모르는 A군무원이 다른 의견을 내면 A군무원 때문에 사람들이 불편해한다는 이야기를 노골적으로 하곤 했다고 한다.

 

 A군무원은 여성이며 군인도, 해군사관학교 출신도 아니라는 이유로 평소 부대 내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도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10년 이상 근무한 전문관으로 조직에 항상 순응하고 조심했기에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아 큰 피해를 본 것은 없었다. 하지만 성추행으로 기관장이 보직해임 되는 일이 발생하자 조직적인 따돌림이 발생하고 업무 공유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의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 것이다. 거기에 더해 A군무원은 오히려 성추행 가해자로 무고를 당하면서 명시적으로 업무에서 배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공교롭게도 A군무원을 고소했던 B소령은 현재 중국에서 1년째 휴직 중이고 C중위는 전역한 상태다. B소령은 신고 후 피해자 조사를 받은 후 출국한 뒤에 변호인을 통해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한다. 결국 피의자만 여러 번 조사를 받은 채 사건은 답보 상태다. A군무원은 현재 B소령을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는데 피의자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C중위 역시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으나 C중위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사건 진행이 차일피일 지지부진하게 지연되는 동안 A군무원에 대한 노골적인 조직적 배제와 차별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해군은 마치 A군무원이 조용히 손들고 조직을 떠나기만을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손 안 대고 코 풀려는 격이다.

 

 해군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성추행 피해자였던 A군무원이 겪어 온 고통에는 무관심하다. 성추행 피해자가 보호와 지원을 받기는커녕 부대장을 몰아낸 조직의 배신자로 몰려 고통 받고 있는 현실은 대한민국 군대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처한 현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다.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를 A군무원 사건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건을 공론화하자 따돌림을 당하고, 조직에서 나가기를 은연중에 종용받고, 계속 버티니 역고소 피해까지 입으며 괴롭힘을 당한 A군무원의 사례를 보고 어떤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를 용기 내 신고할 수 있겠는가?

 

 지난 한 해 이예람 중사를 비롯해 성폭력 피해를 겪고 조직이나 세상을 떠난 피해자가 부지기수로 많다.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세태와 신고가 곧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트린다는 잘못된 신호는 언제쯤 사라질 것인가. 해군은 A군무원에 대한 무고와 관련한 사건들을 조속히 처리함은 물론, A군무원이 겪은 성추행 피해 이후 벌어진 2차적 가해와 조직적 괴롭힘, 명예훼손 등에 대하여 즉시 조사하여 관련자를 전원 엄중 처벌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A군무원이 피해를 회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하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호 조치 역시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2022. 3. 29.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

상담소장 김숙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