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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병사 월급 강제 갹출로 만든 육군의 ‘코로나-19 성금’

작성일: 2020-03-09조회: 3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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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병사 월급 강제 갹출로 만든 육군의 ‘코로나-19 성금’

육군 1사단 ‘코로나19 성금’ 강제 모금 관련 보도자료 -

 

 

□ 대한민국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와의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관련 정부 부처, 기관뿐 아니라 전 국민이 감염증의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급작스럽게 상황이 악화된 대구·경북 지역을 위해 각처에서 인적·물적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육군은 3월 6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주민을 위해 육군 본부 차원에서 자율 모금 한 성금 7억 6천만원을 기부하였다. 대구적십자사를 통해 지정 기탁 방식으로 전달된 성금은 대구·경북 지역의 감염 취약계층에게 식료품과 방호복 및 의료용품을 지원하는데 쓰일 예정이라고 한다. 육군은 모금 과정에서 확인한 장병 및 부대별 사연을 ‘훈훈한 미담’이라며 함께 공개하였다. 육군본부는 3월 2일 각 부대에 모금과 관련하여 하달한 공문을 통해 이번 모금이 ‘자율’에 의한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부대에서는 성금 모금을 강요하여 미담과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였다. 센터는 육군 1사단 장병과 진행한 인권침해 상담을 통해 1사단 예하 대대에서 모금 강요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였다.

 

당초 초급간부 중심으로 구성된 한 중대는 간부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15만원의 성금을 모금하였다. 그런데 대대장은 “모금 홍보를 제대로 안 한 것 아니냐? 다른 중대와 금액 수준을 맞추어 오라.”고 지시하였고, 중대 간부들은 다시 2차 모금을 실시하여 50만원을 마련하였다. 그러자 대대장은 “간부가 몇 명이나 되는데, 성과상여금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개인주의가 왜 이렇게 심하냐? 너네 부대 수준은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재차 질책하였다. 결국 3차 모금이 재차 진행되었고, 병사들까지 동원되어 90만원의 금액을 맞출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급하게 2, 3차 모금이 진행되면서 동료나 가족에게 돈을 빌려 납부하는 경우까지 발생하였다고 한다.

 

또, 당초 모금 진행 시 하달 된 공문의 세부 행정 사항에 따르면 연말정산 시 기부금 납입으로 조치하길 희망하는 간부에 한하여 엑셀 파일에 소속, 성명, 납입금액을 정리하여 제출하게 한 바 있는데 해당 부대에서는 간부, 병사를 모두 포함하여 누가, 얼마나 냈는지 의무적으로 차트화 하여 제출하게끔 하였다. 연말정산을 위한 행정 조치가 사실상 부대별, 개인별 성금 납부 현황에 대한 점검 수단이 되어버린 것이다.

 

국군 장병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기본권을 제한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의 안전과 부대원의 건강을 위하여 이를 감내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일부 부대에서는 마스크 생산 공장에 병력을 투입하는가 하면, 갓 임관한 70여 명의 간호장교는 졸업식을 당겨 진행하고 바로 의료 현장에 투입되었다. 뿐만 아니라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일선 부대에서는 보급되는 마스크의 수가 모자라 병사들은 이를 재활용하며 버텨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부 부대의 부대장들이 ‘보여주기식 행정’을 벌이며 상부에 잘 보이기 위해 장병들의 얼마되지 않는 급여를 강제로 갹출하는 사태가 발생하니 유감스러울 따름이다.
 

군은「재난대책업무처리규정」 등에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능동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군의 의무와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난 상황마다 군이 장병들의 돈을 모아 생색을 내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 임무 수행을 고려하여 가용한 범위 내에서 대민지원, 물자지원 등에 나서는 것이라면 모를까, 이와 같은 성금 갹출은 추후 원점에서 재고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소식은 병사와 초급 간부들이 적은 월급에도 불구하고 성금을 많이 냈다는 미담이 아니라, 감염 확산 속에서 우리 군이 장병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과 대책이다. 국방부는 예하 개별 부대에서 돈을 모금하여 성금으로 지출하는 행위를 전면 재검토하고, 성금을 강제로 모금한 해당 부대장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라.

 

2020. 3. 9.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