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내 유일하게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일명 ‘사지방’으로 불린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일기를 쓰는 게 하루 일과가 됐다. 그는 SNS에서 동성애자임을 밝혔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인싸’(인사이더)로 활동했다. 점점 사지방에 틀어박힌 시간이 늘었을 무렵, 육군참모총장이 군대 내 동성애자 색출을 지시했다는 군인권센터의 의혹제기가 보도됐다. 이씨는 “국내 부대관리 훈령에 동성애자에 관한 장이 따로 있고, 동성애자 군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세세하게 적혀있다. 차별금지법과 가장 유사한 법인데, 상위법인 군형법은 동성애자의 성행위를 처벌을 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성애자들에게는 죄가 되지 않는 행동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불명예제대 후에도 폭식 등 후유증에 시달린 그는 “책이 나올 때까지 자살하기 않겠다”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버텼고 올해 초부터 정신과를 찾아 상담을 받고 있다. “훈련이나 전투 중 부상당한 군인을 국가가 지원하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관심병사가 제대 후 국가가 정신을 치료해준다든가, 어떤 지원을 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의무라고 군대에 끌고 왔으면 치료해줘야 할 텐데 국방부는 그런 책임감이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