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인 규정을 이유로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결국 거부하기는 했지만, 가장 변화가 느린 조직인 군도 자세히 보면 많이 변해왔다. 여단장과 군단장 등 일선 부대장들은 성별 위화감(젠더 디스포리아)으로 고통받는 군인(하사)의 성전환 수술을 승인하고, 그의 계속 복무를 지지했다.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면서도 전투력이 강한 군대로 향한 작은 희망이다. 이에 비해 정치권은 갈 길이 멀다. 더불어민주당의 윤호중 사무총장은 며칠 전 비례정당 창당과 관련해 “성소수자 문제 등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정당들과 연합은 어렵다”고 말해 성소수자에 대한 낡고 편협한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스물세살 변희수씨는 지금 성소수자와 관련한 ‘필요하고도 생산적인 논쟁’을 앞장서 불붙이고 있다. 그는 ‘성별이 바뀐 것 외에는 모든 게 정상인데 트랜스젠더는 왜 복무를 하지 못하느냐’며 한국군과 우리 사회를 향해 묻는다. 최초의 성전환 트랜스젠더 군인이었다가 강제전역 조처를 당하고 눈물의 기자회견을 했던 그를, <한겨레>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군인권센터에서 만났다. 트랜스젠더 군인으로 커밍아웃한 뒤 언론과 한 최초의 인터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