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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 [오마이뉴스] 군성폭력 문제, 여가부 도움을 받는 '이대남'... 왜냐면

작성일: 2022-06-22조회: 337

 군성폭력 문제, 여가부 도움을 받는 '이대남'... 왜냐면

[여가부폐지를 폐지하라 ⑬] 여성이 '파수꾼'이자 '최전방'인 이유

17일 서울역에서 군인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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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성폭력은 동떨어진 세계의 일이 아니다

어떤이들은 군성폭력을 동떨어진 세계에서 발생하는 특별한 일, 정도로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군성폭력 문제는 군대라는 특수한 집단에서 발생하는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군대라는 폐쇄된 계급사회에서 발생하기에 피해자가 체감하는 피해의 정도는 남다르다. 군성폭력의 남다름은 과장되거나 왜곡됐다고 주장하기도 힘든 현실적인 면이 있다.

다만 그 '남다름'이 오롯이 군대만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해답은 없으며 군대는 성폭력 문제에 있어서 헤어 나올 수 없는 일종의 늪으로, 피해야 할 저주 받은 곳이 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군성폭력은 과연 동떨어진 세계에서 발생하는 특별한 일인가? 군대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봐야 한다. 군대는 사회의 여러 구성원들 중 하나다. 군대를 지휘하고 운영하는 사람도, 군대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도 모두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민간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공부하고 활동하던 사람들이다. 즉 군대는 사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말이다. 한국사회의 문화가 그대로 군대에 반영된다.

군성폭력은 민간과 다른 듯 닮았다 

군대에서의 여군 관련 성폭력 문제는 민간과 다른 듯 닮았다. 2020년 현재 현역 군인 중 여군 비율은 7.4%라고 한다. 즉 군대에서 여군은 소수다. 대다수 부대의 경우 여군 수가 워낙 적다보니 어딜 가든 눈에 띈다. 여군의 일거수일투족이 군이라는 레이더망에 모두 포착된다. 다른 부대로 전출을 가도 마찬가지다. 어떤 경우는 여군이 다른 부대로 전출가기도 전에 이미 그 여군과 관련한 소문이 나 있기도 하다. 

특히 성폭력 등 문제적 상황을 겪었다면 더 심하다. 워낙 여군이 적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면 특정되기 쉽다. 특정되기 쉽다 보니 악의적인 소문에 노출되기도 쉽다.

소문의 진위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한 번 악의적인 소문에 노출되면 피해 여군이 군을 떠나기 전에는 속수무책이다. 그러니 민간과 달리 하급자에 의한 성폭력 문제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권력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일반 성폭력에 더해 성별 권력관계까지 작동하는 것이 군성폭력인 셈이다. 군이라는 폐쇄적인 집단이 (민간사회에 체득한) 여성혐오 문화와 만났을 때의 문제점을 군성폭력이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성혐오는 여성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기억해야 하는 것은, 여성을 혐오하고 배제하는 문화를 종식시키지 않으면 군성폭력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여성가족부가 필요한 이유다.

물론 여성혐오 문화를 종식시키는 것은 여가부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양한 부처와 여성 활동가들, 시민들이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하지만 그간 쌓아온 역량과 경험, 여성 어젠다 등을 고려할 때 여가부의 역사적 소명은 여전히 남아 있고 오히려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실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여성가족부가 아니라 '더욱 강화된' 여성부다. 여성부로 힘차게 자리매김할 때 여성혐오가 사라지고 더불어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혐오가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여성혐오는 여성혐오로만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은 일종의 파수꾼이자 최전방과도 같다. 여성이라는 파수꾼이자 최전방이 무너지면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혐오는 더욱 노골적이고 심화될 수밖에 없다.

군성폭력에서 여가부의 최대 수혜자는 '남군'

한국 사회는 젠더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여가부를 탓하고 폐지를 논한다. 하지만 경제정책이 실패했다고 해서 기획재정부의 폐지를 논하지는 않는다. 무수히 많은 부동산정책이 실패했음에도 국토교통부 폐지를 논하진 않는다. 즉 정책의 실패는 부처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를 운영하는 사람의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왜 여가부는 동네북처럼 항상 얻어맞기만 할까? 그 해답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가부를 여성들만을 위한 집단이기주의처럼 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여가부는 여성과 가족들만의 부처가 아니다. 군이 민간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듯 여가부는 남성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실제로 많은 남성들이 알게 모르게 여성운동, 나아가 여가부의 도움을 받고 있다. 적어도 필자가 활동하는 군성폭력 상담 현장에서는 그렇다.

이쯤에서 다시 여군의 숫자로 돌아가 보자. 여군이 전체 군인의 7.4%라면 남군의 비율은? 맞다. 92.6%다.

필자는 현장에서 군성폭력 피해 상담을 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가부의 무료법률기금을 이용해 피해자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하고 여가부의 의료비지원사업을 통해 피해자의 의료비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여군의 수가 적다 보니 실질적인 혜택은 남군에게 더 많이 돌아간다. 즉 군성폭력 피해 상담현장에서 주로 남군들이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고 법률지원과 의료지원을 요청하고, 또한 지원받고 있다.

적어도 군성폭력 현장에서 여가부의 필요성을 절감해야 하는 것은 남군, 20대 병사들인 셈이다. 실제로 우리 상담소의 전화벨을 가장 많이 울리는 이들이 남군, 병사들이다. 적어도 군성폭력 현장에서 여가부 존재의 필요성은 여군은 물론이고 남군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여성운동이, 여성가족부가 20대 남군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데도 당신들은 여가부를 폐지하자고 할 건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44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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