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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고글] 왜 군인만 이러한 곤경을 겪어야 하는가

작성일: 2022-11-24조회: 23

모든 공무원은 징계처분 및 본인에게 부과된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인사 처분에 대하여 인사소청을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행정부에 소속된 공무원 중 일반직, 외무직, 경찰직, 소방직 등 대다수 공무원이 제기한 소청은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서 일괄하여 처리한다.

반면, 국방부는 '군인사법'에 따라 군인의 소청만 별도로 담당하는 자체 소청심사위원회를 두고 있다. 장교, 준사관의 소청은 국방부 중앙인사소청심사위원회, 부사관의 소청은 육·해·공군 인사소청심사위원회에서 맡는다.


보통 소청은 본인이 겪은 처분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이 제기한다. 징계, 휴직, 전보, 직위해제, 면직, 경고 등이 이에 해당한다. 대부분 신상에 관한 것이거나 현재의 근무 형태, 향후의 경력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이다.

그런데 소청을 제기한다고 해서 이러한 처분의 효력이 중지되는 건 아니다. 따라서 심사와 판단이 최대한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혹시라도 억울한 처분을 받았다면 신속히 그러한 처분으로부터 구제해주어 불이익이 계속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청 대상 처분은 법률상 소청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없게 되어있다. 소청 결과 소청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소청 절차가 빨리 마무리되어야만 소청인이 다음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소청 심사가 군에서 유독 느리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국방부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군에서 소청을 접수해 결정하기까지 걸리는 평균 소요 기간은 무려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된다.

국방부와 해군이 1년, 육군이 6개월, 공군이 2개월이다(단, 공군은 타 군과 비교해 접수 소청 건수가 적다). 반면 인사혁신처는 2개월밖에 걸리지 않는다. 군에서의 소청 심사 기간이 민간과 비교해 3~6배 가까이 길다는 것이다.

게다가 2022년 10월 기준으로 2018~2020년에 접수되었으나 아직 계류 중인 사건이 군에는 44건이나 되는 반면, 인사혁신처에는 5건뿐이다. 소청 제기자가 심사 연기를 요청한 건을 감안하더라도 군에 연간 심사 건수 대비 계류 사건이 너무 많다. 군은 연간 150여 건, 인사혁신처는 800여 건 안팎의 소청을 심사한다.

군에 별도의 소청심사위원회를 두어야 할 이유부터 다시 고민해보아야

일단 군에는 소청 심사 실무 인력이 거의 없다. 전군을 다 합쳐서 2021년 기준 5명이다. 그나마도 2019년까지는 주 업무가 따로 있는 사람이 소청 심사 업무를 겸직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인사혁신처는 전담 인력만 22명이다. 단순 추산을 해도 군의 소청 실무자가 1인당 맡게 되는 사건의 수는 민간에 비해 2~7배 많다. 계류 사건이 많고, 소청 처리 기간이 긴 것은 당연한 결과다.

군인권센터가 상담한 바에 따르면 장교 A씨는 2018년 1심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이유로 기소휴직이 되었다. 그런데 상급심 재판이 길어짐에 따라 휴직 상태 역시 무기한으로 이어지게 된다. 3년을 기다린 A씨는 2021년 2월 장기 인사소청을 제기했다. 무기한으로 휴직을 철회하지 않는 데 대한 부작위에 대해 소청을 제기한 것이다.

그런데 이 소청에 대한 답이 돌아온 건 그로부터 11개월이 지난 2021년 12월이다. 군의 부작위를 인정한 결정이었다. 군인이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되면 지휘관은 휴직을 명할 수 있다. 휴직 군인은 월급의 50%밖에 받지 못한다. 군인 신분이 유지되기 때문에 다른 수입도 얻을 수 없다. 휴직이 한없이 길어져 생계가 곤란하여 소청을 제기했는데, 그에 대한 판단을 구하는데 또 1년이란 긴 시간이 걸린 셈이다.

소청이 받아들여지긴 했지만, 소청 심사가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당사자가 겪게 될 어려움은 이처럼 매우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 민간 공무원에 비해 군인만 이러한 곤경을 겪어야 한다면 이는 제도의 맹점으로 인한 차별이 된다.

군에 별도의 소청심사위원회를 두어야 할 이유부터 다시 고민해보아야 한다. 심사 건수나 대상 공무원 수를 고려할 때 국방부에만 소청심사위원회를 4개씩이나 두고 운영을 할 까닭이 없다. 국방부가 독자적으로 운영해 온 소청 심사 업무를 인사혁신처로 이관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해보아야 한다. 비슷한 특수직인 경찰도, 소방도 별도의 소청심사위원회를 두지 않고 인사혁신처에 맡긴다.

인사소청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정부 기관이 따로 있는데 굳이 따로 소청심사위원회를 두고 여건도 구비하지 못해 소청인들의 원성을 살 필요가 없다. 게다가 국방부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소청 심사 여건을 마련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

2020년까지 국방부, 육·해·공군에는 소청 전담 인력이 각각 1명씩밖에 없었다. 그나마 2021년이 되어서야 국방부가 1명을 추가로 배정해서 총 5명이 된 것이다. 제대로 운영할 수 없는데 더 잘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곳에 맡기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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