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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훈육관님 보리둥절 개꿀잼” - 여군 상관 성희롱한 남생도 두둔하는 국군간호사관학교

작성일: 2019-11-25조회: 4875

※ 조선일보, TV조선 등 계열언론사, 채널A, 아시아경제, 세계일보, MBN의 본 보도자료 인용을 불허합니다. 

[기자회견] 

“훈육관님 보리둥절 개꿀잼”

여군 상관 성희롱한 남생도 두둔하는 국군간호사관학교

- 국군간호사관학교 성희롱 단톡방 사건 은폐 관련 기자회견 -

 

최근 교육계는 서울교대, 경인교대, 청주교대 등에서 연달아 불거진 여학생 대상 ‘남학생 단톡방 성희롱’ 사건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고 있다. 특히 교육대학교의 경우 미래 청소년의 교육을 책임질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기에 더욱 파장이 컸다. 계속된 문제제기로 인해 결국 교육부는 이달 14일, 교대, 사대생의 성희롱과 성폭력 징계 이력을 교원자격 취득 시 반영하기로 하는 성희롱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장차 군을 지휘할 장교를 배출하는 호국간성의 요람, 사관학교에서는 동종의 사건을 학교장이 덮어버렸다. 국방부 차관 주관의 <양성평등위원회>가 신설되고 성범죄 전담기구의 설치가 추진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성희롱․ 성폭력 사건을 엄중히 다루겠다는 국방부의 정책 기조를 무시한 것이다. 군에서 절대 소수인 여군들은 여전히 일상적인 성차별과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그럼에도 동료 ․ 선배 여군을 상대로 저열한 성범죄를 저지른 남생도들을 학교가 묵인, 방조 한 것이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몇 주간 다수의 국군간호사관학교(교장 : 준장 권명옥 / 이하 국간사) 생도들로부터 남생도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단톡방 내 성희롱 ․ 여성혐오 ․ 동기생 및 선배 생도, 장교들에 대한 모욕 행위의 실태에 대해 제보 받았다. 생도들의 제보에 다르면 국간사 2, 3, 4학년 전체 남생도는 22명이다. 이들은 크게 ① 3학년(61기) 일부가 모여 있는 방 ② 2~3학년생도 일부가 모여 있는 방 ③ 2~4학년 전체가 모여 있는 방 세 곳의 단톡방을 꾸리고 있으며, 3학년 생도들이 입교한 2017년부터 활성화 되었다고 한다. 원래 단톡방은 남생도 생활구역에 대한 공지 등을 위해 생성되었으나, 이후 각종 여성혐오와 성희롱 ․ 욕설이 난무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분위기에 동조하지 않은 남생도들은 대화에서 배제되었다.

 

▪ 가해자 11명 중 1명 퇴교, 2명 근신이 ‘끝’

 

 2019년 10월, 남생도들 사이에서 여생도를 대상으로 한 성희롱과 여성혐오가 만연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생도들은 대화 내용 캡쳐와 고발문을 갖고 3학년 담당 훈육관 (송지연 소령)을 찾아가 신고하였다, 그런데 신고를 받은 훈육관은 도리어 여생도들에게 “동기를 고발해서 단합성을 저해하려는 너희가 괘씸하다. 증거는 확보하고 말하는 거냐?”라고 다그쳤고, 이에 캡쳐를 제시하자 “보고싶지 않다.”고 신고를 접수하기는커녕 생도들을 돌려보냈다.

 

여생도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직접 단톡방에 이름이 언급된 성희롱 피해 생도를 중심으로 규정에 따라 학내 자치위원회인 명예위원회에 해당 사건을 정식으로 신고하였고, 그제서야 단톡방 성희롱 사건은 훈육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었다.

 

확보한 단톡방 캡쳐본 내 남생도들이 주고받은 욕설과 성희롱의 수위는 명예심과 도덕관념을 중시하는 사관생도가 나눈 대화라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붙임자료 : 단톡방 캡쳐 참조) 자신들보다 선배 기수의 여생도들을 향해 “59(기수) 보지년들에게 우리가 딜박았다는 소리하면”, “보빨 지렸다”, “씨발련들이 지들딴에는 배려라고 조오타고 생각하겠지.”라고 욕하는가 하면 , 상관인 훈육 장교들에게까지 “훈육관 이년들은 저질러놓고 뒤처리는 우리가 다 하게 하네.”, “훈육관님 보리둥절 개꿀잼”, “○○이는 허수아비 소령, 세워만 놓은 듯 꼬추도 아니고.”같은 높은 수위의 성희롱과 상관모욕까지 서슴지 않았다. 군형법 상 상관모욕은 징역 또는 금고형에 처할 수 있는 중한 범죄행위이다. 이외에도 국간사 여생도들의 간호실습을 빗대어 “회음부 간호 졷되게 하겠네.”, “(실습나가서) 고추 빠는거 아니냐?”와 같은 표현, 동기 여생도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해당 생도의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도 있었다. 일부 여생도들의 페미니즘 관련 발언을 캡쳐해 “씨발 정신 좀 차려라.”, “페미에 취한다.”라고 욕하기도 하였다. 국간사 남생도 단톡방은 가히 혐오표현의 집합체이었다.

 

그러나 훈육위원회에서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11명 중 최종 퇴교를 심의하는 단계인 교육위원회에 회부된 것은 3학년 남생도 3명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퇴교는 단 1명에 그쳤고,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근신’처분만 내렸다. 하급 생도들에 대한 지도와 통솔의 책임이 있는 4학년 생도들은 오히려 3학년 생도들보다도 징계 정도가 더 약했다.

[표 . 단톡방 성희롱 신고 후 처리된 징계 결과 ]

 

심지어 주요 가해자 중 한명인 3학년 강○○의 경우 단톡방 사건이 신고 되기 불과 몇 주 전, 기숙사에서 남자 동기생의 멱살을 잡은 채 손으로 뺨을 수차례 폭행하고 폭언한 사건으로 인해 이미 1급사고 징계(근신 2주)를 받은 상태였다. 훈육위원들은 “이 생도가 초범이고 평소 행실이 바른 생도이니 퇴교가 아닌 1급 사고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하였으나, 군형법 제 60조에 따라 영내폭행은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원칙적으로 수사하도록 되어 있으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사관생도 또한 군인사법과 군형법에 저촉을 받는 군인 신분인데, 국간사는 형사처벌의 대상인 생도를 이미 한번 봐준 것도 모자라 중징계를 또 받게 되었음에도 퇴교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강○○ 생도가 국간사의 유력 외래교수의 아들이라는 점이 강력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의심된다.

 

▪ 국간사 규정 징계 항목에 ‘성희롱, 성폭력’ 존재하지도 않아

 

 단톡방 사건을 보고받은 국간사 훈육위원회와 교육위원회는 가해자들의 발언을 성희롱이 아닌‘생도답지 않은 언행 및 태도’로 취급하여 근신 징계를 내렸다. 국간사 내에 성희롱, 성폭력 가해 행위를 징계 할 수 있는 항목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국간사 규정에 성폭력과 성희롱과 관련한 내용은 황당하게도 생활규정 내 제 29조「결혼 및 이성교제 규정」에 명시되어 있다. 성폭력과 성희롱 사건은 이성교제 관계 내에서만 한정하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고 안일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타 사관학교들이 성폭력을 별도 징계항목으로 규정해 원칙적으로 퇴교 처리 하는 것과 비교해볼 때, 국간사의 행태는 성희롱, 성폭력을 방조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근신 처분 이외에도 세부적으로 벌점부여, 반성문 작성, 완전군장 구보나 팔굽혀펴기 등의 얼차려를 줄 수 있도록 되어있으나 사실상 임관 과정에서 아무런 패널티가 없는 유명무실한 징계규정이다. 현역 군인에 대한 징계절차를 규정하고 있는「군인징계령」에서도 성희롱은 기본적으로 중징계인‘정직’처분을 받게끔 되어 있다. 현역 군인이 중징계를 받으면 현역부적합심의를 통해 불명예 전역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국간사 남생도들은 학교의 허술한 징계규정 뒤에 숨어 법망을 피해 처벌을 면한 있는 것이다.

[ 국군간호사관학교 생도생활예규 내 ‘결혼 및 이성교제’관련 규정 ]

 

▪ 피-가해자 분리도 없었던 국간사, 2차 피해 속출

 

성희롱, 상관모욕, 욕설, 폭언 거기에 구타까지 더해졌음에도 퇴교는커녕 몇 주간의 근신으로 징계가 마무리되는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국간사 내 피해 생도들의 입지는 매우 좁아져있는 상태이다. 국간사는 폭행·성희롱 사건을 인지하고도 피, 가해자 분리라는 기본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재발방지를 위한 성희롱 예방교육도 없었다. 담당 훈육관들이 학년별 정신훈화 시간에 “동기간에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황당한 교육을 했을 뿐이다.

 

징계 공고를 통해 시달된 교육 및 강조사항에서도 성희롱과 여성혐오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 특히 간호장교로서 높은 성인지 감수성을 유지해야하는 이유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단지 “스스로 명예를 지키고 위선을 보이지 않아야 함.”,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함.”과 같은 두루뭉슬한 말로 성폭력, 성희롱 피해를 은폐시켰다. 이러한 학교 훈육진의 태도로 인해 학내에서 용기 있게 신고한 피해자들을 손가락질하며‘유난이다, 괜한 일을 벌여서 그렇다, 맞을 짓 한 거 아니냐’고 비난하는 이들까지 생겼다. 4학년 담당 훈육관 (고은자 중령)이 주말에 근신 중인 가해자 생도들을 찾아가 커피, 도넛 등을 사주며 “너희는 절대 기수 간에 와해되지 말고 잘 지내라. 괜한 일에 휘말려서 일이 이렇게 되었다.”고 격려하기도 했다고 하니 대체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지 분간도 안가는 지경이다.

 

▪ 재발 방지를 위한 엄중 처벌 필요

 

지난 2018년, 해군사관학교에서도 여생도를 불법촬영 한 남생도가 적발되었음에도 학교에서는 책임을 면하고자 형사 절차가 종료되기도 전에 가해자를 퇴교처분하여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런데 국군간호사관학교의 경우 가해자에 대한 수사 의뢰는 고사하고, 솜방망이 징계로 피해자와 가해자를 한 학교에 그대로 방치해두고 있다. 영내폭행에 이어 성희롱, 상관모욕까지 자행한 생도는 유력 교수의 아들이라는 국간사의 비호 아래 학내에서 훈육관이 갖다 바친 커피와 도넛과 함께 ‘황제 근신’중이다.

 

생도들은 장차 군 의료체계의 중추를 담당할 군인이자 의료인으로서의 책임과 위치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예비 장교들이다. 군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게 될 예비 장교들이 이토록 저열한 성인지감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실로 충격적이다. 이대로라면 가해자들은 그대로 임관하게 될 것이다. 이들이 장차 여군 환자들을 성적 대상화하며 성폭력, 성희롱 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가해자들이 추후 실무에 나가 다룰 환자의 대다수는 자신들보다 훨씬 직급이 낮고 어린 병사들일 것인데, 선배 생도와 장교들에게도 욕설과 성희롱을 서슴지 않는 자들이 병사들을 어떻게 대우할지는 쉽게 가늠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번 국간사 단톡방 성희롱 사건은 아직까지도 여군에 대한 우리 군의 인식 수준이 매우 낮은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환경 속에서 복무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있지 않음을 입증하고 있다. 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장교들을 키워내는 사관학교에서도 신상필벌의 시스템이 마비되어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사관생도 신조에는 “우리는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다.”라는 말이 있다. 국군간호사관학교가 생도들을 안일한 범죄의 길로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군인권센터는 확보된 단톡방과 캡쳐본과 피해자 진술에 따라 형법상 모욕죄, 정통망법상 명예훼손, 군형법상 상관모욕죄, 군형법상 영내폭행죄를 범한 가해 생도들에 대해 법리검토 이후 고소 및 고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더불어 범죄자들을 두둔하고 피해자들을 2차 피해 속에 방치한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장 권명옥 준장 이하 관련 훈육진을 즉각 보직해임 하고 조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국방부는 사관학교 내 성희롱, 성폭력 등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해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에서 관련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여 각 군 사관학교의 성범죄 관련 징계·형사처벌 절차에 대한 개선안을 수립, 권고하고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2019. 11. 25.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