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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는 범죄가 아니다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

대한민국 군인과 군(軍)적을 가진 사관후보생ㆍ부사관후보생, 소집되어 복무중인 예비역ㆍ보충역, 군무원 등

 위 사람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2017년 육군, 2019년 해군. 성인 간 합의된 관계를 이유로 군은 반복해서 사람을 색출하고 처벌하고 있습니다. 법이 그대로 있는 한, 다음은 언제든 또 일어날 수 있습니다.

군형법 제92조의6

성인 간 합의된 관계까지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이 조항의 폐지를 요구합니다.

2025년, 또다시 열린 문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적 공간에서 합의된 동성 간 성관계는 처벌할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그런데 2025년 4월 24일, 대법원은 영내 생활관과 불침번 근무 중 있었던 동성 군인 간의 성적 행위에 대해서는 판단을 달리했습니다. 합의가 있었더라도 그 장소와 상황이 군이라는 공동체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무죄로 판단했던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이 사건은 지금 의정부에서 다시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법원이 이미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만큼, 하급심에서 결과가 뒤집히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3년 전 확보한 줄 알았던 원칙이, 장소 하나를 이유로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2017년 육군, 2019년 해군


2017년, 당시 육군참모총장의 지시로 육군중앙수사단은 성소수자 군인을 색출하는 수사에 나섰습니다. 성인 간 합의로 이루어진 관계였을 뿐인데도, 23명이 입건되었고 9명이 기소되었습니다. 11명은 시민들의 연대와 문제 제기 끝에 기소유예로 재판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그 처분 기록은 계속 남았습니다.


어떻게 다시 시작되었나

2018년 말, 해군 소속 군인 A는 자신의 성적지향을 두고 고민을 상담하러 부대의 병영생활상담관을 찾았습니다. 상담 중 합의 하에 다른 군인과 성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고 이야기했을 뿐인데, 상담관은 이 내용을 지휘계통에 그대로 보고했습니다. 상담을 받으러 간 사람이 하루아침에 수사 대상이 된 것입니다.


수사관들은 A가 언급한 상대 B를 불러 다짜고짜 "너 성소수자지?"라고 물었고, 당황한 B가 인정하자 그제서야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뒤 숙소를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를 포렌식했습니다. B의 진술로 색출된 C는 사람이 많은 사무실에서 공개적으로 성적지향을 추궁당했습니다. 성경험, 선호 체위, 게이 데이팅 앱 사용 여부를 캐묻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하기까지 한 수사 방식은, 2년 전 육군 사건과 판박이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8년 8월 이미 육군 사건을 근거로, 혐의와 무관한 질문으로 인격적 굴욕감을 주거나 사생활을 침해하지 말라고 군에 권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 권고가 나온 지 불과 몇 달 만에, 해군에서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었습니다.

법원도 답을 미루고 있습니다

2017년 수사가 시작된 지 5년 만인 2022년 4월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합의로 이루어진 성관계를 처벌하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하급심의 유죄 판단을 무죄 취지로 뒤집었습니다. 그 5년 동안 당사자들은 죄를 지은 적이 없는데도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수사와 재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2022
대법원 전원합의체, 영외의 사적 공간에서 이루어진 합의된 성관계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판시.
2023
헌법재판소, 재판관 5(합헌):4(위헌)로 92조의6 자체는 이번에도 합헌이라고 결정 — 2002년 이후 네 번째. 같은 날, 92조의6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2017년 육군 피해자 7명, 2019년 해군 피해자 1명, 그리고 동성 간 성폭력 피해자였는데도 오히려 92조의6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1명까지 총 9명의 처분은 취소했습니다. 반면 92조의6 자체의 위헌 여부를 다툰 별도의 헌법소원 3건은, 당사자가 이미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는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
2025
대법원, 영내 생활관·근무 중 발생한 사안에 대해서는 다시 유죄 취지로 판단하며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냄. 2022년 판결로 좁혀졌던 처벌 범위가 다시 넓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

법은 합헌인데, 그 법으로 내린 처분은 취소한다


이 앞뒤 안 맞는 결론의 결과, 2022년 대법원 판결 이전에 

이미 형사처벌이 확정된 사람들은 지금도 구제받을 길이 없습니다. 

판례가 아무리 쌓여도, 조항이 남아 있는 한 이 핑퐁은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사랑에는 죄가 없다."

2023년 10월 26일, 선고가 있던 날. 2017년 육군 색출 사건 피해자 · 헌법소원 청구인은 위와 같은 말을 했습니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그는 6년 만에 다시 헌법재판소 앞에 섰습니다. 선호하는 체위와 성경험을 캐묻던 수사관, 부대에서 강제로 아웃팅된 뒤 싸늘해진 주변의 시선. 그는 이 모든 과정을 국가가 개인에게 가한 폭력이라고 부릅니다.

헌법재판소는 왜 계속 합헌이라고 하는가?
성인 간 합의는 범죄가 아닙니다
사적 공간에서 이루어진 성인 간 합의된 관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가 사생활의 자유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합니다.
군기 유지와 무관합니다
국방부는 전투력과 동성 간 성행위의 상관관계를 뒷받침할 연구 결과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근거 없는 제한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비합의 성범죄는 이미 처벌 가능합니다
군형법에는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을 처벌하는 조항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92조의6이 폐지되어도 처벌 공백은 생기지 않습니다.
명이 서명했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PETITION ·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합의는 범죄가 아닙니다.
폐지에 목소리를 더해주세요.

명이 서명했습니다
서명이 쌓일 때마다 가려진 문장이 한 조각씩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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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페이지는 군 내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침해와 성폭력 관련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재 군 복무 중이거나 관련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군인권센터(평일 10시~20시, 02-7337-119) 또는 국방헬프콜(24시간, 국번없이 1303)에서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