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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공군 18비, 가스창고에 감금 후 불 붙이고 집단 폭행

작성일: 2021-07-29조회: 8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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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자료 ] 

 

공군 18비, 가스창고에 감금 후 불 붙이고 집단 폭행까지 

- 중대범죄 가해자 구속은 커녕, 피-가해자 형식적 분리조치로 마주쳐 2차가해 노출 - 

 

지난 5월 말 공군 성폭력 피해자 사망사건 발생 이후 계속된 미흡한 조치로 공군 내부의 사건 처리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또 공군에서 인권 침해 피해자 보호 체계가 작동하지 않아 피해자가 고통을 겪고 있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군인권센터는 제보를 통해 강릉에 위치한 공군 제18전투비행단 공병대대에서 병사 간에 생활관 및 영내에서의 집단 폭행, 가혹행위, 성추행 피해 발생을 확인했다. 사건 피해자가 이를 군사경찰에 신고했음에도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병대대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생활관만 분리하고 소속은 전혀 분리시키지 않는 안일한 조치를 취하였다. 심지어 가해자들이 분리된 생활관은 기존 생활관보다 훨씬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어 피해자에게 가해자들이 “신고하고 싶음 신고해라. 그 생활관으로 옮기면 우리만 더 좋다. 너가 힘들어할 때마다 너무 기쁘다.”는 협박성 발언까지 일삼았다고 한다.  

피해상황은 2021년 초 피해자가 비행단에 신병으로 전입 온 순간부터 신고에 이르기까지 약 4개월 간 지속되었다. 공군은 기본적으로 선후임 간 악폐습, 가혹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해 ‘동기생활관’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소속부대에서는 동기(3명)만으로 생활관을 구성하기기엔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선임병사 4명과 함께 생활관을 쓰도록 편성하였다. 피해자의 주요 피해 내용은 아래와 같다. 

  • 2021년 4월 ~ 신고 전(병영부조리) : 선임병 A(일병)가 피해자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고 강요. 피해자는 두 달에 걸쳐 매일 다른 이야기를 준비해 A에게 들려줘야 했음. 선임병 B, C(일병)는 피해자에게 식단표를 외우라고 강요하였으며, 피해자가 메뉴를 틀릴 시 “그것도 못 외우냐? 개 빡때가리 새끼네.”라며 폭언, 욕설을 일삼음.
  • 2021년 4월 ~ 신고 전(폭행) : A는 피해자에게 “딱밤 맞기 게임”을 빌미로 피해자의 이마를 수시로 구타함. 피해자가 그만하고 싶다고 의사표시를 했음에도 멈추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 같은 생활관 다른 선임들도 이 행위에 가담하게 됨.
  • 2021년 6월 4일 16시 30분 경(감금, 폭행) : 선임병 A, C는 일과시간 종료 후 피해자를 끌고 부대 용접가스 보관창고로 데리고 가 가두고는 “너가 잘못한 게 많아서 갇히는 거다. 너가 죽었으면 좋겠다.”며 밖에서 자물쇠로 문을 잠금. 이후 선임병 A,C는 가스가 보관되어 있는 창고 내로 박스 조각에 불을 붙여 집어 던졌고, 피해자로 하여금 창고 문 펜스 틈 사이로 자물쇠를 따서 나와보라는 등의 행위를 일삼음. 피해자가 가까스로 자물쇠를 열고 나오자 “다음에도 잘못하면 여기 또 가둔다.”며 협박함.
  • 2021년 6월 5일 22시 20분 경(영내 집단폭행, 성추행) : 선임병 D(병장)이 침대에 누워 자기 침대 옆에 나란히 누우라고 지시. 이후 규정위반으로 소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열어 자신의 여자친구 사진을 보여주며 “소개시켜 줄까?”라고 계속 질문, 피해자가 괜찮다고 답변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답변을 요구하더니 이윽고 다른 병사들을 향해 “야 얘가 내 여친 소개해 달래. 미친 거 아냐?”라고 소리친 뒤 피해자를 주먹으로 상반신을 구타함. 이어 선임병 C도 손바닥을 이용해 피해자의 하반신을 구타하였음.

    구타 중 선임병 C가 선임병 A를 불러 구타에 가담하게 함. 선임병 A는 구타 과정에서 늘어져있는 피해자의 양쪽 다리를 잡고 피해자의 등이 바닥을 향하게 눕힌 다음 생활관 내를 끌고 다님. 3분 여간 끌려다니던 피해자를 선임병 D가 다시 일으켜 세운 뒤 이번엔 다른 후임 침대에 눕히고는 “얘가 내 여친 소개해달라고 했다. 맞아야지 않겠냐?”며 주변에 있던 다른 병사들에게 구타에 가담하도록 종용함. 이어 선임병 A가 누워있던 피해자의 무릎 위로 올라타 결박한 뒤 피해자의 유두, 성기 등을 손가락 딱밤으로 때리는 등 성추행을 일삼음. 선임병 C는 주변에 있던 피해자의 동기에게 팔을 잡으라고 지시한 뒤 피해자의 팔 등을 주먹과 손바닥을 이용해 구타하였음. 피해자가 잘못했다며 빌었으나 범행은 멈추지 않았고, 피해자가 도망가려고 하면 다시 붙잡고 폭행이 자행됨. 폭행은 약 한시간 동안 이루어짐.
  • 2021년 6월 8일(감금) : 선임병 A는 피해자를 토목장비창고에 가둔 뒤 밖에서 문을 잠근 후 창고 벽과 천장 사이(높이 약 2.3m) 좁은 틈을 통해 기어 올라와 탈출하라고 강요함. “토목반에 들어오려면 이런 자격시험을 통과해야한다.”는 이유였음.
  • 2021년 6월 9일 ~ 신고 전(가혹행위) : 선임병 A, C, D는 사무실에서 수시로 피해자의 전투화에 알코올 손소독제를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등의 가혹행위를 함.
  • 2021년 7월 2일 ~ 8일(가혹행위) : 선임병 E(병장)은 사무실에서 수시로 피해자에게 요즘 SNS에서 유행하는 댄스 챌린지(춤)을 출 것을 강요함. 피해자가 거절하자 선임병 E는 폭언을 하며 화를 냈고, 사무실과 흡연장 등지에서 다른 병사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에게 배가 보이도록 상의를 걷은 상태로 해당 춤을 출 것을 지속적으로 강요하였음.
  • 2021년 7월 20일(가혹행위) : 선임병 F(병장)이 피해자가 생활관을 잘못 출입했다는 이유로 “씨발 내 생활관에 왜 들어왔냐”며 욕설을 퍼부은 뒤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해 피해자의 다리를 수 분에 걸쳐 지지는 가혹행위를 함.

이 외에도 숱한 병영부조리와 가혹행위에 참다 못한 피해자는 결국 일과 도중 군사경찰대대로 향해 수사관에게 직접 신고 내용을 제출하였다. 그 자리에서 바로 1차 피해자 조사를 진행하였고, 신고 다음 날에도 피해자 조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공병대대는 확인된 가해자들을 생활관만 분리시킨 뒤, 타 부대로 파견조차 보내지 않았다. 여전히 피해자는 중대 뿐 아니라 가장 하위 제대인 ‘반’ 소속마저 같은 상태이다. 부대는 피해자에게 절대 마주치지 않게 해주겠다고 했으나, 생활관만 달리 쓸 분 식당 등 편의 / 복지시설에서는 계속 마주치는 환경에 놓여있다.  

이런 문화가 공병대대에 조성된 이유는 피해자가 겪은 가해행위와 병영부조리 등이 일전에도 다른 피해 병사에 의해 이미 신고된 바가 있으나 결국 가해자들이 가벼운 징계만 받고 다시 본래 생활관으로 복귀하는 일이 반복해서 발생했기 때문이라 한다. 특히 가해자 중 병장인 선임병 D는 이미 인권침해 가해 행위에 가담한 전적이 있는 병사인데, 그럼에도 일벌백계가 이루어지지 않아 가해자들이 더욱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여기에는 피해자 소속부대 간부들의 책임도 한 몫 하고 있다. 공병대대는 임무 특성 상 중장비와 위험 물질을 많이 다룬다. 그런데 보관 창고 등을 관리 간부의 통제 없이 병사들이 제멋대로 개방해 피해 병사를 가두는 일이 발생한 것부터 부대 관리가 전혀 되고 있지 않음을 여실히 확인시켜주는 사례다. 용접가스 등은 폭발의 위험이 있는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이 사무실에서 어떤 통제도 없이 열쇠를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도록 되어있다고 한다. 만일 가해자들의 행위로 인해 가스 창고가 폭발했으면 끔찍한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점호 후 한밤 중에 생활관에서 일어난 폭행사건도 마찬가지다. 제보된 내용으로 비춰봤을 때 생활관에서 1시간이 넘게 소란스러운 폭행이 자행되는 동안 당직사관이 순찰 한번 돌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상 부대 관리를 ‘놓아버린’ 것이나 다름 없다. 

또한 평소 대대장을 포함한 공병대대 간부들은 신병 면담이나 병사 교육과정에서 병영부조리를 목격하거나 고민이 있으면 헬프콜이나 군사경찰에 신고하지 말고 간부들에게 찾아오라고 교육했다고 한다. 병사들의 고충과 피해를 접수하도록 만들어진 가장 기본적인 신고창구를 이용도 하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신고는 군인복무기본법과 부대관리훈령에 명시된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하며, 이를 방해, 통제하는 행위는 위법사항이다. 특히 피해 내용에도 포함된 성폭력 신고를 방해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부대 간부들이 영내에서 폭행, 가혹행위 등이 발생하면 피해자나 신고자를 찾아내 ‘관심병사’ 취급하며 열외시키고, 가해자들을 옹호하고, 신고를 막아서고, 경징계로 마무리하며 가해 병사들을 다시 부대로 복귀시키니 인권 침해가 근절될 리 만무하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2차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만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가운데 가해 행위는 점점 정도가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사망사고는 늘 이러한 환경 속에서 발생한다.  

아울러 성추행, 집단구타, 감금, 가혹행위 등 강력 범죄가 장기간에 걸쳐 다수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가해자들의 신변을 확보하지 않고 그대로 둔 18비 군사경찰대대, 군검찰도 문제다. 통상 이러한 집단적 범죄행위가 발생하면 가해자들의 신변을 즉시 확보하여 증언을 맞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다. 군사경찰대대는 체포를, 군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를 즉시 검토할 법한 사건임에도 이들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18비행단장 역시 지휘관으로서 사건을 보고 받고 수사를 지휘했어야 함에도 아무런 조치를 내리지 않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공군에서 성추행 피해자가 부실한 초동 수사로 인해 사망에 이른 사건이 발생하여 국민의 분노가
연일 치솟는 가운데 이와 같은 일이 또 다시 벌어진 것이다. 반성도, 쇄신도 찾아보기 어렵다. 

군인권센터는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 처벌과 즉각 구속은 물론, 공병대대 대대장을 포함하여 가해 행위 옹호, 묵인에 가담해 온 소속 간부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통한 엄중 처벌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눈 감고 방치해 둔 공병대대장은 즉시 보직해임 해야할 것이다.  

아울러 초동 수사를 부실하게 진행, 비행단장에게 보고한 군사경찰대대장, 수사보고를 받고도 대수롭지 않게 넘겨 적절한 조치를 지시하지 않은 공군 제18비행단장, 사건 인지 후에도 적절한 지휘 조언과 구속영장청구 등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18비 법무실장과 군검사 등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즉각적 인사조치, 엄중 징계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최근 유독 공군에서 이러한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공군의 인권 침해 사건 발생 시 처리 매커니즘, 특히 가해자와
24시간 영내에서 함께 생활 해야하는 병사 피해자 보호조치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보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군 수사기관의 문제점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에도 전혀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이 사건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평시 군사법원, 군 수사기관의 폐지, 또는 비군사범죄에 대한 관할 이전의 당위성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재판과 기소권, 수사권을 더 이상 군에 맡겨 둘 수 없다. 중대 인권 침해 사건의 경우 국제인권기구 및 규범에서도 군사법원이 아닌 민간이 이를 담당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피해자가 벼랑 끝으로 내몰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에 이르는 참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군사법제도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2021. 07. 29.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