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개혁 단행해야, 방첩본부령 이대로 통과되어선 안돼

20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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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개혁 단행해야, 방첩본부령 이대로 통과되어선 안돼

-  포괄적인 용어 조항 남발, 무분별한 정보수집 가능성 존재해 … 법률로서 통제 필요–


국방부가 지난 6월 25일 ‘국방방첩본부령 제정령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게시함에 따라, 군인권센터는 7월 13일 어제 제정령안에 대한 입법 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첨부파일 참조). 


보안사, 기무사, 안보지원사, 방첩사로 변하는 수십년의 과정 동안 그 역사는 군부 독재와 군, 민간을 가리지 않는 무분별한 정보수집·사찰 활동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문제가 제기될 때 마다 조직 개칭과 해·개편을 반복해왔지만 매번 같은 파국에 이르게 된 것은 ‘방첩’이라는 명목 하에 묵인·자행되었던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권력 개입 행위를 본질적으로 차단하지 못하고, 간판만 갈아끼우는 방식으로 청산 작업이 이뤄젔기 때문입니다. 2018년 기무사 계엄 문건 폭로 이후 안보지원사로 변경되는 과정에서도, 개편 작업에 기무사 요원들이 대거 배치되는 등 실상 인적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말로만 개혁 작업이 진행됐고, 결국 기무사 개혁의 주된 과제로서 제시 되었던 보안 업무 이관, 대공수사권 폐지, 동향 관찰권 폐지 등의 기능이 그대로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2024년 12월 3일의 내란은 방첩 조직 청산 과정에서의 안일한 판단과 법률적 제어 장치의 부존재가 어떤 결과를 반복하게 만드는지를 우리 사회에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2026년에 이르러 우리는 다시 한번의 개혁 기회를 맞았습니다. 이번 국군방첩본부 출범은 단순히 조직 구조를 바꾸고, 지휘부를 교체하고, 간판만 바꾸면 개혁과 청산이 완성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에서 탈피하고, 문제가 되는 권한을 과감히 분산시키고 정보 권력에 대한 감시·통제 장치 법제화를 통해 ‘감시 해야할 기능’으로서 방첩을 재정의하고, 부활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에 그 목표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공개된 제정령안에는 여전히 문제 발생의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강조한대로 동향 수집 금지 등에 대하여서는 명문화 되었으나, ‘국가안보와 국익에 반하는’ 과 같은 여전히 포괄적이고 모호한 표현을 통해 직무를 과도하게 또는 추상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기는가 하면, 동향수집과 인사첩보에 대하여서도 ‘별도 관련 규정에 명시된 대국가전복대상부대’라는 예외규정을 두면서 대국가전복대상부대가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것은 비공개되는 하위규정으로 위임해두고 있어 동향조사 금지의 우회로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또, 대테러의 경우 민간에서 발생하거나 예비되는 국가전복계획이나 테러의 정보 수집은 국정원이 담당하고 있음에도 직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있지 않거나, ‘정보망 운용’과 같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대단히 포괄적인 표현을 남발함으로써 직무를 확대·과잉 해석할 여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견제 및 감시와 관련해, 불법행위에 대하여 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고는 해두었으나, 집행 거부를 이유로 신분상·인사상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하는 보호 조항은 없는 한편, 금지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아 반쪽자리 조항이 된 한편, 지난 2018년 안보지원사 개혁 과정에서 이미 감시 견제 기능으로는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난 감찰실장에 감사고위공무원이 아닌 2급 이상 군무원·일반직공무원도 보할 수 있도록 한 조항 등은 수정 없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어, 감시 견제 기능이 충분히 보완된 것인지도 의문스럽습니다. 


무엇보다 매번 부령 제정 수준에서 이른바 개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방첩 기능 개혁에서 가장 불안한 요소일 것입니다. 안보지원사가 정권 교체 이후 아무 장애물 없이 순식간에 정권의 의도대로 방첩사로 확대·개편될 수 있었던 것은 본질적으로는 부대 설치의 근거가 결국 부령 수준에서 이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방첩 기능은 일반적인 부대 임무와는 다른, 필요하다면 우리 시민을 합법적으로 관찰하고 방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기능이며, 따라서 매우 세심하고도 강력한 감시·통제 기반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국가의 방첩 기능은 헌법과 법률로서, ‘직무집행법’과 같은 형태로 의회를 통해 통제되어야 합니다. 


문제집단에 대한 개혁을 제때, 제대로,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단행하지 않는다면 그 후과는 오롯이 우리 시민의 몫이 됩니다. 그것이 우리가 12. 3. 내란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일 것입니다. 방첩본부령은 이대로 통과되어서는 안됩니다. 2018년 기무사 계엄령 문건 폭로를 시작으로 안보지원사-방첩사 창설 과정을 모두 경험했던 국방감시 기구·군인권단체로서, 군인권센터는 정부에게 아래와 같은 원칙 하에 방첩본부가 창설될 수 있도록 요구합니다. 


① 방첩본부의 직무는 외국·북한 등의 군사기밀 침해 및 군사 영역에 대한 구체적 방첩 위해 행위로 한정되어야 합니다. 

② 정치·정책·여론·인사 동향·적법한 단체활동가 민간인에 대한 정보활동은 직무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되어야 합니다. 

③ 자료요구, 정보망 운용, 민간인 관련 정보수집 행위는 독립된 권한과 직무로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예외로 규정해야 하며, 그 규정 역시 법률로서 통제되어야 합니다. 

④ 직무·자료요구·방첩 정보 보유와 폐기·감찰 기록 등은 비공개 내부규정에 재위임하지 않도록 하여 변칙 운용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합니다.

⑤ 정보 수집 행위가 시행령으로 규정됨에 따라 정권의 성격에 따라 무분별하게 수정되거나 폐지·개정되지 않도록 방첩 직무 수행에 대하여 법률로서 정해야 합니다.



2026. 7. 14.

군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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