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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국군의날 대통령 기념사 논평 - 군 인권, 국방부 보고서가 아닌 현실을 봐야

작성일: 2021-10-01조회: 635

※ 조선미디어그룹, 채널A, 아시아경제, 세계일보의 본 논평 인용을 불허합니다.

[논평]  

군 인권, 국방부 보고서가 아닌 현실을 봐야 

- 제73주년 국군의날 대통령 기념사 논평 -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창군 최초로 해병대에서 개최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린온 헬기에 탑승한 채 기념식장에 등장했다. 웅장한 예포와 우렁찬 음악, 갖은 신형 무기의 향연이 이어졌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군 인권을 위해 뼈를 깎는 각오로 혁신하는 것이 강군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장관은 “선진 병영환경과 문화를 정착시켜 '정의'와 '인권' 위에 신뢰받는 강군”이 되겠다는 구색 좋은 말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우리 군이 처한 현실은 어떠한가? 과연 뼈를 깎는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2021년은 국군 장병의 수난 시대였다. 지난 해부터 시작된 부실 급식 제보는 끝이 날 줄 모른다. 제보의 홍수 속에 1일 급식비가 10,000원으로 증액되었다지만 여전히 고등학생 급식비보다 단가가 낮다. 장병의 건강과 요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급식 체계를 만들라 했더니 국방부는 외국산, 냉동 제품으로 점철된 ‘대기업 배불리기’를 고집하며 이를 ‘개혁’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참고로 대통령 공약사항은 ‘군 급식 국산 식재료 사용’이었다.  

 

지난 여름에는 두 여군이 성추행 피해 후 방치된 채 2차 가해를 겪다 세상을 떠났다.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군사법체계가 도리어 피해자를 사지로 내몰았다는 사실에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다. 평시 군사법원, 군검찰, 군사경찰을 폐지하거나, 비군사범죄라도 민간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80%에 달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거센 반발 속에 국회는 성범죄, 사망사건, 입대 전 범죄 사건만 민간으로 이관하는 정체불명의 누더기 타협안으로 개혁을 주저앉혔다.  

 

 공군 故 이예람 중사 성폭력 사망 사건은 가해자 외 수사 관계자, 군 수뇌부 등을 성역 없이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무색하게, 엉망으로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대통령을 비웃듯, 수사관계자, 군 수뇌부 중 기소 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예정이다. 유가족은 정부와 정치권에 특검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2014년에도 윤 일병이 선임들에게 구타 및 가혹행위를 당해 사망에 이른 경위를 은폐한 수사 책임자, 군 수뇌부 중 처벌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늘 대통령이 순직장병의 이름을 호명하며 소개된 ‘2018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 사건’도 마찬가지다. 기체 불량으로 헬기가 떨어졌지만 당시 KAI 사장이었던 김조원 전 민정수석을 비롯하여 이 사건과 관련한 형사 책임을 진 이는 아직까지 아무도 없다. 

 

2015년 국회에서 도입을 결의한 ‘군인권보호관’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그러나 아직도 설치가 안되었다. 마찬가지로 국방부 반대 때문이다. 국방부는 불시부대방문권, 자료제출요구권 등 군인권보호관의 실효적 권한을 모두 거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외부의 감시, 통제를 거부하겠다는 심산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군의 날 기념사를 통해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전한 기념사에 아쉬움과 우려를 전한다. 최근, 공군 이예람 중사 아버지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방부의 사건 수사 전반을 비판하면서 대통령의 엄단 지시에 여전한 믿음을 굳게 전하면서도, 대통령의 지시와 명령이 국방부에서 뭉개지고 있다는 데에 큰 분노를 표했다. 그러나 오늘 대통령은 잇따른 인권침해 피해자 사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개혁 과제들이 국방부 울타리에만 들어가면 형해화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평가와 분석, 방향 제시도 없었다. 과연 청와대가 국방 개혁을 제대로 점검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었다. 국방부가 다 잘하고 있다고 보고한다고, 잘 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드라마 <D.P>를 보고 ‘요즘 군대는 그렇지 않다.’는 국방부장관의 발언에 국민이 분노하고,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이 연 이은 참담한 소식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투적인 대통령의 격려가 들끓는 민심에 와닿을 리 없다. 지적이 계속되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대통령이 국방부 보고서가 아닌 현실을 챙겨야 할 이유다. ‘군 인권을 위해 뼈를 깎는 각오로 혁신’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당부가 스스로에게도 국군통수권자의 막중한 책임이자 비상한 다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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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01.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