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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 [오마이뉴스] 충격의 육군 생활관... 윤석열 대통령은 군대에 관심이 없나

작성일: 2022-05-19조회: 39

지난해 10월 국방부 민·관·군 합동위원회가 활동을 마무리하며 73개 권고안을 발표했다. 합동위는 공군 고 이예람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 부실 급식 등 군과 관련한 문제가 계속 터지는 가운데 병영 혁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들을 대거 위촉해 출범했다.

운영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다. 해군 여군 부사관 사망 사건, 평시 군사법원 폐지, 군 급식 조달 체계 등 첨예한 이슈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방부가 민간 위원들을 들러리 세운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결국 해단 무렵에는 민간 위원 1/3이 사퇴해 용두사미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럼에도 장병 복지 분야에서 참신한 권고가 여럿 제기되었다. 각계 전문가들이 야전 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현장을 돌아보고 만들었기에 유의미한 권고도 많았다.

2022년도 제2차 추가 경정 예산안에서 국방 예산이 1조 5068억 원 삭감된 데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 장병 주거 시설, 피복류 관련 예산이 대거 삭감되었기 때문이다. 삭감 항목은 지난해 합동위가 권고한 사항을 이행하는 부분과도 맞닿은 것이 많다. 어렵게 만든 병영 혁신안이 엎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법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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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화 등 피복류 예산 감액으로 장병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야당 지적에 대해 실제 피해는 없을 거라는 국방부 장관의 해명은 일견 타당한 측면이 있다. 지난해 군은 피복류 조달에 있어 예산 편성은 과도하게 해놓고, 실제 집행은 적게 하거나 경쟁 입찰로 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예산 잔액을 과도히 남겨 감사원 지적까지 받았다.

ad 국방부 민·관·군 합동위원회가 육군훈련소를 방문해보니 침대형으로 교체해놓았다며 보여준 생활관의 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기존 침상형 생활관에서 침상을 뜯어내고 이층 침대를 다닥다닥 두다 보니 좁은 건 물론이고 층고가 낮아 이층에 자는 사람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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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본 위원들은 너나없이 충격을 받았다. 21세기에도 병사들이 이런 곳에서 지내며 훈련을 받는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란 듯 보였다. 계획된 신·증축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는 권고는 이런 배경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일반 생활관 개선 사업도 마찬가지다. 감군과 부대 통폐합 계획이 혼선을 빚은 탓에 전방엔 사용할 수 없는 낡은 생활관을 새로 짓지 못하고 수년째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임시 막사'에 살고 있는 병사들이 있다.

초급 간부 숙소 사업도 시급하긴 마찬가지다. 직업군인 숙소는 개인 주거공간이다. 그런데 숙소가 모자라 1인실에 2인이 들어가 살고, 난방이 제대로 안 돼 너도나도 전열기를 갖다 쓰다 정전이 되는 곳이 부지기수다.

사업이 밀리면 결국 피해를 감내해야 하는 것은 장병들이다. 특히 복무기간이 정해져 있는 병사들은 '결과적으로 내 군 생활 중엔 안 바뀌는 거 아니냐?'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생활관 개선은 장병들에게 무슨 대단한 혜택을 주는 사업이 아니다. 열악한 주거 환경에 장병들을 방치해둔 기막힌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뒤늦게 이행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재차 의무 이행을 유예하려 한다. 허리띠도 필요와 현황을 살펴 졸라매야 할 터인데 종합적인 고려가 이루어졌는지 의문이다.

정부는 군대 돌아가는 사정에 관심이 없고, 국방부는 국민 세금을 함부로 타다 쓰며 불신을 키웠다. 그 탓으로 부실 급식으로 촉발된 국민의 분노 속에 애써 만든 소중한 변화들이 손쉽게 엎어질 위기다.

전문가들이 일선 부대를 찾아다니며 머리를 맞대고 만든 사업이 다 불필요한 예산으로 치부된다. 결국 추경에 등 터지는 건 장병들뿐이다. 얼마 전 인상 계획을 후퇴시킨 월급 문제도, 장병 복지도, 처우 개선도 다 '나중에'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36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