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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목선 관측 보고받고도 묵살 한 간부, 경계병 제치고 포상만 ‘독식’

작성일: 2020-11-10조회: 2488

※ 조선일보, TV조선 등 계열언론사, 채널A, 아시아경제, 세계일보의 본 보도자료 인용을 불허합니다.

 

[보도자료] 

北 목선 관측 보고받고도 묵살 한 간부, 경계병 제치고 포상만 ‘독식’

- 육군23사단, 경계작전 중 목선 관측한 병사들의 포상 건의에도 요지부동 -

□ 군인권센터는 동해안에서 병사들이 경계작전 중 북한에서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목선을 발견하고 즉시 보고하였으나 중간에서 간부가 포상을 가로챈 사건을 확인하였다.
 

사건이 발생한 육군 제23사단 OO연대는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인근 해안의 경계작전을 담당하고 있는 부대다. 인근 해안은 평소 목선을 포함해 북한으로부터 떠내려오는 부유물이 많은 편이다. 실제 지난 2019년 6월 삼척항으로 입항한 북한 목선 귀순 사건이 발생한 장소와도 인접해있고, 최근 발생한 일련의 귀순 사건 등으로 인하여 경계 작전 대비 태세가 격상되어 있어 평소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 상태다.
 

군인권센터와 상담한 복수의 부대원 진술에 따르면, 지난 9월 26일 17시경 강릉 순포해변 인근에서 목선으로 추정되는 부유물이 감시장비를 통해 최초 관측되었다. 평소 발견되는 나무판자 등과는 모습이 확연히 달라 감시장비를 운용하는 경계작전병들은 관측 후 상황분대장(하사)에게 이를 바로 보고하며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하였다.
 

그러나 상황분대장은 보고를 무시하며 “그냥 나무판자니까 신경 쓰지 말고 정상 감시 해라.”라고 일축하였다. 그러나 부유물의 모양이 단순하지 않다고 판단한 경계작전병들은 해당 관측 영상 화면을 캡쳐하여 관리하였다.
 

한 시간 뒤인 18시경, 해안선에 접안한 부유물이 기존 관측한 목선 추정 부유물과 같음을 감시장비로 확인한 경계작전병들은 부소초장에게 이를 다시 보고하였다. 이에 부소초장은 현장에 인원을 보내 부유물이 목선임을 육안으로 확인하였는데, 사단 기동타격대는 관측 후 2시간이 지난 20시 10분 경에야 출동하여 사후조치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사후조치가 다소 늦어지긴 했으나, 국정원과 상급부대에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경계작전병들이 계속하여 추적, 관측한 덕분에 이는 성공한 경계작전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포상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병사들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돌아갔다. 소초 근무 병력을 대표하여 상을 받은 것은 최초 관측 보고를 묵살하였던 상황분대장(하사)였다. 병사들은 소속 대대장에게 상황분대장만 포상을 받은 이유를 문의하였으나, 돌아온 답변은 황당하게도 “분대장이 먼저 휴대폰으로 신속하게 보고를 했기 때문”이었다. 병사들은 어떠한 포상도 받지 못했다.
 

이후 병사들은 사단장에게 부당함을 호소하며 직접 포상을 건의하였고, 사단장은 확인후 조치하겠다고 하였으나 대대장은 요지부동이었다. 대대장은 “병사에게는 보고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이런 일로는 포상휴가가 지급이 안된다.”라고 하며, “상황분대장도 포상휴가를 받은 것이 아니라, 상장만 받은 것이다.”라고 변명하였다. 이에 병사들은 상장은 왜 상황분대장만 받는 것인지 문의하였는데 대대장은 이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고, “공적 심의를 했는데 목선에 대한 대공 용의점이 없어 (휴가) 지급이 어렵다. 필요하면 연대에 건의하겠다.”라고 둘러댔다. 이후 포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 군은 대북 경계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혹시 보고가 잘못 올라가면 문책을 당할까 두려워 관측 내용을 여러 단계에서 검증하고 확인한다는 명분으로 내용을 누락시키거나 의도적으로 보고하지 않아 작전에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좋은 장비를 갖추고, 상황 전파 체계를 전자화, 간소화하여도 일선 부대의 인식이 이와 같다면 경계작전 상의 공백은 계속하여 발생할 것이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자신의 임무에 성실히 임한 육군 23사단 병사들의 사례는 귀감이 될 만하고, 부하의 보고를 묵살한 상황분대장은 도리어 문책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신상필벌의 원칙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이와 같은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과거에도 월북자, 귀순자, 유의 표적을 최초로 관측한 병사들이 논공행상 과정에서 ‘곧 전역할 병사들이 표창이 무슨 필요가 있냐’며 배제되는 사례가 왕왕 발생한 바 있다. 진급에 도움이 되는 참모총장, 사령관 표창은 부대장이 받아가고 일선 병사들에게는 고작 포상휴가 며칠이나 대대장, 중대장 표창이 수여되거나 혹은 그마저도 생략한 경우가 허다했다. 이번 육군 23사단 사건에서도 이와 같은 이해관계가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모든 경계작전 상황은 최초 보고에서 성패가 결정된다. TOD, CCTV, 육안 등의 다양한 경로로 표적을 최초 관측 후 보고하는 것은 경계작전에 투입된 병사들이다. 따라서 임무 수행 과정에서 병사들이 갖는 책임감과 사기는 작전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 그런데 계급과 직책에 따라 공적에 대한 포상을 차별적, 차등적으로 부여한다면 병사들의 사기가 저하될 것은 명백한 일이다.

상급부대가 성공한 작전으로 평가했다면 작전에 참여한 모든 간부와 병사들에게 골고루 포상이 이뤄져야 한다. 육군은 해당 경계작전과 관련한 공적 심의 과정을 감사하고, 경계작전에 참여한 모든 장병들에게 적절한 포상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 또한 포상과 관련한 공명정대한 기준을 확립하여 공적과 관련 없는 자가 진급, 자력 등을 이유로 상을 받거나 독식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상필벌을 분명하게 하여야 한다. 우리 군이 혹서, 혹한을 가리지 않고 국가와 시민을 위해 고생하는 장병들에게 정의로운 군대로 각인될 수 있길 바란다.

 

2020. 11. 10.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