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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군, 코로나-19 자가격리대상자 격리시설 부족하자 독신자숙소, 관사 징발

작성일: 2020-12-17조회: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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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자가격리자 격리 시설 마련 위해 ‘집부터 내놓으라’는 군대

- 군, 코로나-19 자가격리대상자 격리시설 부족하자 독신자숙소, 관사 징발해 -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전파가 연일 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간 엄격한 통제를 통해 집단 감염 위험을 최소화해온 군에서도 감염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12월 14일 기준 군 전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51명이다.

□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군이 자가격리 시설 확보를 위해 장병의 주거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군인권센터는 부대 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밀접접촉자 자가격리 시설로 간부 개인 거주시설인 독신자숙소(BOQ, BEQ) 및 기혼자 숙소, 심지어는 군인 가족들이 살고 있는 관사를 징발하여 격리시설로 이용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상담을 요청한 다수의 간부들에 따르면 부대에서 간부 숙소를 격리시설로 쓰기 위하여 거주 중인 간부들을 퇴거시킨 뒤, 임시로 여러 명이 하나의 방을 쓰게 하거나 그마저도 제한될 경우 영내 사무실에서 ‘침낭 생활’을 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 군은 코로나-19가 처음으로 유행했던 지난 2월부터 감염 예방을 위한 각종 지침을 마련하여 연일 예하부대에 시달 중이다. 코로나—19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선제적인 외출·외박·휴가 통제, 휴가자 2주 격리 지침 등을 통해 이제까지 집단 감염 사례를 최소화한 것은 괄목할 성과다. 그러나 감염병 유행이 1년이 다 되어가는 상황에서 자가격리 시설 확보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가, 궁여지책으로 개인 주거 공간인 간부 숙소, 관사에서 거주자를 퇴거시키고 이를 격리시설로 쓰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한 행정 편의주의다.

□ 군 독신자숙소는 각 지역 부대장이 관리하는 군 시설이지만, 병사들이 생활하는 영내 생활관과 달리 개인 주거공간이기도 하다. 간부들은 영내 거주의 의무가 없으므로 교통, 주거 여건이 도심과 같지 않은 군부대 특성상 수시 소집이 가능한 거리에 간부들을 거주시키기 위해 군이 개인 숙소를 마련해 제공하는 것이다.

□ 자가격리시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1) 독립된 건물과 방으로 구획되어있고 2) 샤워시설과 화장실이 구비되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고, 동시에 동원하기 용이한 시설이라는 이유로 독신자숙소나 군 관사를 우선적인 격리시설로 징발하는 결정은 국군 장병의 주거권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행위이다. 질병관리청 뿐 아니라 전문가들이 지금과 같은 판데믹 상황이 결코 단기간 내에 일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계속해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1년 동안 자가격리자 대응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살고 있는 집을 비우라’는 극단적인 결론부터 도출한 것이라면 장차 더 안 좋은 상황이 닥쳤을 때는 어떤 대안을 내놓을 것인지 우려스럽다.

□ 각 군 의무부대의 부대장은 「군 감염병 예방업무 훈령」제13조 3항에 따라 의무부대 등의 격리수용 능력이 초과할 시 각급 기관의 장에게 의료시설 이외의 목적으로 설립된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격리수용 목적으로 사용할 것을 요청할 수 있고, 각급 기관 등의 장은 이 요청에 따라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의무는 비단 군부대 지휘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 등에게도 적용된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39조의3에 따르면 시  도지사는 감염병환자등의 접촉자가 대량으로 발생하거나 지정된 격리시설만으로 접촉자를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 추가로 격리시설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국방어학원이 일찌감치 생활치료시설로 제공되어 운영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조치 덕분이다. 

장병들은 이미 올해 초부터 집단생활로 인해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군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공공의 건강권을 위해 많은 권리를 포기하며 군 복무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도 공항, 병원, 선별진료소, 보건소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한 최일선에 다양한 분야의 국군 장병들이 동원되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인력이 필요한 곳에는 유관기관과의 빠른 협의로 파견을 보내면서, 정작 장병들이 돌아와 쉬어야 할 공간은 뺏어버리고 이후 대책에 대해서는 대비를 하고 있지 않다면, 누가 위험을 무릅쓰고 각자의 복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란 말인가. 만일 자가격리자를 위해 동원된 시설이 주로 하급자들이 거주 중인 독신자숙소가 아닌, 고위급 장교나 장성 관사였으면 그대로 받아들였을지 의문이다.

□ 군에서 연쇄 감염이 발생한다면 집단생활을 하고있는 군의 특성상 빠르게 감염병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는 당연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인 자가격리 조치가 필요한 것도 당연한 조치다. 그러나 격리시설을 마련함에 있어 개인의 주거 공간을 빼앗는 일이 1순위 대책으로 여겨진다는 것은 문제다. 당장은 대안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최소한 개인 주거시설을 침해하는 일이 없게끔 조속히 대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군은 지금이라도 전국 시·도지사,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언제 다시 유행할지 모르는 대규모 감염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격리시설 확충 계획을 단계적으로 수립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2020. 12. 17.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